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짐을 바로 옮기고, 응옥선 사당을 다녀온 후 미리 알아본 신카페에 하롱베이 투어 상담을 하러 갔다. 하노이를 선택하면서 끊임없이 써치를 하며 알아본 하롱베이 투어. 한국에서 알아본 하롱베이 투어는 너무 비싸기도 했고 선뜻 내키지 않아 현지에서 찾아보고 예약을 하려고 남겨두고 있었다.
신카페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상담 중이었고, 그중 한 직원과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베트남어를 모르고, 그는 영어를 거의 잘 못했다. 대화가 잘 되지 않았지만, 옵션과 가격에 집중하면서 예상보다 무거운 가격에 선뜻 예약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다른 여행사들을 돌아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결국 예약을 안 하고 나가니 그 직원의 얼굴이 험악해졌다. 그런데 내가 그 직원의 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거기에 더해 달러환전을 해달라고 하니, 달러환전은 못해준다고 매우 퉁명하게 말을 한다. 나도 마음이 상해 신카페를 나서면서 나도 모르게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고 있었다.
결국, 돌아다니다가 하릴없이 수상인형극을 예약해서 보고 근처 여행사에서 하노이 원데이 투어를 예약해 또 돌아다녔다. 그러는 틈틈이 하롱베이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 많은 여행사들을 다녔는데, 2~3일 투어는 애당초 끌리지 않았지만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원데이 하롱베이로 마음을 굳혔다. 조금씩 옵션이 달랐지만 가격도 크게 차이가 났다. 결국 숙소를 예약한 곳에서 하롱베이 투어도 예약을 했다. 숙소와 하롱베이 투어를 나에게 소개한 직원은 뚜언(Tuấn)이라고 자기 이름을 알려줬는데, 난 발음이 어려워서 이름을 잘 부르지 않거나 부를 때면 쭈뼛댔다. 어렵지 않게 영어를 하며, 고객의 마음을 잘 읽고 마음에 드는 숙소와 투어를 소개해주는 솜씨가 아주 좋은 친구였다.
하롱베이 투어는 좋았다. 큰 배에 사람들을 때려 넣고 양떼를 몰아가듯 포인트에 데려다 놓고 방목한 후에 다시 거둬들이는 전형적인 투어 방식이지만, 맛있는 밥이 있었고 나랑 같이 다니게 된 인도네시아에서 온 영어를 잘하는 여성 동지 세명과 밥도 같이 먹고 사진도 서로 찍어주고 끝없이 수다도 떨면서 재미있게 투어를 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그녀들은 끝없이 관찰하고 대화한 결과를 알려준다. 저쪽에서 밥을 먹는 무리들은 우리 테이블보다 몇 가지 음식이 더 나왔고, 투어에 지불한 가격은 얼마라고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 얼마에 이 투어를 예약했는지 물었다. 얼마라고 이야기하자, 놀란다. 자기들보다 약 30달러를 내가 더 냈다고 한다. 자기들은 세 명이 얼마에 예약했다면서, 저쪽에서 몇 가지 음식이 더 나온 테이블은 내가 낸 금액과 비슷했다고 하면서 너도 저기서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다. 괜찮다고, 너희들이랑 먹는 게 좋다고 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이럴 수가..." 외쳤다. 뚜언~이럴 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