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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 Jobplanet Aug 16. 2022

직장생활, 원래 이렇게 '빡센' 건가요?

[별별SOS] 야근에 높은 업무 강도까지, 다들 이렇게 일해요?



직장인으로서의 삶을 살다보면 별별 일들이 다 있죠. 퇴근하고 혼술 한 잔, 운동이나 명상 10분에 훌훌 털어낼 수 있는 일이 있나 하면, 편히 쉬어야 할 주말까지 주먹을 불끈 쥐게 하는 일들도 있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나요? 혼자 판단하기 어려워서, 다른 직장인들의 생각은 어떤지 조언을 들어보고 싶나요? <컴퍼니 타임스>에게 별별 SOS를 보내주세요. <컴퍼니 타임스>의 에디터들이 직장인들에게 대신 물어보고, 더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별별SOS에 사연 보내기(링크)








이직 2개월 차인 주니어입니다. 입사 후 내내 오후 8~9시에 퇴근하고, 심할 때는 새벽 1시에도 퇴근할 정도라 체력이 축나서 힘든 상황입니다. 품의서 등 각종 서류 절차도 많은데 업무 강도도 높아서 스트레스가 심한데다 매출 압박까지 받고 있어요.

2~3개월 다니고 그만두면 다음 이직할 때 취직하기 어려울까봐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경력으로 통상적으로 인정해 주는 1년까지 버티다가는 제가 응급실에 실려갈 것 같고요. 다들 이렇게 직장생활 하시는…거죠?






⭐4년 차 에디터
#팩폭 두려워하지 않는 ENTP
#JPHS '컨트롤타워'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는 아니지만 M세대



2개월 내내 야근에, 심할 때는 새벽 1시에 퇴근이라니 말만 들어도 힘든데요. 별별이님 사연을 듣고 보니 다른 직장인들은 얼마나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잡플래닛의 리뷰 데이터를 살펴봤습니다.

잡플래닛에는 프리미엄 리뷰라고 해서, 각 회사의 조직 생활을 더 구체적으로 남길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총 19만715명의 잡플래닛 유저들이 프리미엄 리뷰를 남겼습니다. 이중 두 가지 질문을 살펴봤어요.

첫 번째, 요즘 직장인들은 주 평균 야근을 몇 번 정도 할까요? 슬픈 일이지만, '3일 이상'이라는 답변이 27%로 가장 많았습니다. 야근을 한 번도 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비율은 25%으로 2위를 차지했고요. 프리미엄 리뷰를 작성한 직장인 4명 중 3명은 1일 이상 야근을 한다는 얘기니, 야근은 한국 직장인들에게 떼놓을 수 없는 존재인가 봅니다.

두 번째, 하루 평균 몇 시간 정도 일하나요? 법정근로시간이 정하고 있는 1일 근로시간인 '8시간'이라고 답한 직장인이 38%로 가장 많았고요. '9시간'은 25%, '10시간'은 17%, '11시간 이상'은 11%이었는데, 정리하면 하루 평균 8시간보다 더 일하는 직장인이 절반 이상(53%)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한국 사람들, 정말 일을 많이 하고 있군요. 그럼 이렇게 다들 힘들게 일하고 있으니, 참고 일하라는 뜻이냐고요? 아닙니다!

물론 누군가는 매일 야근하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도 버티고 있을 수 있겠죠. 당장 생계가 어려워서, 다시 취업 시장에 내던져지는 게 두려워서, 또는 지금 이 일이 앞으로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등 이유는 다양할 거예요. 그분들의 판단과 노력을 존중합니다.

하지만 별별이님이 지금 이 일을 해야 할 '이유'는 오로지 별별이님에게 있을 거예요. 지금 이대로 체력을 소진해가며 일하는 게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일인 것 같은지, 이 회사가 나에게 맞는 회사인지, 이직을 해야 할지 등 여러 고민을 할 때 다른 사람의 기준이 아닌, 별별이님의 마음이 이끄는 대로 선택하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나도 그건 알지. 하지만 현실은 내 맘대로 살 수 없는데 어떡하나요? 내가 지금 여기서 일 안 하면 누가 돈을 법니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더 현실적인 조언은, 야근 폭탄을 경험해본 고연차 에디터님께 맡기겠습니다!






