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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Jun 23. 2024

#11 퇴고를 시작하지

<기획자의 SQL> 출간기 (3/4)

이전 이야기: <기획자의 SQL> 출간기 (2/4)



 가을쯤 시작했던 본 원고 작업은 해를 넘기고 설 연휴가 다가올 즈음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는데, 그쯤 에디터님으로부터 중간 점검을 해보자는 메일을 한통 받았다. 본문이 어느 정도 완료되었으니 이제 거의 마무리단계구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는 사실을 이때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퇴고 피드백받은 이야기


 늘 작업하던 카페 웍소베러에서 에디터님을 만나 지금까지 작성한 초안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 논의했다. 초안에 드러난 책의 장점은 초심자도 쉽게 SQL을 배울 수 있는 도서라는 평이었다. 쉽게 익힐 수 있는 부분을 초반에 배치하고, 데이터를 보기 위해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생략한 부분에서 기존의 개발자향 SQL 도서에 비해 빠른 학습이 가능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다만, 현재 시중에도 쉽게 SQL을 배우는 부분 자체에 대한 책은 어느 정도 나와있으며 기획자/PM 등 타 직군에게 차별점을 둘 수 있는 부분이 무엇 일지에 대해 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즉, 비개발자 입장에서 SQL을 다룰 때 2가지 관문이 등장하는데 1번째 관문인 "코딩 자체의 생소함에서 오는 어려움"은 해결할 수 있는 만큼 내용이 구현되었으나, 2번째 관문인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방향성에 대한 어려움"을 더 해소할 수 있는 내용의 필요성으로 정리되었다.


 차별점 즉,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내용에 대해서는 에디터님에게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 내 개인적인 경험들로 대답을 했지만 스스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다. 집필 당시에는 이미 데이터 엔지니어로 전직해서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과거 경험이 현재에도 유효한지에 대한 부분에 대한 확신을 얻고 싶었다. 피드백에 대한 정답을 내리기 위해 내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데이터에 정답을 묻기로 했다.



 피드백 논의 사항 중 현재 다른 기업에서도 유효한지 궁금했던 부분들은 다음과 같다.

기업에서 데이터 권한을 비개발직군에 열어주고자 하는 흐름이 다른 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는가?

SQL을 학습하려고 했을 때 코딩 자체에서 어려운 부분은?

실무에서 SQL을 다루고자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비개발자 입장에서 SQL 콘텐츠에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질문을 위와 같이 정리했고, 위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확인하기 위해 인프런 내의 수강생 분들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했다.




서베이 내용 요약: Finding & Learning


당시 진행했던 서베이 안내문구


 당시 수강생 분들 852명 대상으로 위와 같이 구글 폼으로 서베이를 작성해서 발송드렸고, 약 20분(응답률 2.3%)이 응답을 보내주셨다. 수강생 분들은 정확하지 않지만 취업준비생 분들 보다는 대부분 실제 현업에서 니즈를 느끼고 수강한 분들로 보였다.


 서베이 내용은 요약해서 아래와 같이 보냈다.

설문 중간 집계 결과를 공유드려요.
이제 어느 정도 주요 의견들은 일치를 보이는 부분도 있고, 중간중간 흥미로운 내용들도 보여서 중간집계 해본 결과 공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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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집계 응답 결과를 몇 가지로 요약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수강생의 상황
1. 취준생보다 실무에 재직 중인 사람들이 SQL 학습에 대한 니즈를 더 느끼고 있었다.
2. SQL 학습 니즈는 IT업계(50%)의 직장인이 가장 많았으며, 금융업(25%)이 그다음을 차지했다.
3. 직군별로는 마케터, PM/기획자 순서로 많았으며 이들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58.3%)

# SQL 학습의 Painpoint
1. SQL 학습 동기의 발현은 다양한 실무 상황에서 모두 나타났다. (데이터 요청 시의 한계, 회사 분위기, 실무시 직접 분석 원함)
2. 재직자들에게는 SQL 작성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54%) 뒤로는 회사 내의 데이터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27%)
3. 재직자 중 SQL 작성 자체가 부담된 경우, 문법 중에서는 JOIN에 대한 어려움이 가장 많았다. (75%)
4. 취준생은 SQL을 연습할 수 있는 환경을 찾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40%) , 그다음으로는 재직자와 동일하게 SQL 작성자체가 어렵다(30%)고 응답했다.
5. 취준생도 JOIN이 가장 어렵다(46%)고 답했으나, SUB QUERY에 대한 어려움도 (38.5%) 응답에 2번째로 많이 보였다.


 서베이 내용을 토대로 처음 가졌던 질문 사항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기업에서 데이터 권한을 비개발직군에 열어주고자 하는 흐름이 다른 기업에서도 이어지고 있는가?

 그렇다. 정확한 재직회사를 파악하기에는 어려웠으나, 이메일 도메인 등으로 미루어보아 여러 IT 베이스 기업들에서 실제로 데이터를 추출해야 하는 회사 분위기에 대해서 언급해주고 계셨다.


