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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Jan 01. 2023

2022년 회고

개발자 생활 2년 차, 어땠더라


 개발자 2년 차로 보낸 2022년을 회고해 보았습니다. (21년 회고)





커리어: 적응


 다이내믹했던 스타트업 생활과는 다르게 겉으로 보기에는 꽤 평화로운 이직생활이었다.


 이전처럼 팀이 변화하지도 않았고, 회사도 그대로였고, 직무가 바뀌지도 않았다. 작년도에 나의 회사 선택 기준은 1)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데이터 중심으로 일하는 곳 2) 데이터를 전문으로 하는 동료들이 있는 곳 3) 스파크를 사용하는, 즉 분산처리 기반의 팀이었다.


 지금 조직은 이 3가지를 모두 만족했기에 이직을 결정했고 이 부분은 지금도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었고,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 논의를 할 수 있는 동료들이 있어서 배우는 부분도 많았다. 또, 기존의 RDB 기반의 데이터 핸들링 경험에서 분산형 클러스터에 접근하여 파일시스템 기반의 데이터 핸들링을 처음 접해본 해였는데 이 부분에서도 이리저리 구르면서 여러 가지 러닝들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한다면, 코로나가 한창인 시기에 결정했던 이직이었기 때문에 풀재택인 상태로 기존 업무들을 쫓아가는 부분이 어렵게 다가왔다. 물론 재택을 한다고 모두 나처럼 팔로업하는 게 무조건 어렵게 느껴지고 그런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조직의 규모가 크다 보니 히스토리도 다양하고, 업무에 관여하는 유관부서도 많다 보니 코로나로 불가피하게 재택을 시작한 회사의 환경과 개인적인 업무 성향으로는 팔로업이 어려웠던 것 같다.

 이 부분은 파트분들이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는 것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자잘한 디테일들을 물어보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이라면 내부 위키가 그래도 있어서 위키를 통해 해결을 하려고 했으나 초반부에 부족했던 이해도를 채우는 데에 시간이 평소보다 더 걸렸다. 그러다 보니 이제 만 1년을 넘기는 시기지만 여전히 팔로업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부분들도 많다. 지금이야 재택도 많이 풀리고 출근기조로 넘어가는 중이어서 이런 부분들은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서 어느덧 개발자 전직한지 "2년 차네?"라는 생각과 동시에 그에 맞는 실력 상승이 이루어졌는지 생각해보기도 했다. 분명 이쯤 되면 아는 것도 많아져서 더 잘 알고 업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상 이쯤 되어보니 모르는 것을 보고 쫄지 않는 능력만 늘어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실력은 비슷한데 "찾으면서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과 배짱만 늘어난 게 아닌가 싶다. 그것도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왠지 예상했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그래도 조금씩 하다 보니 업무 영역 중 Ownership을 가지게 된 영역들이 생겼다. 이런 부분들은 운영 문의가 바로 나에게 오는데 담당자가 된 만큼 해당 코드들에 오너십과 애정을 가지고 더 잘 발전시켜보려고 한다. 새로운 클라우드로 건너가는 일정은 아직도 진행 중인데 다시 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생각을 하니 두려움반 설렘반이다. 어쨌거나 여전히 내 기조는 "성장하고 생존하자!"




개인적으로: ① OMSCS 준비


 해외 온라인 컴공 석사를 위해 토플 공부를 시작해봤던 22년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곳을)


 결론부터 말해보면, 이직한 직장인의 토플 공부는 쉽지 않았다. 약 2-3개월을 잡고 준비했었는데 만족할만한 점수를 얻지는 못했다. 내가 타겟했던 OMSCS 프로그램의 공식적인 토플 점수 커트라인은 +100점이었는데, 토종 한국인의 통곡의 벽인 스피킹과 라이팅에서 벽을 넘지 못했다. 다시 하게 된다면, 단어를 더 집중적으로 볼 것 같고 오히려 리딩과 리스닝에서 더 완벽을 기하는 방향으로 준비하지 않을까 싶다.


 점수가 맞춰지더라도 지원을 결심하기에는 쉽지 않은 것이 단순히 혼자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재직 중인 회사의 상사분들이나 이전 학교에서 뵈었던 교수님들에게 컨택하여 추천서를 얻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확실한 스코어들이 맞추어져 있어야만 시도를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일단 지금은 다른 목표들이 그 사이 생기면서 당장에는 다시 준비를 하진 않겠지만 꾸준히 단어만이라도 계속 본다면 나중에 다시 결심을 하게 되었을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② 강의와 집필

 

 돌아보면 팀원들에게 SQL을 알려주고 싶어 시작했던 일인데 어느새 꽤 멀리 온 것이 느껴진다.


 SQL에 이어 데이터 정제 라이브러리 pandas네트워크 관련 기초 영상 강의를 제작했고, 비전공자 입장에서 좀 더 쉽게 SQL을 공부할 수 있는 책 집필을 시작했다. 강의를 제작하면서 깨달은 것은,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주는 일이 내게 즐겁기도 하고 잘 맞는다는 것이다. 어려워했던 부분들이 덕분에 이해됐다는 말이나 후기를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나는 커리어를 기술 기반으로 시작하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내가 가질 수 있는 장점들인 것도 같다. 그러고 보면 내가 약점이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남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데에서 오는 기쁨인 것 같기도. 올해에는 기본개념을 어느정도 익힌 분들을 대상으로 한 문제풀이식 강의를 만들어볼까 한다.

