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아닌 과정에 투자해 주세요!
청년위원회 소속으로 시행 정책을 리뷰하면서 느낀 일자리 정책에 대한 '저의'생각입니다.
일자리 예산에 집중되어 있고, 경험에 따라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감안해 주세요.
# 결과에 투자하지 말고, 과정에 투자해 주세요
예산 집행의 대부분은 '효과'에 집착하게 됩니다. 큰 건물을 세우거나, 다리를 놓는 일들이 그러하죠. 없던 것이 생기고, 한참 공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전시효과 때문이겠지요. 업적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도 한 몫하게 되는 것도 같습니다.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에 화력을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합니다. 그렇다 보니 소외받는 것도 생기고, 아쉬운 부분도 생기는 것이죠. 그러나 이는 세금이고, 세금은 시민을 위해 적정하게 쓰여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효과'에 집착한 예산의 배정에 대한 아쉬움을 남겨볼까 합니다.
저는 용인시 청년위원회 전문 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자리에 대한 관심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임기가 만료될 때가 되었습니다.
청년정책 예산은 일자리, 주거, 교육 , 복지 등의 카테고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중 일자리의 경우 전체 예산의 10% 정도 예산을 차지하는데요. 청년의 일자리가 문제라는 인식 대비하면 실제 비중이 큰 것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이마저도 고용 시 직접 지원하는 예산이 70% 이상, 나머지는 창업과 취업 역량 강화 사업에 배정이 되어 있습니다.
취업 지원에 배정된 금액을 기준으로 보면 국비를 통해 지원하는 사업이 절반으로 청년을 채용한 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금액들입니다. 약 1년간 지원을 해주다 보니 수혜 대상의 숫자가 적은 편이죠. 반면 나머지 절반은 공공인턴과 행정체험연수에 지원하는 금액입니다. 이는 용인시의 자원으로만 진행되는 것으로 수혜 대상은 많지만, 개별 지급 금액이 적은 예산입니다.
아쉬운 점은 이 것들이 효과에 집중한 정책이란 것이죠. 쉬운 방법이고, 결과가 쉽게 보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청년이 이런 기업을 선호할지 여부는 다른 문제입니다. 또한 국비, 도비가 투입된다는 것은 용인시 외에도 해당하는 곳이 많으니 용인시만의 특색을 만들기도 어려운 사업이죠. 특히 이 과정에 디지털 일자리 등으로 편성된 예산이 있습니다. 이는 대상이 모호하기도 하고, 실제 해당 직무로 채용하는 기업이 있을지 여부도 알 수 없는 것이라 정책의 방향성이나, 실효성 자체가 의문이 드는 사업이기도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시 예산만 들어가는 사업인 행정체험연수, 공공인턴에 대한 사업이 있습니다. 왜 저 정책에 '체험'이 붙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고, 체험연수란 말도 모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공기관의 아르바이트생의 역할 정도 업무를 하는데 시 예산을 수 억 원 투입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 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매년 효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역시도 앞서 언급하였듯이 와서 부서별 배치 후 일을 시키고, 급여를 주면 쉽게 결과가 보이는 정책임으로 매 년 큰 예산을 들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일자리 분야의 정책 중 취업과 관련한 (실제 일자리를 만드는 효과를 보이는) 내용은 속 빈 강정과 같다는 느낌입니다. 일자리 정책의 차별성, 지향점이 모호한 상태에서 더 애매한 결과만 낳은 정책이란 것이죠. 마치 써야 하니까 보도블록을 뒤집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명확한 컨셉과 방향성이 일자리 정책 전반에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한편으로 창업/취업은 앞서 예산 대비 절반 혹은 전체 10%도 안 되는 수준으로 배정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시간이 걸리고,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사업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1년 내 퇴사율이 50%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그들의 진로 결정이나 체험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이런 맥락에서라도 취업 역량강화를 위한 지원은 이어져야 합니다.
청년의 취업 과정에 겪는 심리지원, 진로 결정에 필요한 진로 상담 등 영역의 방대함과 필요성은 논문 검색만 하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전체 일자리 분야 예산 중 10%도 안 되는 금액이 배정된 것은 '효과'에 집착한 결과가 아니냐는 것이지요.
한편으로 후자의 예산은 과정이고, 전자의 예산은 결과에 해당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정에 투자해 달라'는 의미를 여기서 찾을 수 있는데요. BTS 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은 '결과'에 집착했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수년 간의 트레이닝을 포함한 과정의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용인이 해야 할 일자리 정책 방향성을 굳이... 제안하자면,
1. 컨셉을 명확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청년을 위한 일자리 정책이 관내 기업 등 상황에 비추었을 때 유의미 한지를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위원회 내부적으로 '용인은 창업이다'라는 컨셉과 같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있었습니다. 일반 창업은 성남이 장점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회적 기업이나, 제조 등 특색 있는 창업 대상자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금액을 투자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 베드타운의 현실을 받아들여라
용인은 대형 기업의 일자리가 거의 전무합니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보니 청년 대부분은 서울까지 출퇴근하며 베드타운으로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실제 저희도 일자리는 서울에, 주거는 용인에 하는 형태로 애초 상경 과정에 적응하게 되었지요. 그 때문에 수지구 일대에 아파트가 많고, 30 ~ 40대 부부가 많이 살고 있습니다. 서울과 가깝고, 분당 대비 금액적인 부담이 적은 동네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물론 인프라도 잘 깔려 있습니다.
이런 특징을 살린다면 청년이 벗어나지 않고 주거에서 만족감을 높이는 형태로 정책을 집중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는 통계에 다 나타난 것인데도 정책 방향은 엉뚱한 곳으로) 교통 / 주차 등을 편하게 해서 서울까지 접근성을 높이거나, 거주 시 즐길 문화 등에 대한 인프라를 더 만들어 돈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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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 정책을 비전으로 일자리 / 주거만 생각해 보면 '용인시'가 가지는 특색 있는 정책도 많을 듯한데요. 취업이 안된다, 어렵다, 일자리가 없다고 현실을 탓만 할 것이 아니란 것이죠.
이런 안타까움을 담아내지 못했고, 목소리를 듣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으니 결과에 대해 비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듣는다, 듣는다 하지만 실제 듣고 있는지와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지도 고민을 해보아야 할 듯하고요.
도지사님의 계곡 정리 과정을 생각해 보면 무엇을 지금 해야 할지도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by 이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