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중심으로 친구를 맺어 온 어린 시절과 달리 어른이 되어 만난 친구의 우정은 결이 비슷한 가치관을 통해 피어난다. 그래서 어른의 우정은 저절로 생기지 않고, 나이가 들수록 친구를 사귀기가 어렵다.
처음 만남부터 아이가 주체라는 생각보다는 이제 막 [엄마]가 된 우리의 고민을 나누고,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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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출산 커뮤니티에서 연을 맺은 두 사람은 서른 즈음에 만나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 남다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나의 가치관을 찾는다
"우린 삶의 지향점이 비슷한 것 같아요. 특정한 가치나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안에서 연을 맺었고, 특히나 [자연 출산]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그 가치관을 공유하고 실천하거든요. 그래서 어렸을 때 만난 친구와는 다른, 가족 대 가족이 함께 하는 느낌이 들죠. 덕분에 서로를 공감할 수 있는 주제나 소재가 끊이질 않지만, 그 주체는 어디까지나 [나]이고요. 지금까지는 [엄마]로서 출산과 양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면, 요즘은 온전한 [나]로서 인생 후반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있어요."
반갑고 편안한 옛 친구도 돌아서면 공허할 때가 있다. 옛날 이야기만 되풀이하며 현재의 삶에선 공감대를 느끼지 못한다면 지나 온 세월의 경험과 생각에 점을 찍고, 그것을 연결하여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못한 까닭이다.
그 이야기가 바로, 나의 가치관이다.
#서로의 가치관을 교류하고 존중한다.
"[자연 출산]이라고 하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만 할 것 같지만, 저희는 그 반대였던 것 같아요. 처음 만남부터 아이가 주체라는 생각보다는 이제 막 [엄마]가 된 우리의 고민을 나누고 싶고,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단순히 자녀들을 같이 놀게 하고, 육아 팁이나 경험을 공유하는 사이였다면, 우리 둘 사이에 지금 같은 우정이 자리 잡진 못했을 것 같아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싫고, 시시콜콜 남의 이야기 듣는 것도 지루하다면 나의 이야기, 즉 가치관을 찾지 못했거나 상대방의 가치관을 수용하지 못한 까닭이다.
어른의 우정이란 서로가 가진 가치관으로 뜨개질을 하며 새로운 과정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다.
"우리 둘의 비슷한 점 중에 하나가 끊임없이 뭔가를 꿈꾸고, 배우고, 도전한다는 건데요. 주변에선 그만 좀 해라, 이 정도면 됐다, 많이들 말리는데 (웃음) 우린 계속 서로를 응원해 주거든요. 지금처럼 좋은 영감이 되는 친구로 남으려면 내가 더욱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살아야겠죠."
친구는 서로를 보며 스스로를 본다. 지금 내 옆에 좋은 친구가 있다면 나는 좋은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