 

카페 작업 전용으로 들인 새로운 친구 레오폴드 무소음 적축 키보드


 SQL 책을 만드는 것 역시 이에 대한 연장선이다. 이런저런 활동을 한 탓인지 여름 즈음 감사하게도 집필작업에 대한 제안을 받았는데, 지금이 아니면 이 주제로는 더 집필을 해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QL을 처음 배웠던 시기에서 나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고 이 분야에서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역설적으로 그럴수록 점점 더 SQL을 배울 때 내게 어려웠던 것들을 잊어가고 있기 때문에 초심으로 이 언어를 설명하는 것이 계속해서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잊혀지기 전에 제안을 받은 지금 집필을 할 수 있다면 초심을 저장할 수 있고 개인적으로도 큰 의미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집중이 어려워 잠깐 제주의 오피스제주에도 갔다 오기도 했었는데, 신년에 결과물을 주변에 소개할 수 있다면 뿌듯할 것 같다.


집중하기 좋았던 오피스제주 사계점


 이번 여름 휴가중 샘플원고 작업차 방문했던 오피스제주 사계점. 오픈한지 얼마 안된 지점이었는데, 위워크 직원들이 워크샵을 와있었다. 매니저님이 내기농구를 좋아하셔서 음료수를 걸고 농구도 하며 보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


https://o-peace.com/



개인적으로: ③ 새로운 루틴, 자취 생활의 친구 라디오


 루틴의 중요성을 요새 더 크게 느끼고 있는데,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져도 변하지 않는 루틴이 있을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눈으로 보는 영상에 피로감을 느낄 때 즈음 라디오의 매력에 빠졌다. 내가 자주 듣는 프로그램은 한국시간 저녁 10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작사가 김이나님이 진행해 주시는 "별이 빛나는 밤에"와 아침 출근 시간에 지하철에서 듣는 이진우 님의 "손에 잡히는 경제"이다.


신입 부엉이로서 노려보는 별밤 바이럴


 내게 부족한 감성을 채워주는 별밤과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전해주는 손경제 두 프로그램만큼은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 시간에 이어폰을 꺼내서 끼고 오프닝이라도 들으려고 하는 습관이 생겼다. 자정이 되기 직전 별밤의 클로징 멘트와 함께 나오는 음악인 재즈 뮤지션 윤석철 님의 "입김"을 들으면 이제 조건 반사적으로 자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 음악을 듣고 윤석철 님의 음악을 듣기 시작해서 재즈 음악에 대한 취향도 조금씩 넓혔던 한 해였다. 노동요로 정신을 너무 분산시키지 않는 잔잔한 재즈들은 작업을 할 때 꽤 잘 어울린다.


 아래는 윤석철트리오 - 입김.


https://www.youtube.com/watch?v=bXbE2oULjdw



개인적으로: ④ 러닝과 올리뱅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는 말은 좀 진부하지만 여전히 진리다. 22년은 그것을 특히 더 느낄 수 있었던 한 해였다. 러닝과 맨몸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자 했다.

 하반기 중 개인적인 일이 있었고 잠시동안 일 외에는 다른 것들을 중단하고 지냈던 적이 있는데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기에 운동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작년 회고에도 적었지만, 올해에도 JTBC 10K 마라톤 대회에 신청을 하고 준비를 했다. 페이스가 그렇게 빠른 편이 아니었던 것을 알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혼자서 준비하고 혼자서 뛸 생각이었다. 그런데 JTBC 10K 공식 후원사인 한화 라이프플러스에서 대회 신청자들 대상으로 진행한 프로그램인 러닝어드바이저에 당첨되면서 러닝 직전 4주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훈련을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이다.


JTBC 10K 준비를 함께 했던 러닝 어드바이저

 걱정반으로 나갔던 프로그램이었지만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달리기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나보다 빠른 페이스인 분들이 옆에서 같이 뛰어주고 서로 응원해주는 과정에서 혼자였으면 못 뛰었을 거리와 페이스도 뛸 수 있었다. 근력 보강 운동으로 F45라는 프로그램도 경험해볼 수 있었는데 너무 힘들지만 운동을 하고 나면 정신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꼈다.


 22년도 JTBC 10K 완주!


 특히 우리 팀의 분위기가 좋았었다. 팀 이름도 어느새 올리뱅으로 (올리진의 올리를 따서) 만들었고, 서로서로 올리뱅 화이팅을 외치며 대회 당일 전원 완주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체력적으로나 심적으로 많이 도움을 받으며 일상을 회복했다. 또 작년에 혼자서 버츄얼로 10KM를 뛰었을 때에 비해서 기록이 15분 이상 줄어들어 기록에도 많은 향상이 있었다. 다음 대회에서는 1시간 이내에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틈틈이 계속해서 러닝을 하고 있다.


Giver들의 모임 올리뱅


 일하는 것도 인생을 사는 것도 달리는 것과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만 욕심부리지 않고 뛰어가다 보면 어느새 완주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유튜브에서 마라톤 영상들을 찾아보면서 이제는 달리기가 멋진 스포츠란 생각이 든다.


시즌 종료전 갔던 파주 라이딩




  김이나 님이 라디오 별밤에서 매번 자정 12시쯤 클로징 멘트로 하는 말은 "내일 마저 얘기해요"이다. 청취자들이 너무 거리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인사는 했지만 마치 곧 볼 것만 같아서 가까이에 있는 것 같은 클로징 멘트를 선택했다고 하는데, 이유가 참 세심하다고 느꼈다. 신년에는 이런 세심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싶다.



P.S - ①

올해의 영화,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P.S - ②

겨울에는 방어를 먹자

연남동 바다회사랑의 방어+연어(소)


2023에는

커리어: IC3에 해당하는 역량을 갖추기

기상 루틴을 유지하기 (휴일도 기상 루틴대로 기상하기)

IC3의 기준은?: Dropbox 엔지니어링 커리어 프레임워크 상의 IC3에 해당하는 역량 상응
    링크: https://dropbox.github.io/dbx-career-framework/ic3_software_engineer.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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