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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슨 Jun 09. 2021

재택근무와 가끔출근을 병행하다

회사는 가끔 나올께요

누구보다 수동적이고, 일은 보여지는 곳에서 해야 동기부여를 받는 사람이었습니다.

적어도 1년 반 전 강제 재택근무를 하기 전까진 말이죠.

시간은 흘렀고, 적응은 상황이 만들어 주었으며, 앞으로도 이러한 업무환경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지금은 재택근무와 이따금의 출근을 병행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회사로 출근할 때와 아닐 때의 제 태도가 크게 변하는게 느껴졌습니다.


재택근무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 눈치와 소음으로부터의 해방



네이슨대리 지금 하는 거 없지?

회사를 나와보니 제가 남 눈을 의식하며 일을 하고 있었던 걸 알았습니다. 일이란 게 바쁠 때도 있지만 분명 쿨타임이 발동하여 한 템포 쉬는 상황도 발생하는데요. 이 때 직장인들은 아무 엑셀 창이라도 띄워 놓고 멍을 때려야 합니다. 신문기사, 주식창, 하다못해 업무관련 서적이라도 읽고 있다가는 "저 하는 일 없어요."를 만천하에 알려, 무방비 상태로 다른 업무가 쏟아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다보니 그래도 되더라는겁니다.

Refresh를 위한 시간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너무나도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저 열일하고 있어요."라고 보여주기 위한 태도도 자연스레 사라지구요. 나를 위한 음악을 틀고, 내가 먹고싶은거 먹어가면서 진짜 맘대로 일했습니다. 근무시간 넘어서 소통하고 싶지 않으니 어떠한 소통(특히 아쉬운 요청)이든 빠르게 하기 위해 부지런히 팀원과 소통했구요.


재택근무는 분명 딴 짓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입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딴짓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열심히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이 역설은 저조차도 설명할 수 없더군요.



안 들어도 되는 소리를 듣지 않는다는 것의 쾌감

눈과 입과 코는 막을 수 있어도 귀는 막을 수 없다. 이로 인해 회사의 모든 일을 다 알 수 있게 되죠. 원하든 원치 않든 말이에요.


몰라도 되는 타 회사분들의 수다, 그들끼리 주고받는 하소연, 업무전화 등등

누군가는 고유의 성량으로 인해 혹은 성향으로 인해 본인의 활동을 실시간으로 공유해주시는 분들이 계시고

(물론 누군가는 제 소음을 그렇게 받아들였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재택근무를 하니 그런 소리가 차단되더군요.

공유오피스 원데이를 끊거나 카페에서 일을 할 땐 오히려 시끄러우니 특정 소리는 차단이 되고, 애초에 제가 이어폰을 끼고 있으니 문제가 안되고 (회사에서 이어폰을 끼는 것은 아직은 좀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나만의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것에 대해 너무 즐거웠습니다.




일주일에 1~2번 회사로 출근하고 있는데, 이 때는 대면협업등을 위한 업무가 많아 타인에 대한 소음을 크게 의식하지 않을 수 있어 출근 시 단점이 크게 부각되진 않지만 그래도 타인에 대한 소음을 의식하면 바로 느껴지기에 조금만 참자 라는 생각이 살살 들었습니다.


단순 재택근무에 대한 단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극복면서도 장점이 부각되기 위해 하이브리드 근무는 꼭 유지되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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