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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 나를 디저트 세계로 이끈 스승

리스본 <파스테이스 드 벨렝>, 포르투 <카스트로>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핸드드립 커피 외에는 메뉴 검토를 잘 하지 않았다. 그나마 여행 중에 방문하는 카페에서는 그 업장의 시그니처 음료를 주문한다. 디저트 메뉴는 함께 가는 동료가 주문하지 않는 이상, 내 취향 권역대가 아니었다. 물론 7년 전, 포르투갈에서 에그타르트를 만나기 전까지 이야기다. 나에게 디저트 취향을 처음 점지해준 시기였다. 에그타르트는 내게 디저트의 눈을 뜨게 해준 스승과도 같은 ‘달걀 요리’다. 포르투갈에서 매일 오전, 아무 카페나 들어가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 하나를 주문해 먹는 게 낙이었다. 채 3유로가 되지 않는 행복 버튼이었다.


역시나 이번 포르투갈 여행의 기본 설계에 에그타르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참고로 포르투갈에서는 에그타르트를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라고 한다. 편하게 ‘나따’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 ‘에그타르트’라고 부르게 된 데에는 몇 가지 문화적, 언어적 배경이 있다. 이 디저트는 포르투갈의 옛 식민지였던 마카오에 전해졌고, 이후 홍콩 등 중국 남부 지역에서도 현지화되어 대중적인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홍콩에서는 이를 영어로 ‘egg tart’라고 불렀는데, 말 그대로 ‘달걀 타르트’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사이, 홍콩 디저트가 유행하면서 ‘에그타르트’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다. 특히 마카오나 홍콩 여행객들이 이 디저트를 맛본 후 소개하거나, 국내 프랜차이즈 베이커리들이 이를 상품화하면서 대중적으로 퍼지게 되었다. 이때 사용된 명칭이 바로 ‘egg tart’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에그타르트’였다. 영어 단어를 그대로 음차한 이 표현은 발음이 쉽고 직관적이어서 자연스럽게 한국 내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파스테이스 드 벨렝(Pasteis de Belém)’은 포르투갈 리스본을 대표하는 전통 디저트이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그타르트의 원조가게 중 하나로 여겨진다. 이 디저트는 리스본의 벨렝지구에 위치한 안토니우 수도원 근처에서 1837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당시 수도원이 문을 닫은 후, 그곳의 수녀들이 만들어오던 비밀 레시피를 인근 제과점에 전수한 것이 시작이 되었다. 그 제과점이 바로 지금의 ‘파스테이스 드 벨렝’이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나타는 방금 구워져 나오는데, 외부 페이스트리는 바삭하고 결이 살아 있으며, 내부의 커스터드는 더 부드럽고 풍미가 깊다. 레시피는 지금도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고 있으며, 대표 등 단 3명만이 알고 있다고 들었다. 매일매일 갓 구운 상태로 제공되며, 따뜻할 때 시나몬 가루와 슈가파우더를 뿌려 먹는 것이 현지인의 전통적인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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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에 위치한 ‘카스트로(Castro – Atelier de Pastéis de Nata)’는 포르투 3대 나타 맛집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통적인 나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베이커리다. 카스트로의 나타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커스터드로 채워져 있으며, 약간의 시트러스 향이 더해졌다. 특히, 커스터드는 24시간 동안 숙성시켜 깊은 풍미를 낸다. 매장은 포르투 중심가인 무징유 다 실베이라 거리에 있으며, 파란색 차양과 전통 타일 장식이 눈에 띈다. 내부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함께 Vista Alegre와 협업한 전용 식기류를 사용하고 있다. 공간이 넓지 않아 눈치게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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