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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Apr 29. 2021

육아휴직이 유일한 장점입니다.

피하고 싶은 것과 이루고 싶은 것은 다르다

안녕하세요. 김혜리입니다.

2021년 1분기도 순삭, 벌써 5월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껴있는 5월은 누가 뭐래도 가족의 달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 '임신·출산·육아'와 관련된 리뷰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우선, 19년부터 20년까지 연도별 3월 리뷰 데이터의 추이를 살펴보았는데요.

임신·출산·육아와 관련된 내용은 대부분 장점 리뷰에서 나타났고, 단점에서 언급되는 비율은 낮았습니다.

심지어 19년 이후 단점으로 언급되는 비중이 3%p가량 줄기도 했고요.


장단점 리뷰를 잠깐 살펴볼까요?


임신·출산·육아 단점리뷰

- 남자는 육아휴직 사용하기 힘듦

- 육아휴직을 쓰는 여성은 진급이 어려움

- 출산 육아휴직은 자유로우나 돌아왔을때 자리는 없음, 복귀 인력이 전무함

- 임신이라도 하는 날에는 육아휴직과 함께 퇴사 각오해야 할것

- 육아휴직 없고 임신하면 권고사직(산전휴가 후 퇴사처리)

- 육아휴직은 커녕 출산휴가도 3개월다 못씀

- 육아휴직 가능하나 임신중에도 경우에 따라 새벽까지 야근해야하는 구조


임신·출산·육아 장점리뷰

- 육아휴직 탄력근무 등 여성들에게는 최고의 신의 직장. 육아와 일 병행 용이

- 육아휴직제도 등이 잘 되어있고 직장어린이집이 있어서 좋음

- 남성 직원도 육아 휴직을 갈 수 있음. 남녀 구분없이 육아휴직이 당연시 보장

- 육아휴직후 복귀의 용이, 유리천장 없음

- 육아휴직, 임신휴가, 생리휴가 등 눈치 안보고 쓸 수 있음


단점리뷰를 보며 뜨악하다 장점리뷰를 보니 정말 세상에 이렇게 좋은 회사가 어디있나 싶네요.

기본 제도 뿐만아니라 탄력근무, 직장어린이집, 유리천장 없음 등 +α 듬뿍입니다.

이렇게 임신·출산·육아 제도가 훌륭한 회사라면 워라밸도 최고고 만족도도 높을 것 같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스치듯 지나가는 몇 개 리뷰가 좀 쎄-하네요.

뭐야 이거?

[장점이라는데 쎄- 한 리뷰들]

- 육아휴직 제도가 유일한 장점

- 육아휴직 쓰는거? 월급나옴... 30자 이상 힘드네

- 육아휴직, 휴가 자유로움 두개 말고 장점은 없다

- 기본은 지키는 곳.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사용 가능하고 복직도 가능

- 남자가 다니기 좋은 환경. 그렇다고 여자가 다니기에 완전 별로인 회사란건 아님. 육아휴직이 있음


임신·출산·육아 제도를 장점으로 언급한 리뷰 작성자가 남긴 다른 정보들을 확인해봤습니다.

오잉? 임신·출산·육아 제도 장점이라고 한 것 치고 워라밸과 총 만족도 점수가 좀 야박합니다ㅠㅠ



◈ 워라밸이 좋다는 의견은 50%

임신·출산·육아 제도가 장점이지만, 워라밸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절반에 그칩니다.

 내가 왜 안해도 될 고생을 쉬지도 못하고 이렇게...


○ 비효율적인 업무, 회의, 보고 등으로 불필요한 초과근로가 많아

- 비효율적인 업무프로세스로 워라밸 없음

- 단순 보고를 위한 문서작업이 많아 비효율적

- 8시간 근무 중 6시간 회의 but 결론과 해결 없음

- 팀장이상 회의가 넘 많고 길다 회의를 위한 회의... 실제적인 업무는 아래직원들의 몫.

