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여행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FRAU Aug 27. 2021

비행기 그리고 여름

여행일기(스페인)

표지 사진 : 스페인 팔마행 비행기 / Photo by. @JOFRAU


1. 여권

2. 스페인 여행 건강 QR코드

3. 스위스 백신 패스

4. 마스크


건강 관련 입국 가능 QR코드와 마스크는 이제 여행의 필수조건이 되었다. 이런 절차들이 새로워서 신기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이제부터 계속 필요한 일이 될까 걱정해야 하나 기분이 묘해졌다. 마스크도 넉넉하게 챙겼고, 그렇게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취리히 공항으로 향했다. 


취리히 공항은 처음이었다. 스위스 제네바 공항보다 규모가 훨씬 크고 복잡했다. 그래도 인천공항보다는 작아서 괜히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한국 가고 싶다.'


기차를 타고 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 나도 지금 여행을 하러 가는 입장이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공항에 있을 줄은 몰랐다. 공항이 한산하고 출입국 하는 승객들도 거의 없다는 소식은 벌써 옛날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이대로 끝을 내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그리곤 이내 고개를 저으며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공항은 예전처럼 내가 알던 공항과 여행객들의 모습처럼 그렇게 북적였고, 활기찼다. 그 덕분에 마스크 속에 감춰져 있던 웃음이 조금씩 새어 나왔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건강하게 가서 건강하게 돌아와야 한다. 


여유 있게 체크인을 하고 공항을 조금 돌아보고 곧장 게이트로 향했다. 그리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스페인 팔마 공항, 우리의 목적지였다. 이곳 스위스 보다 거의 10도 이상 더울 예정인 스페인의 뜨거운 날씨가 기대되었고, 올해 여름은 춥다가 끝나겠구나 했는데 시원한 물놀이를 할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들뜨게 되었다.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페인 팔마 까지는 비행기로 약 2시간, 잠깐 졸고 잠깐 음악을 들었는데 곧 도착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습한 공기가 이상하게 괜히 한국을 떠올리게 했고 짐 찾는 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나는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허리춤에 묶었다. 


'여름이다 여긴.'


짐을 찾고 공항 밖으로 나오니 습함과 뜨거움이 보다 크게 밀려왔다. 비행기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이곳은 이렇게 뜨겁구나 스위스는 언제 더워지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여기서 13-14시간 떨어진 한국은 지금 많이 덥다던데 하고 오늘따라 유난히 멀게 느껴지는 우리나라가 그리웠다. 스페인 도착 첫날, 스위스에서 오후 비행기로 왔기 때문에 도착하면 거의 저녁이라 특별한 일정을 정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바로 호텔에 가서 쉬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나 한국 못 갈 것 같은데?"


휴대용 선풍기를 켜며 남편이 말했다. 


"맞아, 한국도 엄청 습하지 여름에."


스페인 도착 첫날, 오랜만에 느껴보는 더위에 괜히 한국 생각이 많이 났다. 일단 지금은 스페인 여행 건강하게 잘 하는 것에 집중하자. 그리고 곧 한국도 갈 수 있게 되기를! 좋은 날 좋은 때에 갈 수 있게 되기를. 


잘 도착했어요.
여기도 한국처럼 많이 습하고 더워요. 
그래도 오랜만의 더위(?)라 나름 즐기고 있어요.
건강히, 조심히 잘 있다 갈게요.
더위 조심, 건강 조심! -딸








매거진의 이전글 야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