⭐10+년차 에디터
#평점 2점대 회사 여럿 경험한 직장인
#JPHS 애널리스트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Z세대와 조금 멀리 있는 M세대



친구나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의 경우, 야근을 하더라도 매일은 아니었고, 일에 치여 쓰러질 정도인 경우는 드물었어요. 초과근무하면 대체휴무라도 받는 편이었고요. 사연 정도의 업무강도라면 대체로 "받는 만큼 일한다"를 실현시키는 고연봉이거나, 기업문화가 좋지 않거나, 소규모라 박봉에 쥐어짜는 회사로 나뉘는 편이었어요.

저는 햇병아리 시절 별별이님의 상황과 비슷한 퇴근 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데요. 받는 액수와 업무량은 무관한, 후자에 좀 더 가까웠어요. 오후 8~9시 퇴근은 빠른 편에 속했고, 심할 땐 해 뜨는 걸 보며 집에 간 일도 있어요. 여러 명이 퇴근 전이면 자정이라도 “얘기 좀 하자”며 갑작스럽게 회의가 소집되기도 했어요.

그런 생활을 2년 가까이 반복했더니 어느 순간 체력이 바닥나 있었어요. 기운이 없어서 잠이 쏟아졌고,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니 몸에서 보내는 비상신호가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병원에 다니면서 몇 달을 더 버텼는데, 당시 상태가 얼마나 나빴는지 한참만에 찾아가도 의사 선생님께서 누군지 기억하시더라고요.

그런 중에 업무까지 더 떠안게 되면서 결국 퇴사를 결심했죠. 퇴사 시점을 마음으로 못 박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마침 생각지도 않던 이직 제안을 받아서 새 회사로 출근하게 됐는데 정시 퇴근이라는 걸 처음 해보면서 '그렇게 일하는 게 당연하지 않았구나'라는 걸 실감했죠. 이게 정상이구나 하면서요.

그 시간이 헛됐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숱한 문제 상황에 노출되면서 각종 해결책을 터득했고, 시간 아끼는 팁, 버티는 내공도 쌓았거든요.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반면교사도 삼을 수 있었고요.

이직 후 100% 회복 못한 건 체력이었어요. 1년 넘게 PT도 하고 꾸준히 관리하면서 좋아졌지만, 다치면 흉터가 남듯이 회복에도 한계가 있었어요. 그때부터 체력을 일체형 배터리에 비유하곤 해요. 20~80% 충전 상태를 유지 못하고 100% 방전이 자주 되면 배터리도 점차 빨리 닳잖아요. 매년 느는 나이란 변수까지 있으니까요.

조금이라도 도움 되실까 해서 경험을 말씀드렸는데요. 재직 중 이직을 준비하는 게 가장 좋지만, 체력부터 축난 상황이시라 섣불리 그런 추천을 드리기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은 현재 회사를 계속 다닌다면 얻을 것과 잃을 것은 뭔지, 건강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를 종합적으로 잘 판단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1~2년까지 버틸 수 없을 것 같다면 최대한 빨리 퇴사하는 것도 괜찮아요. 건강은 크게 상하면 완벽히 되돌리기 어려우니까요. 주니어라면 아직 기회는 충분하시거든요. 다만 2~3개월 근무는 이력서에 포함시키는 의미가 없어서, 이력서상 현재 직장 근무 이력은 사라지는 것과 다름없어지는데요.

퇴사 후 공백기가 늘어난 셈이 되니 관련 이유를 잘 정리해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직 전 직장은 왜 퇴사했는지, 퇴사 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지 등등요. 이미 이직도 한 번 해 보셨으니 다음 취직도 잘 해내실 수 있을 거예요.

