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봄소리 Jun 18. 2020

꼭 살아남아야 한다

영화 <#살아있다> 리뷰

 #살아남아야한다


코로나로 외부와 단절된 생활을 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일상이 되었다. 하지만 이 경우 집에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인터넷 연결이 필수였다. 택배로 생필품을 주문하고, 전화와 SNS으로 친구와 안부를 주고 받으며, 화상 회의로 교육을 받는 온라인 생활 덕분에 가능한 일이였다. 하지만 외부와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모든 통신 수단이 단절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집 밖은 정체불명의 좀비들이 공격과 식인을 계속 하며 사람들이 계속 괴물로 전염되고 있는 상황이다. 휴식과 평안을 누리던 집이라는 공간이 전쟁터의 마지막 보루가 되는 상황을 영화 <#살아있다>는 다루고 있다. 


<#살아있다>가 기존 좀비 영화와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오늘 날 온라인에 연결되어 생활하는 시대적 상황의 현실적 반영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드론으로 외부 상황을 관찰하고, 데이터 연결되는 스팟을 찾아 안간힘을 쓴다. 라디오 확인을 위해 유선 이어폰을 찾지만 집에는 무선 제품 밖에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요즘의 달라진 일상 풍경이다. 본인의 위기 상황을 유튜브에 찍어서 올리고, 태그를 통해 SOS를 알리는 모습 또한 이제는 낯설지 않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아파트에 고립된 채 살아남기위해 애쓰는 준우의 모습은 평범한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극한 상황을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고립된 상황에서 떨어져가는 물과 음식은 가장 큰 생존의 어려움이다. 밖으로 나가면 좀비에게 죽고, 안에서는 굶어 죽을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준우는 맞이하게 된다. 점점 악화되는 상황 속에 삶의 의지를 잃어가는 준우는 건너편 아파트에 있는 유빈의 시그널을 알게 되며 아빠로부터 마지막으로 받은 '꼭 살아남아야한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신념으로 삼으며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함께 찾는다. 


준우와 유빈의 서로 상반되는 캐릭터의 조화가 줄거리를 힘있게 이끈다. 다소 덤벙거리고 어리숙해 보이는 게이머 준우와 달리 유빈은 침착하게 망원경으로 주변 상황을 관찰하며 이성적 판단을 하는 스타일이다. 온라인 소통이 끊긴 상황에서 다시 빛을 발휘하는 건 아날로그적 제품이다. 망원경, 워키토키, 와이어 등 계속해서 새로운 도구를 활용해서 소통과 협력을 이어가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영화를 통해 살아남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살기 위해 필요한 조건들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기본 의식주의 충분조건 말고도 생명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게 하는 힘은 삶에 대한 희망에 있다. 그리고 그 희망은 혼자서는 지속적으로 꿈꾸기 어려운 일이었다.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상황이고 함께 도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절망과 두려움 속에서 다시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영화에서 언급되는 '살아남아야한다'는 키워드는 치열한 삶의 현장 속, 많은 이들이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있는 화두가 아닐까 싶다. <#살아있다>가 표면적으로는 좀비 영화이지만, 좀비는 극한 상황에 대한 비유일뿐 인간 스스로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생의 의지에 대한 본능을 어떻게 추스리며 극복해야 하는지를 더 포커싱하고 있는 영화이다.  #살아남아야한다 라는 삶의 해쉬태그를 #살아있다 로 바꾸기 위해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4684



매거진의 이전글 행복이란 작은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