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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업유목민 Sep 25. 2022

보고는 이렇게 하자

용건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이번 글에서는 신입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상사에게 보고하는 법에 대해 다뤄보겠다. 사람마다 업무 성향이 다르다 보니 누군가에게는 정답인 방법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오답인 경우도 있겠으나, 시간에 쫓기는 상사들이 대체로 선호했던 방식들만 모았으니 참고해보길 바란다.








1. 보고하기 전 상황을 먼저 파악해라.


신입사원의 경우 외부에서 문의를 받게 되거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아무런 생각 없이 사수나 팀장에게 곧바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에 대한 배경 지식이 부족하니 막막한 심정은 이해할 수 있겠으나, 무턱대고 사수에게 일을 토스하다간 앞으로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신은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하는 입장이고, 사수는 가르쳐줘야 하는 입장이다. 당신이 기초적인 실수를 반복하거나 자신의 업무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사수는 그만큼의 시간을 뺏기게 되고, 당신은 기본적인 내용 배우기에도 급급하여 더 상위 단계의 스킬을 배울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정확한 보고를 위해서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되어야 하고,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서는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세부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더라도, 굵직한 업무 흐름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문의가 들어왔을 때 유추하고 찾아볼 수라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의받은 내용에 대해 자신이 없는 경우라면 섣불리 판단하여 대답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잘못된 정보 전달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내부적으로 확인해보고 답변드리겠습니다." 등의 대답을 한 뒤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당신의 사수에게 어떻게 답변하면 좋을지 질문해야 한다.


하지만 상황을 파악한다고 시간을 너무 많이 지체해서도 안 된다. 혼자서 감당이 안 될 것 같은 문제이거나, 상대방이 급하다고 언급한 경우라면 고집을 꺾고 신속히 보고하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이때는 어느 회사/부서의 누가, 언제, 무슨 주제로 연락하였는지, 다시 연락을 바라는지와 언제까지 답변이 필요한지 등에 대해서는 파악한 후 보고해야 단순한 사항들을 확인하기 위해 두세 번 전화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만약, 업무 파악도 못했고 무슨 내용을 묻는지도 이해 못 한 경우라면, 최소한 상대방이 말했던 내용을 자세히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신의 사수가 직접 전화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당신이 알아듣지 못해 생략해버린 단어 하나로 인해 말하고자 했던 의미가 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에 주의하자. 

 



2. 보고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당신에게 보고를 받아야 하는 사수나 팀장은 항상 시간에 쫓길 확률이 높다. 그들은 의미 없는 말들로 시간을 낭비할 여력이 없다. 그러므로 당신은 보고에 필요한 정보와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가려내는 훈련과 보고를 위한 생각 구조화를 연습을 해야 한다. 상사의 스타일까지 파악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게다가 어떤 정보가 중요한지 아닌지는 업무를 파악하지 않고서는 가려내기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한 번에 파악하기 힘든 정보일지라도 정보를 글로 적어 요약해보거나 표로 시각화해보는 경우 저절로 파악되는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보고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사회초년생 시절의 나는 보고를 할 때면 상사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답변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었고, "다시 알아와." 또는 "그것도 모르고 보고를 하면 어떡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상사의 말에 기분이 상하기보다 무엇을 지적받았는지에 더 집중하고 다음 보고할 때는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였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아무리 준비해도 부족한 점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러니 당신이 회사의 CEO가 아니라면, 당신은 평생 누군가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계속해서 채워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다. 특히 수치와 관련된 정보는 금세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수치가 두세 개 이상 포함되는 보고를 할 때는 반드시 수첩에 적어놓은 상태에서 보고한다. 또,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을 보고해야 하는 경우에는 상사가 확인해야 하는 부분을 A4로 출력해서 가져간다. 


상사에게 확인 필요한 파일을 메일로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데이터가 많은 경우 해당하는 부분을 찾는데 오래 걸릴 수도 있고, 직접 파일을 열어서 살펴봐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귀찮아하는 상사가 있어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보고한다. 


스스로도 기억력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사실 나는 구두로 보고하는 것보다 글로 보고하는 것을 편하게 느낀다. 글은 검색이 가능하고 기록으로 남으니까. 하지만 글로 하는 보고는 말로 하는 보고보다 느리고, 말로는 1-2 분이면 끝날 것이 글로 정리하려면 몇십 분까지 소요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어느 한 가지 방법만 선택할 수는 없다. 회사생활을 하려면 결국에는 두 가지 골고루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보고에 대한 중요성을 모를 수 있다. 하지만 당신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입장이 되는 순간, 당신은 보고 스킬이 왜 중요한 것인지 몸소 깨닫게 될 것이다. 




3. 보고는 카톡이 아니다.


사내 메신저가 있는 경우, 간단한 보고는 메신저를 통하는 경우가 있다. 메일처럼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친구에게 카톡을 하는 것처럼 마냥 편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신입사원인 당신의 사내 메신저로 업무 연락이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대리급 연차만 되더라도 사적인 대화보다는 업무로 인한 연락 때문에 사내 메신저를 쓰는 경우가 더 많고, 업무나 문의로 인한 메시지 폭탄을 받는 경우도 흔하다.  


게다가,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기한이 넉넉한 일들이 사내 메신저로 연락 오는 경우는 드물다. 주로 즉각적인 확인을 요하거나 급한 일들이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 전달된다. 그러므로, 당신의 사수 또는 연락을 받은 상대는 자신의 개인 카톡은 못 볼지언정 사내 메신저만큼은 업무 중 확인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친구에게 보내듯 "안녕하세요." 문장 하나만 보내 놓고 하루 종일 기다리거나, 내용을 한 메시지에 담지 않고 문장이나 단어로 쪼개서 보내는 경우, 상대에게는 여러 번 채팅창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바쁜 일과 중 그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최악의 경우 당신의 메시지를 무시해버리고 '급한 거면 전화하겠지'라고 생각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사내 메신저를 이용하여 보고하거나 업무 연락을 해야 하는 경우, 가급적 메시지 하나에 내용을 읽기 좋게 정리하여 보내자. 업무를 할 때 내가 당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해보고 행동한다면, 위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다.



+) 2022.11.08 작성


댓글 내용 중 추가하면 좋을 내용이 있어서 추가한다.


보고를 위해 상황 설명(즉, 서두)이 너무 길어지게 되는 경우를 꺼려하는 상사가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스타일이나 업무 상황에 따라 설명은 최소한으로 줄이고 결론부터 이야기하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중심이 되는 결론부터 말하더라도 상사가 곧바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관심있는 주제이거나 상사의 관여도가 낮고 독립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주제인 경우 너무 자세한 설명은 오히려 귀찮음을 유발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보고해야 할 결론이 '안 된다/불가능하다' 등의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는 내용이거나 상사가 업무를 꾸준히 follow-up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턱대고 결론을 얘기하기보다 상황을 이해시키기 위한 설명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그러므로 위의 본문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고대상의 스타일, 업무 상황, 스스로의 보고 능력에 따라 방식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부족한 부분은 훈련을 통해 보완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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