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의 과도한 보고가 만연한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엄청난 양의 보고서는 생산성을 저해하는 반면 효과적인 의사 결정에 기여하지 못합니다. 더욱이 이러한 보고서의 형식적인 특성은 진정한 의사소통을 방해합니다. 폰트나 도형색깔 고르느라 시간을 보내기도 하죠.
얼마 전 모 대기업의 팀장급 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하는데요. 대기업의 심각한 보고문화가 직접적인 원인이지 않나 조심스레 추측해 봅니다. 임원들은 어떤 사안이 나오면 먼저 보고를 받기를 원합니다. 보고를 하다보면, 임원들에게 의사결정을 받는다기 보다는 사안에 대해서 공부를 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한사람 공부시키려 열댓명이 주루루 앉아서 자기와 상관없는 이야기들을 듣습니다.
이러한 불필요한 보고 문화가 우리 한국 대기업에서 발전한 데는 수많은 요인이 있을 겁니다.
첫째, 한국의 대기업은 상급자가 부하 직원에게 보고를 기대하는 위계적 조직구조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왜 아래직원은 윗사람이 지시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군말않고 보고를 해야 하지요? 그런 역할과 책임은 어디에서 오는건가요?
둘째, 이러한 대기업들은 성과 중심의 문화를 가지고 있어 직원들이 업무 성과를 상사에게 보고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느끼게 합니다. 사실, 실제 업무성과 보다 보고를 잘하는 사람이 평가를 더 잘 받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한국의 대기업들은 보고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경향이 있어 직원들이 보고를 통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도록 유도합니다. 문제는 많은 경우 윗사람이 빠른 의사결정을 하지 않죠. 보고를 하면 또 다른 보고가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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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보고 문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합니다.
첫째, 직원들이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투자해야 하므로 작업 흐름에 지장을 주어 실제 업무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둘째, 보고서의 질이 낮아 효과적인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지지 않고 형식적으로 보고가 이루어짐으로써 진정한 소통을 저해합니다.
경영진들도 이런 문제를 알고 있지요.
우리회사의 경우도 년초에 보고문화, 회의문화 개선을 위해 회의는 1시간 이내로 정하고, 보고는 최소화하는 방침을 내렸습니다. 지금은요? 실적이 쪼이니 예전보다 더 많은 회의가 생겼지요. 심지어는 월간 실적을 미리 예상해야 하니, 중순 즈음에 미리 월말 예상 실적을 보고하라 합니다. 그리고, 월초가 되면 어떤가요? 2주전에 전망한 것과 실제 실적과의 차이에 대해서 다시 보고를 합니다. 정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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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필요한 보고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첫째,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이 중요합니다. 상사는 보고를 요구하기 전에 부하의 의견을 먼저 들어야 합니다. 두꺼운 보고서가 필요한 이슈인지 사전에 판단을 해야 합니다.
둘째, 성과 중심의 문화를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여전히 회사의 KPI 평가체계가 매우 모호한 것이 사실입니다. 직원들은 자신의 성과만을 보고하기보다 실제 업무에 집중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의사 결정을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원들은 보고서를 통해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기보다는 업무에 집중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보고 문화는 국내 대기업의 생산성과 효율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고, 성과 중심의 문화를 강화하며, 보고만으로 판단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리더들이 바뀌어야 하죠. 쉽지는 않겠지만, 조금씩 바뀌고 있기를 소망합니다. 바뀌고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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