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이런 것일까. 맘대로 되면 재미없다고 하는 게 인생이라지만.. 속터져 미칠 정도로 안풀리는 것도 재미없어요.. 슨생님..
작년 말부터 벼르고 벼르던 게 이직이었다. 2월 성과급 받고 때려쳐야지.. 이직이 빠르게 진행되면 최소 2달 걸릴테니까 1월 초부터 시작하자, 하고 이직 준비를 시작한게 올해 1월 초였다. 엄밀히 말하면 중순...? 1월 초에는 여러모로 정신이 없었다.
쨌든, 매일 같이 취업 플랫폼 들락날락 거리면서 지원할 곳을 리스트업 해나갔다. 지원할 곳이 많아서 퇴근하면 잠 들기 전까지 지원서를 쓰는 게 취미이고 일상이었다.
작년에도 난 이직 준비를 했었다. 하고 싶은 직무를 하기 위해서였다. 고배를 마신 곳도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성공했다. 그런데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고.. 정크푸드 같은 곳이었다. 아니다. 정크푸드라고 한 것, 취소다. 정크푸드는 건강에 해로워도 맛이라도 있지. 내가 옮긴 곳은 건강에도 해롭고, 재미도 없는 곳이었다.
옮기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곳으로 1~2개 지원을 해본 적이 있다. 근데 이 때는 진지하진 않았다. 그래서 타격도 별로 없었다.
계속되는 리더의 병크짓에 학을 떼기는 했었지만, 스트레스도 케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리더가 조금만 더 빨리 서둘러서 의사결정해줬으면, 덜 무능력했더라면, 하지 않았을 야근을 한 다음날에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러닝하고 출근하고 그랬다. 야근으로 축낸 몸을 건강하게 정화시켜야 한다는 마음가짐이었다. (이게 근데 건강에 더 해롭다고 한다..나의 건강..안녕? 잘가?)
쨌든, 그렇게 해결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리더는 바뀌지 않으니 더 쌓여가고. 작년 11월 말에 절정을 찍었다. 리더와 감정 싸움을 하기 시작했고, 감정적으로 크게 실망하고 상처받아 그 날 바로 이력서를 정비해서 8~9 곳에 지원을 했다. (간편지원이라 간편하긴 했다만.. 간편지원 많이많이 늘려주세요, 리크루터님덜아) 그 때부터 급격히 사람이 어두워졌던 것 같다. 사람이 축 쳐지고 말을 안하니, 하나 둘씩 고나리를 하기 시작했다. 근본적인 원인인 그 리더도. 그 사람은 이유를 모른다는 게 코메디다만.
사실 나는 그 때까지만 해도 그 리더가 진짜 무능력해도 인성적으로, 인격적으로는 좋은 사람일 줄 알았는데, 그것마저도 아니어서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다. 하루 빨리 떠나고 싶었는데, 앞으로 내가 누울 자리는 구하고 나가야한다는 안전주의자라 떠나지 못하고 버텼다. 퇴직금은 생각도 안했다. 성과급에 비하면 퇴직금은 정말 작은 돈이라고 생각했기에(근데 작은 돈 아니었음. 땡큐하다, 퇴직금아!), 다른 좋은 곳에 합격만 한다면 퇴직금 그까이꺼~ 하고 나갈 작정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던 나였는데, 나는 성과급과 퇴직금을 모조리 받고 회사를 때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