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얼마 전 어른들과 동료들과 회식자리에서
‘범준 씨는 채식할 것 같은데, 고기를 엄청 좋아하네요?
‘ㅎㅎ 예민할 것 같다는 말씀 이시지요?’
라는 대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채식주의자’ 라 함은 때로는 예민하게 때로는 자연주의적인 부드러움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이 책은 날카롭고 예민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의 채식주의적이다.
때로는 지옥이라는 것은 바로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한걸음 한 걸음 일수도 있다. 어렸을 적 편식을 했던 내게 굴을 먹어야 한다며 접시 째 굴을 들이 밀 던 그 순간이 바로 지옥인 것이다.
삶은 때로는 천국 같지만, 아주 작은 불편함도, 아니면 다수결로 판가름된 아주 작은 다름도 때로는 지옥일 수 있다. 이러한 불편함의 타협과 부인의 차이는 어쩌면 아주 작은 한 끝 같을 수 있지만, 천국과 지옥의 차이처럼 먼 이야기 일 수 있다.
다름에서 피어나는 예술과 틀림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차이에 대한 간극에 대해 지극히 오래 골몰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람과 사랑에 대한 우리의 타부적인 망상과 현실의 간극에 대한 지극히 격렬한 자유로움에 대한 포효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