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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Jul 28. 2022

판교 게임회사? 엔터업계? 첫 직장, 어디로

[별별SOS] 꿈꿔온 일과 안정된 직장 사이에서 고민돼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에 사연 보내기(링크)







최근 첫 인턴을 시작한 졸업예정자입니다. 판교에 위치한 게임회사인데요. 정규직 전환형 인턴이라 안정성도 보장되고 복지도 나름 괜찮아요. 업무 강도는 좀 세지만요.

그런데 이 일을 계속 하자니 엔터 산업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있어요. 엔터 업계에서 일하고 싶어서 꽤 오랫동안 준비했었거든요. 다들 아시겠지만 엔터 산업은 게임 회사에 비해 복지나 연봉은 좀 아쉽긴 합니다.

게임 회사 인턴을 하면서 정규직 전환 평가에 최선을 다할지, 아니면 꿈꾸던 산업에 도전할지 고민돼요. 후회없을 선택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10+년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첫 직장. 정말 중요합니다. 누군가는 그 선택에 따라 미래가 좌우되기도 하거든요. 전문 특성이 너무 강해서 다른 산업으로 이직이 어렵거나, 물경력이 될 수 있는 직무이거나, 업계가 좁거나 고만고만해서 이직의 의미가 없거나 하는 경우들인데요.

첫 직장을 좋은 곳에서 시작하라고 많이들 얘기하는 이유엔 연봉도 포함돼 있어요. 산업군이 확 달라지거나 수요가 많거나 전문직과 같은 직무로 전환하거나 정말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않는 한 대부분은 직전 연봉을 토대로 이직시 연봉협상을 하기 때문에, 첫 연봉이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니진 않아도 영향을 적잖게 미치거든요.

연봉과 복지 모두 나은 게임회사를 다니는 게 그래서 정답처럼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덜컥 합격해서 다니다 보면, 하지 않은 후회를 평생 하게될 수도 있죠. '그래도 해볼 걸' 하면서요.

제 주변에도 별별이님처럼 유명 게임회사를 잘 다니다가 비슷한 도전을 과감하게 택한 경우가 있었어요. 심지어 신입 1년 차 정규직이라 더 다녀보라고 말리고 싶었지만 아직 나이가 많지 않은 만큼 도전해 보고 후회하겠다는 결심에 공감이 되기도 했어요. 정말 그때만 할 수 있는 선택이니까요. 별별이님도 나이란 무기를 손에 쥐고 계신 거고요.

그래서 도전해 보시되, 경우의 수도 같이 고민하시길 바라요. 원했던 일이라 오래 일할 것 같지만 언제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지 모르니까요. 박봉과 복지 수준도 감안하고 계신다지만 막상 겪어보면 다를 수 있거든요. 산업 특성상 워라밸을 챙기기 쉽지 않아서 게임회사 이상으로 업무 강도가 셀 수 있고요.

저는 취업 후 겪게될 현실적인 문제를 대비할 팁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취보단 가족과 함께 거주하는 환경이시면 좋겠어요. 주변에서 관련 산업에서 오래 일하거나 버티는 분들을 보면 그런 경우가 꽤 많았어요. 아니면 집이 여유있거나요. 자취를 하면 주거비, 생활비 등 기본적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증가해서 벌이로 감당하기 어렵다 보니 상대적으로 다른 선택을 하는 시기가 빨랐어요.

회사와 직무를 선택할 때는 규모가 큰 회사, 타 산업에서도 쓰임새가 많은 직무로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규모가 큰 곳은 그래도 최소한의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장치들이 더 많아서 힘들어도 조금이나마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고, 인지도도 있어서 이직시 미세하게라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때가 있어요. 이름값, 완전히 무시할 수 없거든요.

직무의 경우 이직에서 점차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른 산업에도 있는 직무라면, 경험하고 성과를 이룬 것들을 이직할 때 연결해서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져요.

게임업계에서 일하면서 이직으로 엔터업계에 도전하는 방법도 있고요. 오래 준비한 직무가 아닌 직군으로 합격하셨다면, 오히려 현재 하고 계신 직무에 몰랐던 강점이 있으실 수도 있으니까요. 게임업계는 '원소스멀티유즈'로 불리던 IP 관련 직무 등을 비롯해 엔터업계와 접점이 많아지는 직무가 점차 느는 추세예요. 현재 엔터와 무관한 직무시라면 정규직이 돼서 일하다가 연관 직무로 전환해볼 수도 있고요. 세상에 길은 하나만 있지 않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앞서 도전을 택한 결말을 말씀 안 드렸네요. 그 분은 막상 부딪혀보니 박봉에 새로운 일로 겪는 스트레스가 만만찮아서 3개월도 되지 않아 퇴사하고 쉬면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떠났어요. 중요한 것은 해봤다는 것! 해봤으니 후회가 남지 않은 거죠. 나이는 정말 뭐든 해볼 수 있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4년 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첫 회사를 결정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인생에서 처음으로 무언가를 '선택'하는 경험인 것 같거든요. 사실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것까지는 우리에게 선택권이 있다기보다는, 나의 성적표나 부모님의 의견, 때로는 집안 사정으로 결정되는 것에 가까우니까요.

반면 내가 일할 직군과 산업, 그리고 회사를 선택하는 건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져요. 첫 선택. 그리고 아마도 내가 앞으로 커리어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선택인데요. 그러다보니 두려움이 앞서는 것 같아요. '이게 최선의 선택이 아니면 어떡하지?' '후회하게 되면 어떡하지?'

제 경험상, 후회를 안 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합니다.

사연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저라면 엔터 업계는 피할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당장 제 주변의 엔터 업계 종사자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면 정말 힘들어보이거든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봉이며 복지가 다른 업계보다 부족한 게 수치상으로 명확하더라도, 그 일이 매력적이어 보이고 당장 뛰어들고 싶어 가슴이 뛴다면 하시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남들의 의견이 뭐가 중요하겠어요? 내가 하고 싶다는데.

다만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순 없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숨만 쉬어도 돈을 쓰게 되니까요. 당장 생계가 걱정되는 상황이라면 지금 일을 그만두긴 어려울 거예요.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현실적으로 공백기를 만들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일단은 지금 일을 선택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익명의 인사담당자 A님은 이렇게 조언해주셨어요.

"어떤 직종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실적으로 1~2년 공백기를 가지기 어려운 경우에는 일단 안정적인 걸 선택했다가 나중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요.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해서 끝이 아니니까요. 당장 판교 게임회사만 하더라도 직장인들 중에 스터디를 안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요. 엔터 업계 네트워크를 찾아서 들어가 사람들 만나고, 인더스트리를 옮기는 것도 방법이에요. 요즘은 특히 산업 중심 이직보다는 직군 중심 이직이 트렌드라 노력만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닐 겁니다."

하나만 더. 마침 제가 최근에 읽은 책이 별별이님께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할게요. 유튜버 드로우앤드류의 <럭키드로우>라는 책이에요. 20대 중반 시절 드로우앤드류가 해외에서 인턴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시작해 맨몸으로 얻어낸 인사이트들을 적고 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와닿을 거예요. 광고 아니고요. '내돈내산'이니까 서점 지나가시는 길에 괜찮다면 한번 훑어보시길. 모쪼록 별별이님께 최선의 선택을 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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