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릉이 2주만에 세번의 이용권 구매. 2시간 180일권 이용자가 되다.
주린이, 부린이 요즘 린이가 유행이다.
주식의 초보는 주린이, 부동산 초보는 부린이, 요리 초보는 요린이, 코인 초보는 코린이 등등. 사실 언제 부터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게 요즈음 무슨무슨 린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어린이의 린이에다 앞에 한 글자를 붙인것이다. 어린이를 혐오하는 표현이라는 일부의 주장도 있어 다소 조심스럽지만, 따릉이를 처음 시작하는 나는 어찌보면 따린이다.
8월13일 한양대역에서 처음 따릉이를 탄지 꼭 2주일이 되었다.
처음 1시간 이용권, 그리고 바로 그 다음날 180일 1시간 이용권을 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 환불하고 2시간 180일 이용권으로 갈아탔다. 2주일 만에 이용권을 세번이나 산 셈이 되었다. 그만큼 나는 따릉이에 푹 빠졌다.
전도사가 되겠다. 따릉이 전도사 말이다.
전도사란 신학대학을 나오고 아직 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경우의 직분이기도 하나, 뭔가 새로운 것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는 의미에서 도맞는 표현인 듯 하다. 좋은 것을 나만 알고 있기에는 웬지 모르게 미안한 마음도 든다. 특히, 이렇게 가성비가 좋고 행복을 가져오는 것은 말이다.
날씨도 이제 저녁이 되면 좀 선선해 지고, 요 며칠은 비도 오락가락 하느라 그리 덥지 않았다.
회사를 나와 바로 앞 따릉이 대여소에서 따릉이를 대여한다. 이제 자전거 고르는 요령도 좀 생겼다. 처음엔 타이어도 새거에 별로 흠이 없는 새 자전거를 골랐다면, 이제는 가급적 오래된 모델을 고른다. 무게도 그렇고 오래되어서 그런지 더 잘 나간다. 뻑뻑하지 않다.
잠실에서 왕십리까지 오는 길에는 정말 멋진 곳을 지난다.
바로 뚝섬유원지 윈드서핑장이다. 중년의 친구들과 취미 찾기를 숙제로 남기고 헤어진 것이 두어달 된다. 그동안 나는 따릉이 자전거 타기를 하나 개발했다. 남들은 몇백만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즐긴다지만, 나는 퇴근길 따릉이가 그 무엇보다 더 상쾌하다. 행복하다.
따릉이를 타고 오늘 길에 오늘도 윈드서핑장을 지나며 사진 몇 컷을 더 찍는다.
취미 후보를 하나 더 찾았다. 다섯개를 찾을 생각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번갈아 할 취미를 말이다. 구릿빛에 건강한 사람들이 여유있게 담소를 나누며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듯 하다. 남태평양이나 가야 찾을 법한 사람들을 한강 둔치에서 발견한다. 자전거로 20여분 거리만 나왔을 뿐인데, 이렇게 새로운 세상이 있다니! 믿겨지질 않는다.
따릉이가 아니면 만날 수 없었던 서울의 늦은 오후.
따릉이 전도사가 되어 이 상쾌한 저녁 바람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다. 서울시에 건의해야 겠다. 아니? 혹시 벌써 있는거 아닐까. 따릉이 전도사말이다. 검색해 보니 자칭 전도사들이 여럿있다. 모두들 나와 같은 마음 아닐까 생각한다.
"따릉이 전도사가 말씀드립니다.
여러분도 바로 천원으로 집근처 따릉이를 시도해 보세요.
새로운 세상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