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J] "양변기는 자물쇠 잠그고 나만 쓸래" 황당한 화장실 독점
“면접 보러 갔다가 회사 화장실이 너무 열악해서 경악했어요”
입사 전 믿거(믿고 거르기) 해야할 회사를 가려내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가면 회사 화장실 상태를 반드시 체크하라고들 하죠.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회사에서 가장 은밀한(?) 장소인 화장실을 보면 회사의 진면모를 알 수 있기 때문인데요. 면접장이나 사무실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곳은 번지르르한데, 화장실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곳이면 실상은 겉모습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
물론 화장실 그 자체로도 직장인들의 회사 만족도에 크나큰 영향을 끼칩니다. 잘 때를 제외하고는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니까요. 내 의지와 달리 게릴라 전투처럼 불시에 찾아오는 장 활동의 신호를 막아낼 방법도 없고요.
장 건강은 우리 몸을 튼튼하게 지키는 데 있어서 무척 중요하다고 해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인체를 지켜주는 면역 세포와 항체의 60%가 장에 모여있거든요. 화장실을 제때 가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변비, 방광염 등의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하고요. 그러니, 직장인들이 화장실에 민감한 것도 당연한 일 아니겠어요?
청결하지 못해서, 시설이 열악해서, 청소를 직원에게 지시해서, 동네방네 쾌변의 사운드가 울려퍼져서…회사 화장실에 불만을 표하는 이유는 무궁무진합니다. 잡플래닛에 등록된 리뷰 중 ‘화장실’이 언급된 사례만 해도 무려 2만 9,465건에 달했는데요. 면면이 들여다보니 그야말로 쇼킹한 이야기들이 넘치더라고요. 화장실이라기보다 ‘환장실’이라 불러야 할 것 같은, 대환장 회사들의 리뷰를 <컴퍼니 타임스>가 모아봤습니다.
◇ 화장실만 유독 오픈 마인드?
회사에서 볼 일 보기가 꺼려지는 이유는 다른 직원들과 한 화장실을 함께 쓰기 때문인데요.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면, 그래도 거부감이 좀 덜하죠. 그런데, 방음이 안 되는 건 기본이고 아예 문이 안 달려 있는 화장실도 있다네요. 상상만 해도 아찔해지는데요. 열림교회도 닫힌 마당에, 직원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회사 화장실 문은 좀 닫아줘야 하지 않을까요?
"화장실이 층마다 실내 사무 공간 옆에 있어서 가끔 비둘기 날아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 자연 친화적인 느낌으로 업무 가능"
(⭐2.5 서울 IT/웹/통신)
"화장실이 한 층에 한 칸인데 화장실 입구 문이 없어서 추움"
(⭐2.1 서울 제조/화학)
"화장실에 문 대신 커튼을 쳐둠. 이제껏 여러 회사를 다녀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 봄"
(⭐1.7 충남 제조/화학)
"문이 없는 한 칸짜리 화장실..바로 옆공간에는 흡연자들이 쉼없이 담배를 핀다"
(⭐1.0 전남 제조/화학)
"화장실 문을 닫지 않고 용변을 본다. 대체 왜 그러는 거임?"
(⭐2.2 서울 유통/무역/운송)
◇ 일하다 힘들면 쉬어야지, 화장실에서(???)
회사는 업종과 규모에 관계 없이 직원들을 위한 휴게공간을 의무적으로 마련해야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해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모든 사업장에 대해 휴게시설 설치가 의무화됐는데요. 크기, 위치, 온도, 조명 등의 설치·관리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1,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휴게공간이 따로 없어 화장실에서 쉬어야 하는 회사들이 있다네요. 최소한의 쉴 권리도 보장되지 않는 회사, 과연 누가 다니고 싶을까요? 더도 덜도 말고 법으로 정한 기준만이라도 제발 지키자구요.
"휴게실이 없어서, 화장실 작은 의자를 갖다 놓고 거기서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함"
(⭐1.0 경기 제조/화학)
"쉴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쉬어야 함. 사생활 보호란 없는 곳"
(⭐2.1 서울 유통/무역/운송)
"휴게공간 없음. 회의실 열악. 쉬고싶을땐 계단이나 화장실에서 쉬어야 함"
(⭐3.1 서울 기관/협회)
◇ 성별대통합 화장실..들락거리기 민망해
요샌 웬만한 공중화장실도 성별 구분은 확실하게 돼 있죠. 그런데 회사들 가운데 남녀공용 화장실을 두고 있는 곳들이 셀 수 없이 많은 듯합니다. ‘남녀공용’의 고충을 토로하는 잡플래닛 리뷰는 수도 없이 많았는데요. 개중에는 문 잠금 장치가 없어서 민망한 상황이 발생한다는 하소연도 여럿 있었어요.
