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기업은행, 농협에서 가능
사업자등록을 한 후 바로 통신판매업 신고할 준비를 했다. 다시 말해, 온라인 전자상거래 판매를 위한 허가 절차다. 바로 해당 구청에 가서 신청하는 게 아니라 선행할 단계가 있다. 은행에서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확인증을 받아 와야 한다. 먼저 해당 구청 경제과에 가서 통신판매업 신고서를 써도 되지만, 그렇게 되면 <구청→은행→구청> 동선이 꼬여버린다. 두 번 일이다. 먼저 금융기관에 가서 확인증을 받고 구청에 가는 게 효율적이다.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확인증은 모든 금융기관에서 발급하는 게 아니다. 국민은행, 농협, 기업은행을 찾아가야 정답이다.
실패 사례를 풀어보자. 확인증을 받기 전에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우체국에서도 에스크로(escrow: 구매자와 판매자 간 신용관계가 불확실할 때 제삼자가 상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중계를 하는 매매 보호 서비스) 발급을 할 수 있다기에, 사업자 등록증을 들고 우체국엘 갔다. 우리 집에서 농협과 기업은행은 1km 이상 거리에 있고, 국민은행이 가장 가까운데 우체국은 국민은행보다 300m 정도 근접해 있다. 영하 10도를 상회하는 날씨에서 물리적인 거리는 단연 중요하다. 아, 위에 언급한 4개의 금융기관에 등록된 내 통장은 없다. 만약 어느 금융기관에 내 통장이 있었다면, 거기로 갔을 거다. 우체국에 가는 나에게 엄마는 새해 달력도 얻어오란다. 탁상용과 거치용 둘 다. 통장을 개설하니 받아올 충분조건은 생겼다. 우체국에서 통장을 개설을 마쳤다. 담당 직원은 돌아가서 우체국 금융서비스 사이트에 접속해 공인인증서 발급을 하고, 에스크로 카테고리에 가서 등록하면 완료된단다. 우체국에서 나와 근처 카페에서 노트북을 열고 돈까지 들여가면서(기업 공인인증서는 무료가 아니라, 4,400원이 든다.) 에스크로 등록을 마쳤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필요한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확인증을 사이트 상에서 받을 곳이 없다. 우체국 금융서비스 홈페이지 어디에도 없었다.
뭐지? 다 한 것 같은데... 우체국에 가서 물어봐야 하나?
다시 네이버 검색에 들어갔다. 나와 같은 사례를 금방 찾을 수 있었고, 비슷한 당황 모드로 글을 올린걸 절망스럽게 읽고 앉았다. 우체국에서는 에스크로 등록은 가능한데, 확인증은 발급하지 않는다. 제길. 오늘은 그만 하기로 했다. 이틀 후, 국민은행으로 향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계좌를 새로 트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난관에 봉착했다.
최근 우체국 계좌를 만드셨네요? 새로 통장을 개설하고 1달 동안은 다른 계좌를 만들지 못해요. 1달을 기다리시던지, 아니면 우체국에 가서 계좌 해지하고 오세요.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다시 우체국을 가란 말인데. 괜히 우체국에 가기 민망했다. 며칠 안 돼서 다시 해지하러 가는 게 미안했다. 뭐 어쩔 수 없었다. 다시 내일 가야 했다. 통장도 없고 다른 일정이 있기에, 다음 날로 미뤘다. 그리고 또 다음 날. 사업자 등록증과 통장을 가지고 우체국에 도착, 통장 해지하면서 그 이유를 직원에게 말했다. 그런데 우체국 직원은 우리도 그럼 그렇게 얘기해야겠다며 옆 직원과 짧은 대화를 나눴다. 정해진 룰이 아니었던가. 금융사와의 경쟁에서 나온 변명이었던가. 아무튼 지금 이 상황에서 이걸 따지는 건 소모전이고, 얼른 통장을 해지하고 국민은행으로 향했다. 국민은행 직원은 내게 ‘제한 계좌’를 권했다. 아직 지출과 수익이 없어서 무슨 계산 증명서(?)가 없으니, 입금은 자유롭지만 출금이 제한된 계좌를 만들어 준단다. 오케이 수락. 먼저 신분 조회해서 현재 내 계좌의 상황을 보고 새 계좌를 만들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사업자 등록증 사본을 제출하고 새로 OTP 카드도 만들었다. 여태까지는 인터넷 금융 거래할 때 보안카드를 사용했는데, 사업자들은 OTP 카드를 선호한단다. 둥근 모양은 5천 원이고 카드형은 1만 원이라길래, 지갑에 넣기 편한 카드형을 택했다. 체크카드까지 만들었다. 통장 개설을 마친 뒤, 위에 우체국에서와 같은 공지사항을 들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공인인증서 가입하고 에스크로 등록하면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확인증을 출력할 수 있다. 이 확인증을 들고 해당 구청으로 가면 된다. 물론 난 기업형 공인인증서(4,400원)로 가입했다. 구청에서는 일이 순리대로 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