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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Dec 06. 2023

애매함의 불편함

신호등과 리더십

아침 출근길에 애매한 신호등과 마주쳤다.


빨간등이 켜져 있어 천천히 정지했다.

잠시 후 녹생등이 켜졌다. 

출발하려 엑셀에 발을 올리려는 순간, 

멈칫하고 다시 브레이크를 밟고 멈춰야 했다. 

녹생등이 켜졌지만 빨간 등은 꺼지지 않았다.


빨간 등과 녹색등이 동시에 켜졌다.


나와 같이 신호대기를 하던 차량들도 모두 멈칫했다.

다들 주위를 살피며 섣불리 출발하지 못하고 주춤거렸다.


차량 한 대가 눈치를 보듯 엉거주춤 출발하자 그제야 나를 포함한 다른 차들도 서서히 출발했다. 다행히 차량 통행이 많지 않고 복잡한 도로가 아니라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참 애매한 상황이었다.


(당신이 이 신호등 봤다면 어떻게 행동하겠는가?)





애매함이라는 것과 관련해,

문득 프로젝트 관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프로젝트 리더는 종종 애매한 상황에 놓일 때가 있다. 특히 시스템이 방대하고 이해관계 마저 복잡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리더는 애매한 상황을 정리해서 프로젝트 구성원들이 정확한 방향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간혹 리더 스스로도 애매함을 해결할 뚜렷한 방법을 찾지 못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애매함을 방치해 둬서는 안 된다. 


이럴 때는 (경험상) 아래의 방법을 권한다.


애매함 보다 고집이 낫다

애매함을 오랫동안 방치하느니 차라리 고집을 부리는 것이 낫다. 오랜 시간 방치한 애매함은 프로젝트 진행을 더디게 하고 구성원들을 지치게 한다. 차라리 고집을 부리는 편이 낫다. 독단적이라는 비난을 두려워 말자. 애매함으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에 머물러 있는 것보다 차라리 빠르게 실패하는 게 낫다. 단, 고집을 부릴 만큼 본인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고집에도 근거와 타당성이 있어야 한다.



애매함 보다 위임을 활용하라

고집을 부리기 싫거나 한 면이라도 타당성을 찾기 힘든 상태, 아니면 그 어떤 이유로든 고집을 부리기 힘든 상황이라면 차라리 그 결정을 위임하는 것이 좋다. 일을 떠 넘겨 책임을 회피하라는 말이 아니다. 위임은 하되 책임은 본인이 진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결정도 내리지 않고 누군가에게 결정을 위임도 하지 않는 것이 더 큰 책임 회피이다. 리더는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두 개의 등이 동시에 들어온 신호등은 어떤 신호도 주지 못한다. 신호등은 모든 등이 다 켜져 있어도 안되고 다 꺼져 있어도 안된다. 그건 신호등이 아니다.


이랬다 저랬다 하는 리더.

어떤 결정도 하지 않는 리더.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는 리더.

모두 리더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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