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회고를 하기 위해, 21년 1월에 세웠던 목표를 다시 보고 왔는데 1년 전쯤에는 목표를 잘 잡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 보니 목표를 너무 추상적으로 잡았었다는 게 보인다. "개발 역량을 계속 키워나간다", "부캐를 강화해 나간다"와 같이 적어두고 끝냈던 것 같다. 구체적인 Action plan이 없으니 내가 이 목표들을 잘 달성했었는지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 이후에 살을 붙였던 기록들로 재구성을 해보았고 21년 회고는 아래 포인트들 위주로 해보았다.
2021년 플랜
커리어
"개발 역량을 계속 키워나간다."
회사에서 맡은 데이터 엔지니어 포지션에서 1인분 이상을 해낸다. (O)
운동
등산하기
히말라야 트래킹 (X)
러닝 하기
10K 마라톤 참여 (O)
내년 메모는 타이핑으로 하자..
커리어: 이직
커리어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면 올해 가을에 한 이직인 것 같다.
회원수 100만 명 정도인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엔지니어 포지션으로 일하다가 중간에 내부 사정으로 데이터팀이 반 해체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직 자리를 알아보기 시작했었다. 데이터 파트가 와해되고 백엔드 파트로 소속이 변경되어서 한동안 정신이 없었다. 물론 하는 일은 똑같았지만 같이 파트를 꾸려나가던 파트리더분께서 이직을 하시게 되면서 업무가 내게로 꽤 몰렸다. 아무리 작은 회사라고 하지만 데이터 관련 업무를 혼자서 다 해내려고 하다 보니 여름에는 야근도 꽤 했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덕분에 개발실력이 반 강제(?)로 꽤 좋아졌다. 정확히는 "업무를 쳐내고 코드를 작성하는 속도가 빨라졌다"인 것 같긴 하다. 쏟아지는 요청과 장애 속에서 일단은 되게 만드는 수준으로 만드는 실력이 좋아졌다고 해야 하나.. 어떤 기술이 돌아가는 원리를 깊게 파고들어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들은 아니어서 아쉽다. 글또를 하면서 반강제로라도 글을 써야 하다 보니 중간에 잠깐씩이라도 궁금했던 부분을 찾아보고 글을 적어보는 시간들이 그래서 꽤 좋았던 것 같다. (레드시프트 원리 알아보는 것과 같은)
A to Z로 데이터 수집(빅쿼리), 데이터 웨어하우스 관리, 배치 관리, 대시보드 제작 및 현업 데이터 추출, KPI 관리까지 전부 혼자서 다 하게 되면서 데이터의 생명주기에 대한 이해도가 생겼다는 부분도 좋았다. 물론... 다 지나서 하는 이야기이긴 하다. 원래 다니던 회사는 사람들도 좋고 회사 서비스도 좋아했었지만 결정적으로 새로 들어오신 CTO분께서 데이터에 대한 중요도를 인정 안 해주는 액션을 많이 보여주셨었고, 과중해지는 업무 로드에 비해 차후 새로 채용계획은 없다는 점에서 고민 끝에 이직을 알아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다행히도 백준 200문제 풀기와 CS 공부는 계속해서 따로 하고 있던 참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또 21년 하반기에 했던 글또 활동도 블로그에 글을 적으면서 이런저런 생각과 지식들을 정리하는 데에 알게 모르게 심적인 도움도 많이 받았다. 혼자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속감과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면서 배우는 부분들이 알게 모르게 컸다고 생각한다.
안 그래도 좀 더 큰 데이터 처리와 큰 조직에서 일해보고 싶었던 생각이 강해질 때쯤이어서 1) 데이터에 대한 중요성을 인정해주는 조직 2) 데이터를 전문으로 하는 동료들이 있는 곳 3) Spark를 사용하는 조직 정도의 기준을 세워서 서치를 시작했었다. 결론만 일단 정리해보면 감사하게도 핀테크 스타트업 한 곳과 신선식품 위주로 하는 커머스 회사 두 곳에서 오퍼를 받았고 지금은 커머스 회사의 데이터실에서 데이터 파이프라인 개발을 하는 데이터 엔지니어로 적응해나가는 중이다.
백준은 100문제 풀 때쯤 합격소식을 들을 수 있었고, CS 지식도 다행히 면접에서 나오는 기본적인 질문들은 대답할 수 있었을 정도로 보고 있었을 때라 합격한 뒤에는 공부를 마무리했었다. 아마 다음에 코테나 CS를 공부하게 되는 건 좀 나중의 일이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는 백준 말고 리트코드를 한번 풀어보고 싶다.
