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두로 | 포도향으로 가득 찬 두로의 오후

Adega Cooperativa de Favaios 와이너리






두로 Douro 지역의 포도밭은 포르투갈 와인 산업의 심장부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 중 하나로, 200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며 그 역사성과 아름다움을 인정받았다. 두로 계곡을 따라 펼쳐진 포도밭은 급경사의 언덕을 따라 계단식으로 조성되어 있다. 계단마다 돌로 쌓은 벽은 토양 유실을 방지하고, 햇빛과 열을 흡수해 포도나무의 생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와이너리로 가까워질수록 고도가 높아진다. 창문 밖 풍경은 좀 더 아찔해진다. 내 시선 아래 온통 포도밭이다. 이곳의 포도밭은 단순히 와인을 위한 땅이 아니었다. 그것은 수세기를 이어온 인간과 자연의 대화의 흔적이자, 인내와 정성으로 일군 풍경이었다. 고된 손길로 돌을 쌓아 만든 테라스와, 가파른 경사에도 굴하지 않고 뿌리를 내린 포도나무들 사이에는 살아있는 역사와도 같은 존엄함이 배어 있었다. 포도잎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나는 그 안에서 누군가의 기억, 누군가의 삶의 조각들이 속삭이듯 들려오는 것만 같았다. 이 땅에서 수확된 포도로 만들어지는 와인이 왜 그렇게 깊고 풍부한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Adega Cooperativa de Favaios는 포르투갈 북부 두로 지역에 위치한 유명한 협동조합 와이너리로, 특히 포르투갈의 전통주인 모스카텔 와인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모스카텔은 짙은 과일 향과 농밀한 단맛이 특징인 포르투갈 대표 주정 강화 와인이다. 이 와이너리는 1952년에 설립되었으며, 약 550명의 지역 포도 재배 농가들이 협력하여 운영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처럼 지역 농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Favaios 마을의 독특한 테루아와 전통을 이어오고 있으며, 포르투갈 와인 산업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와이너리에서 바라본 포도밭 풍광이 일품이다.


와이너리의 입구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진한 포도향이었다. 수확과 양조, 숙성의 시간을 거쳐 탄생한 모스카텔 와인들이 나무통 안에 고요히 잠들어 있었고, 그 향은 마치 이 땅의 역사와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다. 와이너리는 전통적인 양조 방식과 현대적인 기술을 조화롭게 접목하여, 품질 높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투어하는 동안 과거의 전리품들을 볼 수 있었다. 모스카텔 와인은 내 기준으로 달콤함이 하늘을 울릴 정도였다. 산미가 조화롭게 받쳐줬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와인을 맘껏 마실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식사 후반부에 바가세이라(이탈리아에서는 ‘그라빠’) 한 잔을 나눠줬는데, 얼마나 독한지 열이 확 올라왔다. 역시 독주가 내 스타일이야. 열을 식히려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강아지 두 마리가 세상 모르게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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