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은 켜켜이 쌓여간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이 당연한 사실을 몰랐다.
와인을 잘 몰라도, 이 와인 저 와인을 마셔보면 자기만의 와인에 대한 기준이 생긴다. 사진을 잘 몰라도 이 사진기 저 사진기를 만져가며 찍어 가다 보면 그 차이에 대해서 알게 된다. 음악도 마찬가지이고, 영화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가끔 자기만의 취향이 확고한, 여러 해에 걸쳐서 그 취향을 쌓아온 사람들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깊이에 놀랄 때가 있다. 마치 나무의 나이테와 같아서 오랜 시간에 걸쳐 형성된 것 같다는 인상을 받는다. 취향도 관심을 주고 아껴줘야 한다. 물을 주어야 무럭무럭 자라는 나무처럼 개인의 취향도 그렇다.
그러면 나는 내게 있는 시간 동안 어떤 취향을 내 나이테에 새겨 가볼까. 취향의 차이와 깊이가 우월을 나누는 기준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취향을 어떻게 쌓을지가 고민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