아직 판단하기에는 좀 짧은 기간을 다녔지만 새로운 환경에는 만족하고 있다. Spark로 분산 환경에서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점, 데이터만 하는 분들이 득실득실하다는 점, 내년에는 클라우드로 이전을 하게 되면서 할 수 있는 도전적인 일들이 많아질 거라는 점 등이 기대가 되고 만족스럽다. 이직 과정에서 얻게 된 연봉 상승도 돈 고민을 좀 덜고 공부와 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드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마음에 든다.
22년에는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1) 분산 환경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더 능숙하게 만들고/관리하는 법 2) 클라우드로 파이프라인을 이전하는 경험을 쌓는 것 이 두 가지를 더 경험해 나가보려고 한다.
취미활동: 러닝과 등산
재작년쯤 허리가 너무 아프게 되면서 시작한 걷기 운동으로 러닝에도 취미를 붙였었다. 아무래도 코로나 시국이라 헬스장 가긴 좀 무섭고 바깥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찾다 보니 주로 러닝, 자전거, 등산 이런 쪽으로 취미를 붙였었는데 이 운동들도 올해 그래도 꽤 한 것 같다.
인생 첫 마라톤대회였던 JTBC 러닝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JTBC 마라톤에 참여해서 10KM를 완주했다! 1시간 28분이라는 기록은 사실 그렇게 좋은 기록은 아니긴 하다. 보통 10K를 제대로 하는 사람들은 1시간 안쪽에서 기록 경쟁을 하며 뛴다고 하니까 말이다. 다만.. 인생에서 한 번에 뛰어본 게 5~7km 이상으로 뛰어본 적이 없었는데 이날 어떻게든 뛰어보겠다고 완주까지 한 게 스스로가 뿌듯하다.. 저거 뛰고 한 한 달 동안은 무릎 아파서 잘 걷지도 못했다. 운동 안 하는 직장인의 한계란...
올 한 해 도움을 많이 받았던 나만의 러닝 코치도 소개해본다.
나만의 비밀 코치 유튜버 지니 코치님
썸네일만 보면 나와 같은 런린이 같은 포스를 풍기시지만 알고 보면 전직 육상 전문 선수 출신이신 유튜버 지니 코치님이다. 동기부여도 많이 해주시고 제대로 달리는 법 등등을 알려주셔서 혼자 달리는 한 해였지만 누군가와 같이 달리는 느낌을 받으며 러닝을 해올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내 관계랄까 소속감이랄까 이런 것들 전부 다 비대면 온라인화가 되어가는 것 같다. 공부 소속감은 글또에서 러닝은 유튜버에게서... 이런 말을 외쳐보겠다 "오히려 좋아"
오래오래 돈 벌고 일하려면 건강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겨서 운동은 22년에도 꾸준히 지속할 예정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좀 걱정이 없어지는 때가 와준다면 히말라야 ABC로 트래킹도 꼭 가보고 싶다. 원래는 이번 이직 때 가보고 싶었지만 코로나로 죽기는 싫어서.. 제주도를 가서 한라산 백록담을 보고 온 것으로 만족했다.
정리해보면..
만족스러운 점
원하던 환경을 찾아 엔지니어로 이직에 성공한 것
운동을 조금씩 습관이 들도록 만들고 있는 것 (+10k 완주!)
강의를 출시해보고 사외 출강을 나가본 것
인생 첫 전세 계약을 해본 것
아쉬운 점
이전 회사에서 Airflow를 도입해보고 나오고 싶었는데 이직이 결정되면서 건드리지 못하고 나온 게 아쉽다.
블로그 글을 매번 "글또" 마감에 쫓겨서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퀄리티 높은 글을 작성하지 못해 아쉽다.
백준 200문제는 풀어봐야지 했었는데 이직이 결정되고 나니 동기부여가 확 떨어져서 급 마무리하게 된 것 같다.
향후에는
일단은 지금 회사에서 적응을 성공적으로 해낸다. 그 뒤에 감을 잃지 않도록 리트코드로 넘어가서 공부를 꾸준히 하기
성공적으로의 기준은?: Dropbox 엔지니어링 커리어 프레임워크 상의 IC2에 해당하는 역량 상응
링크: https://dropbox.github.io/dbx-career-framework
현 회사의 스케쥴러를 통해 기술 공부를 한다. Airflow역할을 Azkaban이 대신해주고 있는데 공부해보기
온라인 석사를 고민 중.. OMSCS를 위한 토플 공부
건강, 건강 그리고 건강. 러닝과 맨몸 운동 조합으로 건강과 외모를 챙기기
공감, 교감하는 뇌를 발달시키기: 내 MBTI상 지금까지 논리, 팩트, 효율 이런 것들 위주로 관계와 대화가 돌아갔었다고 생각하는데 좀 더 상대방에게 공감하고 교류할 수 있는 대화와 관계를 만드는 노력 해보기. 일방적인 관계가 아닌 양방향의 관계 지향하기
스스로 괴롭히지 말기: 적어도 나는 내 편이 되어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