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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남택 변호사 Apr 10. 2019

안경낀 사람을 때리면 살인미수인가?

도시전설?


어릴때부터 정설처럼 통해오던 이야기입니다. ㅎ


음? 뭐네?


'안경 낀 사람을 때리면 살인미수'


그래서 아이들끼리 싸울때도 반드시 안경을 벗게 하고 싸우곤 하지요.

지금도 그런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건 틀린 말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에서 더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우선 살인미수는 어떻게 성립하느냐?


가. 살인죄의 성립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 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살인죄는 

    1. 타인을 (자살은 해당 안됨)

    2. 고의로

    3. 살해할 것을 요건으로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2번의 고의 부분, 3번의 살해 부분입니다.


'안경 쓴 다른 사람을 때린다'는 것이 '살인미수'와 등치가 된다는 것은

안경 쓴 사람을 주먹으로 때린다는 것이 살인을 하는 행위에 동치될 정도로 위험한 행위라는 것이고

더불어서 안경을 쓴 사람을 때린다는 것에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뜻이 됩니다.


그러나 안경을 쓴 사람을 때린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이 살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정도로 

위험한 행위라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안구는 분명 중요한 기관이지만 또 생명에 직결되는 

기관은 아니거든요.


더불어 안경낀 사람을 때린다는 것이 생명을 좌우할 만큼의 위험한 행위라고 일반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안경쓴 사람을 때렸다고 해서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보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나. 미수의 성립


 제250조(살인, 존속살해) ① 사람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②자기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속을 살해한 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제254조(미수범) 전4조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아직 싸움에 의한 결과는 발생하지도 않았는데 미수를 논하는것도 좀 어불성설입니다.

미수는 특정 범죄의 고의를 갖고 결과발생을 위해 행동하였으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때 

인정됩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미수를 논할 것도 없습니다... 사실



다. 소결론


결국 안경쓴 사람 때린다고 살인미수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냥 폭행치상 정도....에 그치겠지요.


우리 민간에 퍼진 이 속설은 틀린 말입니다.



2. '안경쓴 사람 때리면 살인미수'에 대한 평가




이것은 법에 대해서 판례나 법리 같은 것들이 일반의 인식으로 잘못 수용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안경을 쓴 사람을 때린다는 것이 분명 보통의 경우보다 위험할 수는 있겠고 또 어떤 상황에서는 

실제로 살인미수가 인정될 수는 있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단지 안경을 썼다. 그 사람을 쳤다. = 살인미수' 의 단순한 등식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고방식 보다는 실제로 좀더 디테일한 사정을 고려하여 법적인 판단을 하게 되지요...



3. 제언 : 법에 대한 좀더 심층적인 이해의 필요성




이런 '오해'는 결국 

 1. 법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별로 하지 않으려는 일반의 인식과

 2. 별로 일반의 인식에 다가갈 생각이 없는 법

 3. 중간에서 잘못 전달하거나 법리를 침소봉대하는 언론 등 매체


가 어우러져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솔로몬의 선택'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생활법률에 대해서 많이 소개를 하고는 하지만

정작 법리에 대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다가가기가 어렵지요.

그 덕분에 그것이 알고싶다 같은 프로그램이 방영된 다음날에는 저는 제 지인들에게

'법은 도대체 왜 그러냐?'는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됩니다.

(대개 우리나라 법에 대해서 분개해 있습니다)


(법은 도대체 왜 그런건데? - 물론 그런 면도 있지만 법에 대해서 오해하고 계신 부분도 있어요..)




'안경쓴 사람을 때리면 살인미수'라는 속설에서 이야기가 크게 번진 감이 있는데 ㅎ

(장황하다 장황해!)


저는 법과 일반의 인식이 서로 다가갈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이런 민간속설 같은 것들이 불식되고 정확한 인식이 정립될 수 있겠지요.



결국 이런 속설들을 불식시키고 바른 법에 대한 인식을 확립하려면





법과 일반 양측의 서로를 향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쓰면서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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