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나무 クリスマスツリーの木
홋카이도 비에이의 언덕 위, 눈밭을 배경으로 홀로 서 있는 <크리스마스나무>는 사실 그 자리에서 수십 년을 같은 하늘만 올려다본 나무일 뿐인데, 감정형(F)의 사람들에겐 이상하게도 그 모습이 마음 한가운데를 톡 건드리는 장면으로 다가온다. 마치 오래된 그림엽서 속에서 막 걸어 나온 풍경 같기도 하고, 겨울밤마다 소원을 받아 적어주는 비밀스러운 우체통 같기도 해서, 그 앞에 서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가슴 안쪽이 조용히 차오른다. 반면 사고형(T)의 사람들은 마음이 움직이기 전에 먼저 머리가 움직여, ‘여기까지 와서 저 나무가 대체 뭐라고’ 하며 투덜거리기도 한다. 그들에게는 이 나무가 감탄의 대상이라기보다 이름도 설명도 부족한, 효율이 떨어지는 관광 스폿일 뿐이다. 하지만 어쩌면 여행지의 풍경은 언제나 눈앞의 장면보다 그 장면을 바라보는 사람의 방식에 더 많은 것을 말해 주는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나무를 보고 조용히 감동하고, 누군가는 그 감동을 이해하지 못해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눈 쌓인 언덕 위의 나무는 그런 사람들 사이에서 묵묵히 서서, 각자의 마음이 세계를 어떻게 번역하고 있는지 은근히 비춰주는 작은 거울처럼 하루를 견디고 있는 것이다. 난 어떤 마음이냐고? 사진만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