SQL을 학습하려고 했을 때 코딩 자체에서 어려운 부분은?

 예상대로 JOIN을 가장 어려워하고 계셨다. 이전에 인프런 내에서 제공하는 강의당 수강률 그래프를 통해서도 파악했던 내용이었는데, JOIN이 등장하는 지점에서 수강생의 이탈률이 도드라져 보였었던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이었다. (이전글: #7.어떻게 완강률을 높일 수 있을까?)


실무에서 SQL을 다루고자 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데이터 스키마 파악이 가장 어려운 것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여주셨다. 일단 이 부분에서 어려움을 토로하시는 분들은 1단계 관문은 넘으신 분들이다. 즉, SQL학습의 관문을 넘어서 어느 정도 코딩 자체에는 익숙해져 가는 단계의 분들이 신데 그 이후 실제로 원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찾아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보였다.


비개발자 입장에서 SQL 콘텐츠에 바라는 부분이 있다면?

 1단계 관문과 2단계 관문을 해소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해소하기를 원하고 계셨다. 즉, 쉽게 차근차근 접근하는 강의 콘텐츠에 대한 니즈를 비춰주셨고, 그 이후에는 실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다양한 사례와 여러 가지 쿼리를 훈련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에 대한 기대감을 적어주셨다.


 정리하자면, 이미 실무에서 SQL을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기 때문에) 당장 활용할 수 있도록 빠르고 쉽고 단계적으로 SQL을 배울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고 그 이후 단계에서는 실제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사례와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퇴고를 진행해야겠다고 결정하였다.




에필로그 초안: 나가지 못한 글


 이후 퇴고 과정 자체는 꽤 오래도록 이어졌다. 에디터님과 피드백을 한번 교환하는 과정을 1교라고 불렀는데, 총 4교를 진행하며 위에서 정한 방향성을 적용하여 다듬어 나갔다.


 그중에서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글들도 있었는데, 에필로그 초안이 그 글 중 하나였다. 학생 시절에 개인적으로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만화인 "바람의 검심"에 나오는 캐릭터를 통해 SQL이 나에게 가지는 의미를 풀어보려 했던 글이었는데 아쉽게도 해당 만화 작가 불미스러운 일이 드러나서 해당 작화의 캐릭터를 언급하는 게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에디터님의 의견이었다. 그런 일이 있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에 알고 난 뒤에는 나도 당연히 동의를 하고 에필로그를 새로 작성했다.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만약 작가와 별개로 해당 캐릭터만 놓고 글을 봐주실 수 있다면 아래의 에필로그 초안도 재미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 에필로그

 SQL에 대한 얘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잠시 제가 좋아하는 만화 얘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학생 때 즐겨보던 만화 중 바람의 검심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역사상 일본 막부 시대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검사들의 이야기인데 그 속에는 사이토라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여러 가지 화려한 기술들로 치장한 다른 주인공들과는 다르게 사이토는 ‘아돌'이라는 딱 하나의 기술만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아돌'은 기술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만큼 단순한 수평 찌르기 기술입니다. 여러 개의 기술을 연마하고 눈길을 사로잡는 다른 캐릭터들과 다르게, 사이토는 다른 기술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아돌' 하나만을 수 없이 반복해서 훈련했던 사실 좀 재미없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게 수련한 ‘아돌'은 혼란한 시대를 돌파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사이토의 생존기가 되어줍니다. 단순한 찌르기 기술이지만, 끊임없이 ‘아돌' 하나만을 수련한 덕분에 알고도 막기 힘든 필살기가 된 것이죠. 혼란했던 시대에서 자기만의 신념을 지키며 기술 하나만으로 끝까지 살아나가는 모습을 작품 속에서 보여줍니다.

 SQL 얘기를 마무리하기 전에 어렸을 적 봤던 만화 속 기술 얘기를 꺼낸 이유는 SQL과 ‘아돌'이 닮았기 때문입니다. 책에서 보았듯이 SQL은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들과 비교한다면 그리 화려한 기술은 아닙니다. 멋진 화면을 만들어주는 기술도 없고, 복잡한 알고리즘이나 모델을 만드는 기술도 아니니까요.

 하지만, SQL은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의 아주 기본적이지만 핵심적인 모든 내용을 담고 있는 언어입니다. 행과 열이라는 형태를 가진 데이터를 다루기 위한 개념이 언어 속에 모두 녹아있기 때문에 반복해서 학습해 둔다면 추후 어떤 언어로 데이터를 다루더라도 기본적인 데이터 핸들링에 대한 이해를 제공해 줄 것입니다. 또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베이스 생태계에서 긴 생명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언어인 만큼 한번 익힌 SQL 실력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기획자의 SQL> 출간기 (4/4)에서 계속





<기획자의 SQL> 예약판매 링크: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3474520


에필로그 노동요 :

https://www.youtube.com/watch?v=EQRqXvEV-6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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