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t Jobplanet Aug 02. 2022

'언니동생'하던 직장동료와 싸웠어요

[별별SOS] 나랑 싸운 그 동료, 근무 중 몰래 음주까지? 말해 말아?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에 사연 보내기(링크)







두 살 어린 동료와 일에 의견이 맞지 않아 크게 싸웠습니다. 싸우기 전에는 그럭저럭 친하게 지냈는데요. 싸우고 난 후에는 저를 완전히 무시하고 소외시켜버립니다. 일을 할 때도 제가 옆에 있는데도 다른 동료를 찾고요.

한번은 제가 작업해둔 걸 찾고 있길래 "여기 체크해놨잖아"라고 했는데도 무시하더군요. 다시 한번 말해봤지만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언니는 다른 일이나 해"라고 짜증을 냈어요. 그 뒤로도 그 친구가 짜증을 내는 일이 반복되고 투명인간 취급하길래 "짜증내고 무시하지 마라"고 한마디 하긴 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두 직원이 크게 싸웠는데도 무슨 이유인지 자세하게 알려고도 하지 않고, 팀 내에서 알아서 해결하란 식입니다.

사실 그 전에도 그 친구는 회사에서 눈에 띄는 행동들을 많이 했습니다. 친한 동료와 업무 중에 몰래 술을 먹기도 하고, 심한 성적인 농담을 하거나 상사들 험담을 하기도 했어요. 술을 마신 사실은 상사도 알고 있지만, 일이 커질까봐 더 위에는 보고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어요. 그 외에는 저만 알고 있는 사실이라 상사에게 얘기하면 일러바친 게 되더라고요. 그런 상황에 일적으로 크게 다투게 된 겁니다.

이 친구가 잘못한 일들을 인사고과를 평가하는 상사에게 알려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알리게 되면, 안 그래도 외톨이가 되어버린 제가 회사에서 적응 못하는 사람처럼 낙인 찍히고 더 소외될까 두려워요. 일은 맘에 들어서 계속 다니고 싶은데, 그 동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4년 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회사에서 가장 스트레스 받을 때가 바로 인간 관계에서 문제가 생길 때라고 하죠. 글로만 읽어도 별별이님의 깊은 고민이 느껴집니다.

사실 서로를 '언니' '동생'이라고 부르고 계신다는 얘기를 봤을 때부터 사연이 쉽지 않겠구나 생각은 했습니다. 회사에 언니가 어디 있고, 동생이 어디 있겠어요? 그냥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을 뿐이죠. 직장동료 간에 과하게 친밀한 건 독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사연에서처럼요. 동료분이 별별이님을 무시하고 무례하게 구는 건 '이 관계에선 그래도 된다'라는 판단이 있기 때문일테니까요.

이미 감정의 골은 깊어졌고, 관계를 처음처럼 돌이키긴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분의 문제를 상사에게 말하는 건 관계를 더 악화시키기만 할 거예요. 이미 음주를 했단 사실을 상사가 인지하고 있는 상황인데도 어떤 변화가 없는 상황이잖아요. 말씀하신 대로 조직 내에서의 문제는 조직원들끼리 알아서 해결하길 바라는 것 같아요. 특히 사적인 문제에 조직이 간섭하는 건 아무래도 부담이 있기도 하죠.

게다가 동료분과 다툰 상황에서 지금 이 얘기를 꺼낸다면 의도가 어땠든 간에 보복성으로 일러바친 모양새가 될 거예요. 동료분과 일하기 더 껄끄러워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은 동료분과 크게 다퉜고, 감정이 상하셨겠지만 이런 순간일 수록 현명하게 흘려보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흔히 말하는 '사이다썰'은 인터넷 커뮤니티에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로 보지 않겠어요?"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는데요. 일을 할 때에도 자기 감정을 못 숨기고 표출하는 건 확실한 문제죠. 앞서 말한 것처럼 직장동료는 일적인 관계니까요. "감정적으로 불편한 건 알겠지만 우리는 일적인 관계이니 업무 중에는 일에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사인을 계속해서 주지해주시는 게 좋겠어요. 다른 동료들도 볼 수 있도록요. 이렇게 사인을 계속해서 줬는데도 반복이 된다면 상사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내가 이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 어느 정도 노력을 했고, 일을 잘 해보려고 했지만 이 사람이 협조해주질 않아 업무 진행에 문제가 있다'고요. 이렇게 되면 더 이상 개인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업무 상의 문제가 되니, 상사분도 더 모른 척 하기가 힘들 겁니다.

