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대표 May 26. 2020

바다를 보러간다는 것


나에게 바다를 보러 간다는 것은 

마음의 위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와도 같다.


집에서 5분 거리에 바다가 있었던 10대 시절 때문인지, 수평선 끝까지 보이는 바다는 마음의 위안이 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즐거워서라기 보다 왠지 고향에서 편하게 쉬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집을 떠나 외지 생활을 하면서 바다는 억지로 찾아가야 하는 곳이 되었다. 지금도 짧게는 한 시간, 멀게는 두시가까지 운전을 해야 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 된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바다를 보러 다녀 왔다.

희뿌연한 안개와 반쯤 나간 내 정신이 온전히 바다를 느끼지 못하게 하기도 하였다. 더불어 서해는 내가 바라는 그리고 좋아하는 바다의 모습으 아니기에 다녀 왔다고 자신할 만큼의 시간도 되지 못했다. 바다에 가면 머리 속 무거운 생각들을 던져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고민만 더 커진 것이 사람에 대한 서운함도 있었는데. 그렇게 훌쩍 나가는 나에게 아무도 관심이 없는 것 같단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찝찝함을 안고 집으로 돌아 왔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물었다.


'아빠가 훌쩍 나갔는데, 안궁금했니?'


참고로 아이들은 내가 어딜 갈 때 인사를 격하게 하는 편이라... 아니나 다를까 둘 째는 인사를 못한 아쉬움을 얘기했다. 뭐 그건 형식적인 것 같고, 사실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더라.. 서운함은 더했지만 나 역시 온전히 버리고 오지 못했으니 짧은 위로의 시간 정도로 퉁쳐야 겠다 싶다.


그리고 곧 날씨 좋은 날 다시 바다를 찾아 가야겠다.



by 이대표

매거진의 이전글 우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