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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나무숲 Feb 04. 2023

회사에는 1개국어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가만 보면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1개국어도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뭐, 여기만 그러겠냐만은)


빻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브런치에 기록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현생이 바빠 소홀했다.

부지런하게 지내야겠다.




어제 있었던 일이.


지칠 대로 지친 터라

요즘 회사에서는 '애쓰지 말자'라는 생각을 한다.

팀장이 내 일을 봐주지 않아도

조급해 하지 말자, 어차피 나갈거니까.



우리 팀장은 일을 묵혀두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겁도 많아서 상사한테 혼날 것 같으면

진행을 안 시킨다. 실무자만 안절부절한 상황.

자기는 안 급하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뭐가 급한지,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이라.


관련 에피소드들은 많으나.. (중략)


내가 일을 빨리 처리해놔도

일이 빨리 진행될 수가 없는데,

그건 바로 팀장 때문이다.

팀장 선에서 그냥 막혀 있다.

병목현상.. 교통체증..

다 팀장을 두고 만들어진 말 같다.


1일에 릴리즈해야 할 일이 있었는데,

팀장이 미적미적대느라 3일에 겨우 릴리즈한 일이 있었다.

(근데 이 정도면 빠른거다. 몇달째 미적미적대는 일이 있으니까.)


최소한 3일이 마지노선이었기에

2일에 퇴근하기 직전, 사내 메신저에

'적어도 3일에는 진행해야하니 피드백 좀 해주시라.'라고 요청했었다.


3일에 출근을 하니,

임원들 모여있는 행사에 얼굴 비추려고 드릉드릉 준비하는 팀장이 보였다.

하루죙일 자리 비울까봐서 피드백 요청을 다시 했다. (역시나 피드백을 안해놨기에)


"기획서 고칠 거 있어요?"

-"9시 반에 얘기하자."

"아, 네. 고칠 게 있는 거에요?"

-"9시 반에 얘기하자."


자동응답기랑 얘기하는 줄 알았다.

예, 아니오로 대답할 질문에 서술형으로 대답하고 앉아있다.


자리로 돌아가며, "있다, 없다라고만 대답해주시면 될텐데요."라고 내뱉었다.


그리고 9시 반이 되었다.

역시나 팀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원래 시간 개념이 없고,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는 양반이니 새롭지도 않았다.


사내 메신저가 울렸다.

기획서를 캡쳐해서 손글씨로 피드백을 써주는데..

단어 몇 개 수정하란다.

"9시 반에 얘기하자"고 두 마디 던지는 대신 단어 수정하라고 하면 됐을텐데.


그리고 좀 더 시간이 흐른 후 사무실로 돌아와서

기획서에 삽입된 영상의 썸네일에

문구를 넣으라는 피드백을 했다.

그 문구는 영상 바로 위의 제목이었다.

기획서는 PPT 자료였으며,

영상은 전체화면이 아닌 슬라이드 제목이 보이는 상태로 재생이 됐기에

불필요한 문구 삽입이었다.


내가 문구가 겹치니 삽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건의하니, 자기는 영상편집을 하라는 뜻이었단다.

바빠죽겠는데 무슨.. 불필요한 영상편집까지 요구하는지.


"효과 대비 투입이 큰 것 같아 애니메이션 효과로 비슷하게 만들어보겠다."라고 건의하며

기획서를 다시 내미니,


"네. 깔끔하네요."


이 정도면 고칠 게 없는데 피드백은 해줘야 하니까 억지로 만드는 느낌이다.

이런 수준의 피드백을 할 거라면, 빨리 해주든지.


팀장 자리를 내려놓든지. 집에 가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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