혹시 공백기 질문에 뭐라 답할지 고민되신다면 “면접관이 물었다" 지난 기사를 참고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공백기간이 긴데…뭐했어요?”) 더 나은 회사로 이직 꼭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지나가다 사연 보고 남 일 같지 않아서 고민 시작한 10년 차 직장인
#JPHS '중재가' 유형 (JPHS 테스트가 궁금하면 ▶여기◀
#I와 E 사이에서 오락가락 중인 INFP
#M세대 끝자락에 서서 나도 MZ라 우겨보는 M..세대 



연일 야근에 실적 스트레스까지, 얘기만 들어봐도 '아이고 힘들겠다' 싶습니다. 저라면 이런 고민을 먼저 해볼 것 같습니다.  

① 지금 빡세게 하고 있는 이 일은 내 커리어 성장에 도움이 되는가, 아니면 몸만 축내고 있는가?
② 야근의 이유가 업무 미숙 때문인가? 업무가 익숙해지면 해결될 문제인가?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아니면 누구라도 비슷한 상황이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인데, 회사는 해결할 의지가 없나? 


1년을 죽기 살기로 버텼어도 몸만 축나고 배우는 것은 없고, 제대로 경력 인정을 받기 힘든 일이라면? 빨리 그만두고 다른 회사를 찾아보는 게 나을 수 있죠. 또 이 빡센 상황이 인력 부족 등 내가 아닌 외부적인 요인 때문인데, 회사는 사람을 뽑을 생각이 없다면? 즉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아질 가능성이 없다면? 역시나 다른 길을 모색해보는 것이 나을 수 있을 테고요. 

스스로를 갈아 넣고 있는데 의미가 없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지금 빡세게 일 한 만큼 커리어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면, 또 익숙해지면 한결 수월해질 업무라면 일단 버텨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습니다.

사실 주니어 단계에서는 어떤 일을 해도 쉽지 않긴 합니다. 회사라는 조직에 적응하랴, 생소한 업무를 배워나가랴, 부족한 업무 스킬을 채워나가랴, 힘들죠. 

하지만 힘든 만큼, 일을 제대로 배우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해요.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인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주니어 때 어떤 시간을 보내는지에 따라 미래는 분명 달라집니다. 몸은 편하지만 배우는 것 없이 시간만 흘러 어정쩡하게 연차만 쌓이면, 그때 가서 몇 배로 더 힘들고 답답한 순간에 처할 수 있습니다. 주니어 때는 몸은 좀 힘들더라도 '빡세게' 일을 배워보는 것도, 스스로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법인 것은 분명하다는 거죠. 

중요한 것은 내 미래와 커리어적 목표를 생각해봤을 때, 의미 있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무의미하고 힘들기만 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라는 거예요. 이는 스스로 고민해 판단할 수밖에요. 

'커리어 성장'을 체크할 때는 폭넓은 시각으로 고민해봐야 하는데요. 주니어가 맡은 업무는 회사의 중책이나 생존이 달린 일은 아닐 가능성이 커요. 회사가 주니어에게 맡길 수 있는 업무는 한정돼있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다 보면 내가 하는 일이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조직과 사회생활에 대한 이해, 업무의 기초를 쌓아가는 것 역시 주니어 시기에 배워야 할 역량이기도 하거든요. 단순 업무라고 하더라도 조직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 실무 역량을 쌓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일일 수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그 일을 위해 기초를 쌓아나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거죠. 내 일의 경중을 떠나, 지금 이 시간을 통해 내가 무엇을 얻고 배우고 있는지를 고민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업무를 통해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판단이 섰다면,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볼 차례인데요. 아무리 배우는 것이 많아도 한없이 내 체력을 갈아 넣어 가며 일을 하다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거예요. 커리어고 뭐고 일단 사람이 살아야 쌓는 거니까요.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야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절대적인 업무량이 과중한 상황이라면 업무 분담이나 인력 확충을 회사에 요청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수 있을 테고요. 회사가 나서지 않는 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회사는 문제를 해결해줄 의지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 별 수 있나요. 이쯤 되면 다른 회사를 찾는 것은 생존을 위한 선택인 셈인걸요.

이참에 어떤 방향의 커리어를 쌓아나가고 싶은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지 한번 고민해보는 것도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무엇보다도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별별이님 자신이라는 것만은 잊지 마시길요. 진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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