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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Mar 05. 2024

2023년 회고

플젝하고 책 쓰고 작은 서비스 만들고 미국 여행 갔다 오고 이사한 이야기


23년도를 커리어, 사이드 프로젝트, 인생으로 나누어서 회고해보았습니다. (22년 회고)





커리어: 슬럼프 & 극복


① 작년 목표 달성은 어땠지?


작년 목표는 드랍박스 엔지니어링 커리어 프레임워크 IC3였는데 그래도 이 목표에 많이 가까워진 23년이었다. 개발자로 전환하고 큰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회사에서 투입되어 진행해야 해서 업무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작년 회고시에 목표로 잡았던 드랍박스 엔지니어링 커리어 프레임워크 IC3 설명


 IC3 기준을 설명할 때 '독립적'으로 개발 업무 수행이 가능한지에 대한 기준이 많이 나오는데 작년 한 해에는 이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경험들을 떠올려 보면,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프로젝트에서 담당했던 영역 개발 및 검증 후 운영 투입까지 독립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도 했고, 블프 행사 진행 시 데이터 파이프라인 제공 방식을 타 팀과 협의하여 독립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돌아보니 작년에 아쉬웠던 작업 계획을 잡는 부분들이나 작업 속도와 퀄리티 부분에서 스스로도 많은 부분들이 개선되고 성장한 것이 느껴져서 그 부분은 감사하고 기쁜 부분이다.

 아쉬운 점을 꼽아본다면 스스로 필요한 부분을 인식해서 개발까지 이어진 Task가 많진 않았던 것 같아서 아쉽다. 아무래도 한 해 내내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정해진 마일스톤 내에서 움직이다 보니 탑다운으로 할당된 업무만 쳐내는 데에도 리소스가 많이 부족하다 보니 자체적으로 Task를 만들어낼 여유가 없었던 것이 컸다.

 이런 부분이 조직의 규모에서 오는 구조적인 부분 때문도 있겠지만 스스로 개선해야 하는 부분을 찾아서 진행하려는 노력 때문일 수도 있다. 이런 부분은 올 해에는 좀 더 주의 깊게 관찰해보려 한다. 스스로 운전대를 잡고 있어야 좀 더 주체적인 성장이 가능한데 특정 부분에 국한되어서만 성장하고 있진 않은지 한 번쯤은 돌아보게 된다.



② 조직 생활에 대한 생각


 개발 외적으로 조직 생활이라는 차원에서 여러 가지 고민이 들었던 한 해 이기도 하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심리 유형 중 하나로 나르시시스트라는 유형을 알게 되었다. 회사에서 이런 나르시시스트형 인간이 주도하는 사람들에 대한 의도적 깎아내리기와 가스라이팅 등 안 좋은 얘기가 돌았던 것을 알게 되기도 하면서 팀 내에 심리적 안정감이 낮다 보니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었었다.

여름쯤 번아웃을 겪었다. 좀 쉴까 하던 차에 고등학교 평생지기 친구가 해줬던 조언이  힘이 됐었다. "진짜 아닌 것 같고 정말 힘들면 언제든 쉬어도 괜찮다고, 그렇게 인생 쉽게 잘못되지 않는다. 이미 쌓아온 것들도 있고 해 왔던 습관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더라도 시간이 걸릴 뿐이지 어느 정도까지 길을 찾고 다시 올라올 수 있을 거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한번 버텨보면 지나고 보면 나중에 나한테 남는 게 많을 것 같으니 지금은 한번 버텨봤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고 보면 조직 생활을 하건 야생에서 생존 하건 항상 슬럼프는 찾아올 텐데 그때마다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마치 헬스를 하면서 근량을 키우는 것처럼 이런 버티는 힘도 경험을 통해 키워나갈 수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고 지금 방향성이 잘못된 게 아니라면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다.

그냥 누가 뭐라 하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내 일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실력을 올리는 데에만 집중했었던 게 주요했던 것 같다. 자연스럽게 평판도 다시 올라왔고 안정감을 많이 되찾을 수 있었다.

일단 다시 돌아간다면, 이런 유형과는 처음부터 거리를 두고 사무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그리고 그들이 하는 말은 열등감에서 나온다는 것을 기억할 생각이다. (새로운 인간 유형에 대한 면역력을 쌓았다?)

한편으로는 조직 생활 자체를 돌아보게 되기도 했는데, 조직 생활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잘 맞는 사람들만 만나서 일할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조직 생활을 피할 수 없다면 이번처럼 관계에서의 이슈가 있어서 번아웃이 올 때에는 어떻게 할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내가 같이 일할 수 있는 동료와 환경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것 역시 중요한 자유고 이런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③ 그 외의 생각들: Chat GPT


이외에도 23년도에는 여러 가지 거시적인 사회현상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임팩트가 컸던 것은 역시 챗 GPT의 등장이었다.