- 리더들이 의사결정하지 않아서(책임회피) 일이 진행되지않음. 일외에 잡다한것을 많이 시킴


○ 조직, 시스템, 계획, 지시 변경이 잦고 R&R 불명확해 업무가 지체

- 적응할만하면 조직변경이라 때때로 담당자 찾는 데 한세월, R&R 불명확

- 전략없이 닥치는대로 그때그때 내려오는 지시

- 업무가 상황마다 주먹구구식, 상사 기분대로 처리

- 프로젝트와 시스템 변경이 빈번하여 고유업무 외 콜이나 미팅에 시간을 많이 소비함


○ 연차 쓸 때 눈치봐야하고 병가가 없기도

- 연차를 사용하는데 아직까지는 눈치가 보임

- 연차 마음대로 쓸 수 없음. 연차 이틀 붙여서 쓰면 눈치줌 

- 연차 반차 엄-청눈치보여서 거의 못씀ㅋ

- 병가가 없어 아픈경우 무조건 연차처리



◈ 회사에 대한 총 만족도는 긍정 30%, 부정 31%

총 만족도 5점을 택한 사람보다 1점 택한 사람이 더 많습니다. 회사 전반의 평가를 깎아 먹는 요인은 뭘까요?

제가 원하는 건 커리어와 보상... 결혼도 안했고 아이 생각도 없는 걸요.


○ 좋은 커리어를 만들 수 없고 이직도 어려워

- 연차가 쌓인다 하더라도 결국 비슷한 일을 하게되어 회사 내 나의 미래가 크게 기대되지 않음.

- 타 업계로 이직이 쉽지 않다는 점

- 개발 역량을 향상시키라고 말하지만, 정작 배워도 직접 개발할 기회가 적음.

- 커리어를 많이 쌓고싶은 사람한테는 오히려 비추다  은근히 루틴한 업무

- 맨날 잡일들은 여직원들만 시킴 (설거지, 우편, 커피 당번, 냉장고 청소 등등) 


○ 미혼이나 자녀계획이 없는 구성원에게는 의미 없어

- 미혼한테는 혜택이없는게 단점임

- 기혼자를 위해서 미혼자 노동력이 갈립니다

- 육아휴직, 학자금 지원 등 기혼자 복지를 빼면 와닿는 복지는 별로 없다

- 아이가 있는 여성분이 아니면 직원복지로서 뭐가 좋은건지 사실 모르겠음


○ 부끄럽고 현타가 오는 보상

- 성과급이 적음 너무 적음 어디가서 **다닌다고 말하기 부끄러울정도로 적음

- 초봉이 매년 높아져 대졸신입이 n년차 연봉과 비슷한 현상이 생겨 기존 직원들의 현타

- 연봉 인상률이 매우 낮은 수준. 부장 되도 성과급 제외 연봉 6천~7천 사이

- 몇년째 동결되어 중소기업보다도 못한 처우, 성과급이나 위로금조차도 기대하면 안됨



아, 이래서 점수를 짜게 주셨군요.

시대가 변한 만큼 구성원들의 삶의 형태도 다양해졌습니다. 평생직장이 없어진 시대에서 이직과 전직에 필요한 커리어를 갖추는 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되었구요.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일하며 합당한 보상을 받고 나의삶을 챙기려는 욕구를 못본 척 지나칠 순 없습니다.


보신 것처럼 임신·출산·육아와 관련한 법규를 준수하는 것 만으로 워라밸과 만족도를 잘 챙기기 어렵다는 것이 팩트니까요. 물론 회사마다 일장일단이 있는 것은 당연합니다. 5점 만점 리뷰도 단점이 얼마나 알찬데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회피하고 싶은 것(임신·출산·육아로 커리어가 단절 되거나 불이익을 받는 등)과 

이루고 싶은 것(효과적으로 일하며 좋은 커리어를 쌓고 합당한 보상을 받는 등)의 속성이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염두해두고 우리 조직의 모습을 다시 살펴보자는 겁니다.


그럼 다음 번에도 흥미진진한(?) 데이터 분석으로 돌아올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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