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왕의 고향, 기마랑이스가 품은 국가의 기원
포르투갈 여행하면서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보라고 추천받은 소도시가 있다. 바로 포르투갈 북부에 위치한 역사적인 도시인 <기마랑이스 Guimarães>다. 포르투갈의 모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라서 무조건 가봐야 한다는 게 중언이었다. 이 도시는 포르투갈 건국의 발상지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포르투갈 탄생의 요람 O Berço da Nação’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기마랑이스는 포르투갈 초대 국왕 알폰소 엔히크스가 태어난 곳이며, 그가 카스티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포르투갈 왕국을 세운 역사적 배경을 지닌 곳이다.
도시의 중심에는 기마랑이스 성이 우뚝 서 있는데, 성채는 10세기에 처음 건설되어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되었다. 성 인근에는 두께감 있는 석조 건물들과 조밀한 골목길들이 어우러져 중세 도시의 분위기가 난다. 특히 역사 중심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으며, 아름다운 보존 상태와 고풍스러운 거리 풍경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경주처럼 봄, 가을에 포르투갈 학생들의 수학여행 성지이기도 하다.
기마랑이스와 올리브는 역사적, 문화적 측면에서 밀접한 상관관계를 맺고 있다. 올리브 나무는 고대로부터 이베리아 반도 전역에 걸쳐 자생해 왔으며, 기마랑이스 역시 이러한 지중해성 기후와 풍토 속에서 올리브 재배가 이루어진 지역 중 하나이다. 이 지역의 올리브 나무는 단순한 농업 작물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지역의 정체성과 전통 문화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기마랑이스 시내 중심의 ‘라르고 다 올라이아 Largo da Oliveira’라는 광장은 그 상징성을 잘 보여준다. 이 광장은 직역하면 ‘올리브 나무 광장’이라는 뜻이며, 실제로 이곳에는 오래된 올리브 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 나무는 과거의 종교적 기적과 관련된 장소로 전해지며, 도시의 수호와 영적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카타리나 드 브라간사 Catarina de Bragança는 포르투갈 브라간사 왕가 출신의 공주로, 영국 찰스 2세(Charles II)와의 결혼을 통해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왕비가 된 인물이다. 그녀는 포르투갈과 영국 사이의 외교적 동맹을 공고히 한 상징적인 존재로 평가되며, 양국 역사에서 중요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영국에 ‘홍차를 마시는 문화’를 전파한 인물이다. 그녀는 포르투갈에서 즐기던 차(茶) 문화를 영국 왕실에 소개하면서, 훗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영국의 애프터눈 티 문화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전해진다.
NASCEU PORTUGAL’은 포르투갈어로 ‘여기서 포르투갈이 태어났다”는 뜻이다. 이 문구는 기마랑이스 시내 중심가의 성벽 위에 새겨져 있으며, 도시의 역사적 중요성과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다. 단순한 문장이지만, 이곳이 포르투갈이라는 국가의 기원지임을 강조하는 상징적인 문구로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이 도시에 온 관광객들은 누구나 이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나도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