데이터 개발을 하면서 챗 GPT를 사용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항상 정확한 정보나 코드만 주는 것은 아니고 거짓 정보를 전달하는 할루시네이션 이펙트는 여전히 문제 이긴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다시 GPT를 쓰지 않는 생활로는 돌아갈 수 없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나의 개발친구 GPT 수준에서 머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어디까지 발전할지 가늠이 안되어서 위기감이 들기도 했다. "직업 개발자로서 직장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같은 생각도 드는데 이런 부분들은 당장에 답이 나오는 부분은 아니니까 계속해서 관심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부분들인 것 같다.

챗GPT가 나온 지 아직 1년 정도밖에 안된 것을 생각해 보면 짧은 시간 내에 정말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다.




사이드 프로젝트


 개인관심사 역시 데이터와 개발 실력이다 보니 사이드 프로젝트를 혼자서 진행하면서 보낸 시간이 많았다. 아무래도 본업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사이드로 하고 싶었던 것들에 생각했던 만큼 시간을 쓰지는 못했던 한 해였다. 그런 와중에도 의미 있게 쌓였던 베이비 스텝들을 정리했다.



① 지식 공유 활동: SQL 도서 집필 & 인프런 연말 네트워크 파티


책을 쓰는 일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 같다. 작년 초쯤 출판사에 초고를 넘기면서 한 고비 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여러 번의 퇴고 과정과 추가 집필 과정이 일단락될 때 쯤되니 여름이 끝났었다.

내용이 일단락 뒤에도 여러 가지 과정이 남아있었다. 조판을 거치고, 내용을 한번 더 검토하고 책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보는 등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치고 도움을 받아야만 세상의 빛을 본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집필뿐만 아니라 지식을 공유하는 일은 늘 신기한 것 같다.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내용들을 설명하려고 정리하다 보면 오히려 가장 도움을 받는 것은 늘 자기 자신이다. 초고를 한번 쓰면서 정리가 되었었고, 피드백을 받고 퇴고를 하면서 다시 한번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이 더 깊어지고 정리가 되는 경험이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여러 이유로 지식 공유 활동을 작년에는 거의 하지 못했는데 개인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지식 공유 활동을 여러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연말에는 인프런에서 진행한 네트워크 파티에 초대받아서 참여했다!



인프런을 통해 여러 강의를 수강하는 것을 즐기는 편이기도 해서 갔더니 평소에 많이 보던 닉네임의 지식공유자 분들을 보고 내적 친밀감이 들었다. (다 아는 사람들이구만)

특히 2부 순서에서 김영한 님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2-30분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는데 별 다른 특별한 대화를 나눈 것은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다. 영한님의 네트워크 강의를 이전 직장 다닐 때 버스에서 계속해서 돌려가며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실제 목소리를 들으니 연예인 보는 기분이었다.

 강의 촬영뿐만 아니라 도서 집필을 하고 있거나, 이미 한 분들을 한 자리에서 이렇게 많이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았는데 그러다 보니 대화가 매우 밀도 높아서 좋았던 시간이었다.

인프런 사무실에 직접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판교가 한눈에 보이는 뷰가 매우 예뻤다. 아쉽게도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 때문에 곧 사무실을 옮긴다고 들어서 나도 같이 아쉬웠다.



② 스몰 메이커되기: 부동산 데이터 기반 서비스 만들어보기


작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부동산인데, 서울에서 살고 있는 한 부동산이라는 주제는 누구나 피해 갈 수 없는 주제인 것 같다.

한창 코로나가 유행할 때는 집값이 폭등하더니 요즘은 전세 사기 소식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온다. 심지어는 지인 중 한 분은 실제로 전세사기 피해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부동산 정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주제가 되어버렸다. 남의 집에 사는 사람이건, 내 집에 사는 사람이건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회사에서 데이터 개발만 하다 보니 사이드로는 작은 서비스를 만들어볼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는데 집필이 일단락되고 나서는 Django를 사용해서 웹에서 가져온 부동산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을 조금씩 베이비 스텝으로 진행해보고 있다.

Django의 경우는 어디서 배웠던 적이 없다 보니 구글링을 열심히 하면서 적용하는데 삽질 좀 많이 했다. 아무래도 여기저기 있는 블로그들을 참고하는 수준이다 보니 돌아는 가더라도 이게 과연 베스트 프랙티스인지.. 권장하는 컨벤션이 무엇인지 등을 물어볼 수가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아무래도 혼자서 진행하는 사이드 플젝의 한계인 것 같기도)

로컬에서 개발하는 것은 그래도 어떻게 만들었고 문제는 배포였는데 예전 직장 동료인 이누가 도와준 덕분에 같이 작업하면서 도커로 말아서 AWS EC2 서버에 띄우는 데 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배포 작업기)

연말에 시간이 생겨서 맹그로브 고성에 갔다 왔는데 이건 예전에 남긴 글이 있어서 해당 글을 링크한다. (맹그로브 고성 방문기) 집중해서 뭔가 마무리하고 싶을 때 가면 시간과 정신의 방처럼 도둑맞은 집중력을 되찾을 수 있는 좋은 공간이다.

현업에서는 데이터를 배치로 제공하는 부분까지만 담당을 했었는데 실제로 데이터를 가지고 화면에 뿌려보니 또 다른 재미도 있고 서비스 흐름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도 좀 더 높아지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은 좋았다.