"화장실이 남여공용인데, 문 잠금 기능이 없어서 민망하고 서로 불편하고 온수도 안 나옴. 내 인생 최악의 화장실"
(⭐1.0 부산 제조/화학)
"한 칸짜리 남녀공용 화장실을 전직원이 다같이 사용한다. 누군가가 화장실을 더럽게 사용해서 화장실 가기가 꺼려진다."
(⭐1.8 서울 IT/웹/통신)
"남녀 화장실 크기 차이가 심해서 남자 직원이 많을 땐 큰 칸을 남자 화장실로, 여자 직원이 많을 땐 큰 칸을 여자 화장실로 사용함"
(⭐1.3 서울 유통/무역/운송)
"남녀공용 화장실을 옆 사무실과 함께 쓰는데 옆 사무실 사람들이 너무 더럽게 써서 화가 난다. 휴지, 쓰레기봉투도 매번 우리가 가져다 놓음"
(⭐1.8 경기 유통/무역/운송)
"화장실이 실내에 없고 외부에 있는데 그것마저 남녀공용임. 문 안 잠그고 볼 일 보는 일도 많아 곤란한 상황도 자주 일어남"
(⭐1.7 경기 제조/화학)
◇ 타임머신 타고 온 화장실? 고대유물이 따로 없어
재래식 화장실, 흔히 ‘푸세식’ 혹은 ‘수세식’이라고도 하죠. 쪼그려 앉아 볼일을 봐야 하고, 하수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형태의 화장실을 가리키는 건데요. 7080년대를 연상케하는 정겨운 풍경에, 매번 화장실을 갈 때마다 눈앞이 아찔하다는 리뷰가 한 트럭이네요. 그와중에 유일한 양변기 칸은 과장이 혼자 쓰려고 자물쇠로 잠가놓는다는 대환장 사례까지. 과장님, 화장실 독점은 선 넘은 거 아닌가요?
"수세식 화장실인데 과장이 하나 있는 양변기 칸에 자물쇠를 잠가놓고 혼자 사용함"
(⭐1.5 경기 제조/화학)
"80년대 수세식외부 화장실. 자연친화적이라 볼일을 보면서 거미를 비롯한 곤충들과 대화 할 수 있음"
(⭐1.0 충북 제조/화학)
"시골 할머니댁에 온 듯한 정겨움을 느낄 수 있다. 요즘 시대에 보지 못할 거 같은 푸세식 화장실을 만날 수 있음"
(⭐1.7 경기 제조/화학)
"재래식 변기에 물내리는 기능이 없어서 바가지로 물을 떠서 내려야함. 당연히 온수기능 없음"
(⭐2.0 경기 IT/웹/통신)
"겨울이면 화장실 수도가 얼어서 근처에 사는 직원 집 화장실을 써야 하는 곳. 겨울철엔 출근 인사가 '대리님 오늘 화장실 물 나와요?'임"
(⭐1.3 서울 유통/무역/운송)
"푸세식 화장실인데 심지어 2개 중 1개는 고장남. 이 때문에 방광염 걸린 직원도 있고 변비 걸린 직원도 있음"
(⭐1.4 인천 유통/무역/운송)
◇ 화장실 청소도 직접…이유가 황당해
청소 업체나 인력을 따로 고용하지 않고 내부 직원들에게 사무실 청소를 지시하는 회사들이 무척 많죠. 특히 화장실 청소는 난이도가 하드코어 그 자체인데요. 심지어 주말에 화장실 청소를 위해 출근해야 하는 회사도 있다고 합니다. 화장실 청소를 지시하면서 ‘이래야 주인의식이 길러진다’(?)며 궤변을 늘어놓는 곳도 있고요. 진짜 회사의 주인은 사업주일텐데, 사업주도 화장실 청소에 참여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주인의식을 기르기 위해 직접 화장실 청소를 하라고 함. 회사 소개 동영상에도 화장실 변기 사진이 나온다"
(⭐2.1 충북 생산/제조)
"화장실 청소를 직원들이 직접 해야 함. 심지어 사장님이 키우는 강아지 똥오줌도 직원들이 치우게 함"
(⭐2.3 서울 유통/무역/운송)
"토요일에 화장실 청소하러 출근한다.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화장실에 엄청 예민함"
(⭐1.8 인천 유통/무역/운송)
"청소 아줌마 안 뽑고 직원들한테 한 달에 1번씩 점심시간에 화장실 청소 시킴"
(⭐1.9 경남 제조/화학)
"청소 직접해야 함. 심지어 사무실 화장실 청소도 번갈아가면서 함. 가끔 화장실이 막히면 업체 부를 생각 안 하고 당연히 직원이 뚫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뚫어뻥 사옴."
(⭐2.8 서울 유통/무역/운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