사연을 길게 보내주셨지만, 사실 글로는 다 담지 못한 어려움을 겪고 계실 것 같아요. 어서 편안한 직장생활을 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10+년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두 살 어린 동료 분을 A라고 우선 지칭할게요. 상사에게 알리는 건 추천드리지 않는데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9회를 보면 정명석 변호사는 페널티 없이 주의만 주고 끝내는 거냐는 권민우 변호사에게 "우리, 전에도 이런 얘기 하지 않았나? (중략) 같이 일하다가 의견이 안 맞고 문제가 생기면 서로 얘기해서 풀고 해결을 해야죠. 매사에 잘잘못 가려서 상주고 벌주고, 난 그렇게 일 안 합니다"라고 해요. 이게 보통 상사들의 일반적인 반응이 아닐까 해요. 자칫 별별이님이 걱정하신 것처럼 동료의 안좋은 점을 일러바친 것처럼 보여, 프로답지 못하다고 여겨질 염려가 있어 보여요. 

그래서 별별이님께서 A와 관계를 어떻게 하고 싶은지가 중요할 것 같아요. 만약 A와 계속 잘 지내보고 싶다면,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서 툭터놓고 대화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정도로 마음을 쓰고 싶지 않다면, A와 관계를 전처럼 돌리기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하고 가야할 것 같아요. A에 대한 감정도 싹 비워내고요. 감정은 말투와 표정, 행동으로 은연 중에 드러나잖아요. 게다가 나쁜 감정은 독처럼 빨리 깊게 퍼지니까 A에 대한 생각 자체도 하지 않도록 해 보세요.

앞서 말씀하신 '눈에 띄는 행동'도 어떻게 보면 내가 세운 기준이거든요. 술을 마시든 말든 평소 행실이 어떤지를 떠나서 일단 일에서 A가 문제없이 맡은 일을 해낸다면, 신경 스위치를 끄는 연습을 해 보는 건 어떨까요?

스트레스 버튼이 눌린 것 같다면 생각을 전환할 주문을 외워 보세요. 속으로 '하나둘셋' 외고 심호흡하는 식으로요. 점차 말에서 감정이 빠지면 A의 리액션도 다소 누그러지긴 할 거예요. 어찌됐든 일은 같이 해야 하니까요. A가 먼저 부탁한 일이 아니라면 굳이 간섭말고, 대화는 꼭 필요할 때만 나누시고요.

별별이님은 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데 온 힘을 다하시면 좋겠어요. 일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으니까요. 보통 회사는 성과 좋은 사람의 목소리를 더 크게 듣게 돼요. 말에 힘이 실린달까요. 그래서 별별이님의 존재감이 커지면 내 편도 자연스럽게 생길 겁니다. 내 편을 만들려는 노력도 하시면 더 좋고요.

A도 상사도 다른 동료들도 타인이니, 서로의 입장과 생각도 다를 수 있다는 걸 인정하시고 '내 맘'이 다치지 않도록 적정거리를 잘 유지하면서 일로 좋은 결과를 많이 만들어내셨으면 좋겠어요. 파이팅입니다!




⭐<컴퍼니 타임스>의 직장인 필독 콘텐츠는 매주 이메일로 받아보실 수 있어요. 구독하고 싶다면 여기로! (링크)

매거진의 이전글 판교 게임회사? 엔터업계? 첫 직장, 어디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