이번에 사이드 프로젝트 관련 회고를 하면서 한정수 님의 아래 회고 글을 많이 참고했다.

https://www.integer.blog/2023/?ref=linkedin.com


정수님은 2022 인프콘 때 오프라인 발표 세션 때 직접 발표를 들으며 알게 되었는데, 특히 이번 23년도 회고 글은 평소 내가 하던 생각들과도 많은 부분이 비슷해서 생각 정리에 도움이 되었다. 내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정리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정수님의 언어로 명확하고 짧은 글로 잘 정리가 되어있다.

사이드 플젝에서의 내 지향점도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일단은 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스몰 서비스를 만드는 메이커를 지향해 봐야겠다.





개인적으로 (인생 파트)



① 여행


코로나만 없었다면 아주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시간을 보내며 쉬다가 돌아왔다.


작년 말 기준 샌프란시스코는 사실 그렇게 추천할만한 여행지는 아니었다. 티켓팅을 하고 나서 정확히 다음날 슈카월드 유튜브에 샌프란시스코의 몰락에 대해 다룬 영상이 올라왔었고, 여기저기 검색을 해봐도 샌프란시스코의 마약, 절도 범죄에 대한 기사가 쉽게 눈에 뜨였기 때문이다.

고민은 됐지만, "지금이 아니면 언제?"라는 질문을 해보니 가지 않을 수가 없었고 결론적으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캘리포니아 특유의 온화한 날씨와 바닷가 풍경은 힐링하기에 충분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사우스 베이 쪽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해서 스탠퍼드와 여러 빅테크 기업이 있는 지역을 방문한 시간도 좋았던 시간이었다.


공원에서 바라본 페인티드 레이디스



연초에는 프로젝트 중이었지만 시간을 쪼개서 가족 여행으로 베트남 다낭을 갔다 왔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갈수록 적어지고 있는데 최근 몇 년간 일에 많은 시간을 썼던 만큼 더 소중한 시간이어서 기억에 남았다.

가족 여행이었던 만큼 트러블이 생길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고 싶었는데, 다낭은 거기에 알맞은 선택지였다. 다낭 시내에서 영어로 주문을 하면 한국어로 받아준다(!) 다낭의 필수 투어코스 중 하나는 다낭에 위치한 롯데마트인데 이를 통해 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로 말하는 경기도 다낭시라는 칭호가 전혀 과장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회고를 하면서 내가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는데 일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큰 변화는 어렵겠지만 24년에는 가족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시간을 좀 더 할애하면 어떨까 싶다.

가족 여행의 시작은 풀빌라로



   

투룸으로 이사


계약 만기가 도래해서 원룸에서 투룸으로 넓히기로 결정하고 이사를 진행했다.


방을 하나 더 넓히는 게 개인적으로는 큰 결정이었는데, 한번 넓혀서 이사하기 시작하면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투룸으로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작업 공간과 쉬는 공간을 꼭 분리하고 싶어서였다. 지난 2년간 원룸 오피스텔에서 재택을 하면서 쉬는 공간과 작업 공간이 분리되지 않아서 휴식과 일이 분리되지 않았던 게 아쉬웠기 때문이다.

예전에 살았던 오피스텔은 꽤 연식이 있던 오피스텔이었는데 나갈 때쯤에는 퇴근하고 저녁 늦게 집에 들어가면 관짝에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었던 것 같다.

작업 공간이 나에게는 너무 중요해져서 포기할 수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두 공간을 분리한 것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서 만족 중이다.



③ 운동


운동은 러닝을 계속해서 놓지 않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22년도에 러닝을 시작했는데 23년에 했던 건강검진에서 22년보다 모든 수치가 다 좋아졌다. 이렇게 눈으로 직접 러닝의 이로움을 확인하니 더 동기부여가 됐다.

작년은 여전히 바쁘고 정신없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불러주는 올리뱅 크루 사람들과 대회들 덕분에 가까스로 체력과 정신력을 지킬 수 있었다.

10KM 대회에도 꽤 많이 참여했다. (아마 5회 이상) 22년도에 첫 오프라인 10KM를 뛰면서 10KM를 과연 뛸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던 것을 떠올려보면 이제 10KM는 그래도 뛸만한 거리가 된 것 같다. (이게 머슬메모리의 힘인가 싶다.) 러닝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해서 루틴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정리해 보면


23년을 전체적으로 돌아보면 일에 포커스가 많이 맞추어져 있었던 것을 느낀다. 연차가 더 쌓이기 전에 실력을 키우고 싶었던 생각이 컸던 만큼 큰 후회는 없지만 인간관계(가족, 친구) 등과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한 점을 24년도에는 좀 더 개선해보고 싶다.

운동은 계속할 예정. 헬스를 좀 더 섞어서 무산소 운동도 같이하면 더 좋을 것 같다.

우선순위를 관리해서 우선순위가 낮은 일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연습을 하자.



P.S 23년 닳고 닳도록 들은 플리

https://www.youtube.com/watch?v=1P44a-AvCXw&t=967s

윤석철 아티스트가 실제 작업할 때 듣는 음악들로 구성된 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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