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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업유목민 Aug 30. 2022

메일은 이렇게 쓰자

어떻게 적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몇 년이 지났지만, 내게도 메일 쓰기는 여전히 어려운 업무 중 하나이다. 그러나 싫다고 해서 무조건 피할 수는 없으니 연습을 통해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 보자.







1. 메일 수신자의 호칭에 주의하자.


요새 많은 회사들이 직위(또는 직급)를 없애고 직책만 남기는 추세라고 하지만 여전히 혼용하는 회사가 많으므로 메일을 작성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아직 직책과 직위가 무엇이 다른지 헷갈리는 신입이라면 아래의 설명을 참고하자.



*직책: 팀원, 팀장, 본부장  직무 상의 책임을 나타냄.

*직위(또는 직급):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사, 상무  직무 상의 위치를 나타냄.     



직책과 직위는 대체로 비례하나,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하면, 직위가 다르더라도 직책은 같을 수 있다.



[예시] 직책/직위가 모두 사용되는 경우



위 예시를 보면, 1팀 팀장의 직위는 이사이고, 3팀 팀장의 직위는 대리이다. 만약, 당신이 위 두 사람에게 메일을 써야 한다면, 받는 사람의 호칭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까?



[예시] 메일 수신자의 적절한 호칭 찾기



완벽한 정답은 없으나, 듣는 사람이 더 존중받는다고 느낄 수 있는 방식(바꿔 말하면, 더 높여주는 방식)으로 불러주는 것이 좋다.    

 

내 경우, 위와 같은 상황에서 메일을 써야 한다면, 1팀 팀장에게는 "김충성 이사님께"라고 적고, 3팀 팀장에게는 "김능력 팀장님께"라고 적을 것이다.


1팀 팀장인 김충성 이사의 경우, 같은 본부 내 팀장들의 직위가 그보다 낮기 때문에, 이 경우 '팀장'이라는 직책보다는 '이사'라는 직위를 선택하였다. 반대로 3팀 팀장인 김능력 대리의 경우, 직위가 대리일지라도 한 팀의 리더라는 직책을 맡고 있기 때문에 뒤에 '대리'가 아닌 '팀장'을 붙였다.


그러나 만약, 회사에서 직위 호칭을 지양하거나, 위 언급된 방법 중 어느 걸 사용하기에도 애매한 경우라면, 회사 Job Description Title(또는 Role)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책은 없지만 한 프로젝트의 Project Manager(PM) 또는 Project Lead(PL)등의 Role을 맡고 있는 경우, "김능력 PM님께", "김능력 PL님께" 등의 방식을 사용하면 단순히 "김능력 님께"라고 적을 때보다 훨씬 존중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메일 호칭에 실수가 있었다고 하여 해야 할 업무를 나 몰라라 하는 비상식적인 경우는 거의 없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호칭 하나로 인해 업무 시작 전부터 당신에 대한 첫인상이 결정돼버릴 수 있으니 주의해서 나쁠 건 없다.  





2. 메일 초반부에 목적을 요약하여 전달하자.


메일 수신자의 이름, 발신자 소속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이후에는 메일을 보내는 목적에 대해 요약하여 적어주는 것이 좋다. 메일 내용이 짧다면 모르겠으나, 목적을 밝히지 않은 채 구구절절 길게 이어지는 메일을 읽다 보면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또한, 서론에 목적을 밝히면, 읽는 이가 뒤에 나올 내용을 짐작할 수 있게 되어 보다 빠른 내용 파악이 가능해진다.  


김경력 팀장님께,

안녕하세요. A회사 B팀 김능력입니다.
이번 주 금요일(8/26)에 예정된 C미팅 자료 공유를 요청드리고자 메일 드립니다.
......


 



3. 가독성을 높이자.


가독성은 비단 메일뿐 아니라 글로 된 모든 콘텐츠에 동일하게 요구되는 개념이다. 게다가 요새는 짧은 글에만 익숙해지다 보니, 어쩌다 긴 글을 발견할 때면 나도 모르게 뒤로 가기 버튼부터 찾게 된다.


하지만 인터넷 서핑에서 만나는 글들과 달리, 업무 메일은 길다는 이유만으로 뒤로 가기를 누를 수 없다. 아무리 난해한 내용일지라도 무조건 읽어야 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 되면 전화라도 해서 보충 설명을 들어야만 한다.


가독성을 좋게 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에게는 짧고 한눈에 들어오는 글이 가장 좋은 글이다. 문장을 생각나는 대로 적기보다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요약해보고,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한 번만에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예시] 가독성 안 좋은 메일 예시


    

[예시] 가독성 좋은 메일 예시





4. 마감기한과 주의사항은 메일 후반부에 넣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분명 방금 전 읽은 내용인데도 불구하고 앞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메일 초반부에서는 목적을 기술하여 읽는 이의 이해도를 높여주고, 후반부에서는 마감기한과 주의할 내용들을 짚어 주어 집중도를 높여보자.


... 해주시기 바랍니다.

단, OOO 일정으로 인해 늦어도 8/30(화)까지 검토를 부탁드리며,
번거로우시겠지만 가능 여부 확인 후 회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첨부파일 → 본문 → 제목 순으로 작성해보자.


평소 이메일을 보낼 때 실수가 많은 편이라면, 작성 순서를 역으로 해보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 작성한 메일에 첨부 파일을 한 번씩 빠뜨리고 보내는 사람이라면, 필요한 파일부터 첨부한 후 본문을 작성해볼 수 있다. 만약, 제목을 짓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라면, 본문 내용을 모두 완성한 후 제목을 지어볼 수 있다.


또한, 당신이 사용하는 Outlook 버전이 2013 이후의 버전이라면,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시스템적으로 누락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


[예시] 첨부파일 누락방지 옵션


위 설정이 적용되어 있는 경우, 본문 내 첨부파일에 대한 언급이 있으나 파일이 첨부되지 않았을 때 아래와 같은 알림 메시지가 생성된다.



단, 국문 이메일에서는 Outlook 기능만으로는 첨부파일 누락을 잡아내지 못하므로 영문 이메일을 자주 쓰는 사람에게 더 유용하겠다. (만약 국문 이메일에서 위 기능을 사용하고 싶은 경우라면, 별도의 플러그인 설치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내 경우 사내 IT 보안 규정 위반이 우려되어 플러그인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책상 앞에 앉아 고민하는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계속해서 쓰다 보니 늘어나기는 하는 듯하다. 잘 쓰는 고수들의 표현을 하나씩 따라 해 보고, 인터넷으로 단어 공부도 하다 보면, 무난히 일할 수 있는 정도까지는 실력을 키울 수 있다. '잘' 쓴 메일도 좋지만, 메일 하나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다간 업무를 할 수가 없다. (실제로 일정이 바쁠 때는 빨리 회신해주는 것이 가장 고맙다.)

메일 잘 쓴다고 월급 더 주는 것도 아니니,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부터 시도해 차츰차츰 늘려나가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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