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돈내산 워케이션 장소 추천
평소 놀러 가는 여행도 물론 좋아하지만 집중하기 좋은 공간이 갖추어진 곳에 가서 워케이션 하는 것도 즐기는 편이다. 워케이션을 가면 주로 본업 때문에 미뤄두었던 평소에 못 썼던 글도 쓰고 사이드로 진행하는 작업들을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어서 좋기 때문이다.
올 한 해 못썼던 휴가를 연말에 몰아서 쓰면서 시간이 생겼고 평소 궁금했던 워케이션 장소인 맹그로브 고성을 가기로 결심했다. 이번 방문 목표는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서버 배포 작업을 마무리하기. 좀 더 길게 예약하고 싶었는데, 연말이라 그런지 이미 일정이 다 잡혀있어서 좀 아쉽지만 1박 2일 일정으로 예약하고 하루는 속초에서 1박을 예약(회사 패키지 찬스)해서 전체 2박 3일 일정으로 잡았다.
https://mangrove.city/locations/goseong/
만약 예약을 고민중이라면, 맹그로브 멤버십에 가입하면 20% 추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꼭 받아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고성에 도착해서야 그런 혜택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고성까지는 서울에서 차로 출발하면 막히지 않으면 2-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가서 만나본 분들 얘기를 종합해 보면 길이 막히면 4시간도 걸리고, 내 경우도 휴게소를 자주 들르는 편이기 때문에 실제 걸린 시간은 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가급적 막히는 시간을 피해서 약 4시간 정도 잡고 이동하면 얼추 맞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1박 2일의 짧은 일정임을 고려해 봐도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
일단 집중해서 일하기 좋았다. 고성이 다른 강원도 동쪽 도시들과 다르게 놀 거리가 적은 편인 것 같은데 워케이션 측면에서는 이것도 장점인 듯하다. 주변에 놀거리가 적다 보니 고민 없이 1층 오피스에서 개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기간은 1박 2일은 조금 아쉽고 최소 2 연박은 해야 장점이 극대화될 것 같긴 하다. 물론 가능하다면 한 1주일 있고 싶은 마음이다. 아침에 눈뜨고 내려오자마자 일할 장소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장소가 동해바다가 보이는 장소라는 것이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매력적인 포인트였던 것 같다. 팀 단위로 와서 집중해서 한 번에 끝내야 하는 것들이 있으면 집중하기 좋을 것 같았다.
이외에도 맹그로브 고성점은 겨울 바다 뷰 하나만으로도 갈 이유는 충분한 곳이었다. 내가 갔던 시기 날씨가 영하 10도를 밑돌던 때였는데 (차에 두고 내린 커피가 다음날 얼어있었다) 덕분인지 바람이 더 세게 불어 파도가 평소보다 더 높게 치고 있어서 좀 더 멋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앞에는 동해바다, 뒤를 보면 눈 내린 설산뷰를 보며 힐링하고 일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1층 오피스 공간이 자리 나 크기가 살짝 더 넉넉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는 자리가 6석 정도로 제한되어있다 보니 선착순 경쟁에서 밀리면 노트북 데스크 쪽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맹그로브 고성에서는 단순히 작업을 위한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커뮤니티 이벤트들도 같이 제공하고 있었다. 내가 머물던 중에는 스탠딩커피라는 일정이 잡혀있었는데, 맹그로브 직원분께서 직접 속초에서 공수해 온 원두로 눈앞에서 커피를 내려주시는 시간이었다. 여기에는 어떻게 방문했는지도 물어봐 주셔서 짧은 대화도 나누고 파도가 더 높게 친다는 이야기도 듣고 동해바다를 바라보면서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숙소의 경우도 선택의 폭이 다른 워케이션 장소에 비해 넓은 편이었다. 나의 워케이션 이력은 생각보다 다양한데.. 대학생 때 발리로 혼자서 워케이션을 가보기도 했고 최근에는 제주도나 서울 내의 작업공간을 찾아서 다녀보기도 했었다. 이렇게 혼자 방문하는 경우 보통 방 하나를 통으로 빌리기에는 비용의 부담이 있는데, 도미토리를 빌릴 경우 비용을 절약하면서도 워케이션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나는 4인실에 묵었다.)
아무래도 다인실의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같이 방을 쓰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오는 불안감과 예상치 못한 소음등이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도 우려한 것보다는 괜찮았던 것 같다. 혹시 모를 소음을 대비해서 각 층마다 이어 플러그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었고 같이 숙소를 쓰는 분들도 매너 있는 분들이었기 때문이다. 같은 방에서 묵었던 분과 같이 점심도 하게 되었는데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개발일을 하시는 분이어서 대화를 하며 여러 가지 부분에서 공감대를 느끼기도 했다. 아무래도 워케이션은 휴가라고는 하지만 작업을 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보니 이미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경험한 분들이 오는 만큼 불특정 다수가 오는 일반 게스트하우스보다는 좀 더 사회생활을 경험한 분들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내년에는 분기마다 한 번씩 가고 싶을 만큼 좋았던 시간이었다. 방해받지 않고 목표했던 서버 배포도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고 미뤘던 글도 1편을 작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집중해서 무언가를 끝내고 싶다면 맹그로브 고성 방문을 추천한다.
P.S
이번 여행 테마곡
(윤석철트리오 - 바다가 들린다)
https://youtu.be/DYuWQlmTW34?si=uf7jdFR4aNvNCnVs
1 - 맹그로브 관련 기사
https://biz.chosun.com/real_estate/real_estate_general/2023/12/10/MGKTQ46E4NCW5LR3CFQMH3G2MM/
2 - 폴인 유료 아티클
https://www.folin.co/article/5669
맹그로브 고성의 위치를 잡는 부분에서 탑다운으로 내려오는 부분이나 가설을 설정하고 시도하는 부분 등에서 스타트업스러운 의사결정 과정들이 조금씩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