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작은 상상
‘득템’, 듣기만 해도 좋다. 나에게 너무나 필요한 물건이었는데, 중고이지만 새 제품이 시중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나왔다면? 당장 거래를 위해 달려갈 터이다. 만약 내가 사는 동네에서 물건을 인도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수많은 물품 중에서도 특히 제 값을 주고 사기에는 애매하고, 살면서 손에 꼽힐 정도로 사용하면서, 한 번 구매한 후 보관도 쉽지 않은 아이템이라면 더욱 그렇다. 페인트가 바로 그 예다. 개봉 후에는 색감이 바라고 굳기도 잘 하는데다 온전히 한 통을 비우기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매년 3억 2천 리터 중 5천만 리터의 페인트가 낭비되고 있다고 한다. 이 도료 중 절반 이상은 여전히 사용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폐기되거나 집이나 차고에 보관된다고 한다. 보다 저렴하게 구매하여 보다 빠르게 처분할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이런 니즈가 모여 10여년 전 영국에서 탄생한 페인트 재활용 사회적 기업이 있다.
레베카 오웬즈(Rebecca Owens)가 설립한 리시프로(Recipro) 사다. 리시프로 사는 최근까지 지역사회를 새로 페인트칠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커뮤니티 리페인트(Community Repaint)라는 영국 전역의 페인트 재사용 네트워크를 통하여 개인, 가족, 지역사회 및 자선단체에 저렴한 비용으로 페인트를 제공한다. 영국의 유명 페인트 브랜드인 둘럭스(Dulux)사의 후원을 받고 환경컨설팅사인 리소스 퓨처스(Resource Futures)에 기반하여 매일 운영하는 방식이다. 현재 74개가 넘는 계획하에 30만 리터 이상의 페인트를 재배포했다. 크기, 운영방식, 운영 동기는 다양하지만, 모든 이들이 거주하는 공간과 삶을 더욱 밝게 만든다는 비전 하에 양 사는 합을 맞춰오고 있다. 이 외에도 영국 전역에 걸쳐 미사용 페인트를 수집하거나 사내 센터를 통한 여 재활용된 도료를 동일하게 리터당 1.2유로에 판매하기도 한다.
리시프로 사는 네트워크 내에서 페인트 재제조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페인트 재사용의 후단계들을 처리한 후 사내 직원 여덟 명의 검수를 통하여 유통한다. 2년 전에는 새로운 페인트 재활용 프로젝트 리컬러(Recolour)를 도입했다. 산업 화학자 케이쓰 해리슨(Keith Harrison)이 세운 뉴라이프(New Life) 사와 합세하여 폐기용 페인트를 우수한 등급의 새로운 도료로 가공했다. 20가지의 음영을 선택할 수 있고, 시중가의 거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판매 중이다. 재사용을 통하여 남는 페인트의 품질을 관리하며, 수명을 연장해 '리컬러(ReColour)' 브랜드 용기로 만든다. 이는 주로 저소득층 가정에서 유용하게 쓰인다. 작년에는 81,100리터의 도료를 일반 대중, 제조업자, 무역 도매사로부터 기증받아 건축자재교환 가게에서 주택 도장 및 도배업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사실 리시프로 사는 단순히 페인트만 재유통하는 것이 아니다. 벽돌부터 목재까지 다양한 건축자재물을 공급과잉분과 재사용자재를 무료 혹은 저렴하게 매입하여 재사용 유통하는 허브다. 첫 목표는 쓰레기매립지에 보내는 양을 줄이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자재를 무료 혹은 저비용으로 매입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 내부 혹은 지역을 기반으로 프로젝트성 활동을 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리시프로 사의 웹사이트에서는 누구나 아이템을 추가하거나 필요한 물품을 찾을 수 있고, 재활용 센터를 검색하여 활용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도움이 필요한 지역이 프로젝트 단위로 회사에 연락하여 계정을 얻은 후 개요를 소개하고 필요물품을 위시리스트 형태로 등록하면, 이메일을 통하여 물량이 입고되었을 때에 알림을 받을 수도 있다. 비용은 대부분의 경우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고, 일부 비용이 발생할 경우 판매자가 부담하는 원칙이다.
워링턴 노젓기 클럽 (Warrington Rowing Club)의 그레임 애터튼(Graeme Atherton)은 “지역사회를 위한 새로운 클럽 하우스의 개발에, 리시프로 사가 지속이 가능하고 비용이 효율적인 자재 공급을 제공해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후기를 남겼다.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 해 지역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공간으로 바꾼 '오아시스 팀(Team Oasis)의 사례도 있다. 1,200파운드 비용을 절감했을 뿐 아니라 1.5톤의 재사용자재로 3.3톤의 탄소발자국을 줄였다. 건축 뿐 아니라 시즌마다 돌아오는 일회성 행사에도 리시프로 사의 재사용 자재들은 빛을 발한다. 크리스마스 행사에 급히 필요한 '산타할아버지 이곳에 들려주세요' 표지판이나, 눈사람 표지판의 재료, 그리고 빨강, 초록색 페인트들이 리시프로를 통해 유통되었다는 후문이다. 지역사회의 색을 정신적으로 물리적으로 함께 키워나가는 착한 기업, 산타도 틀림없이 반가웠겠지.
자료 및 이미지 출처:
Recipro 사 공식 홈페이지(https://www.recipro-uk.com/)
By 에디터 “meanDEW” - 냉철한 머리에서 지혜로운 마음으로, 뜨거운 마음에서 따뜻한 영혼으로 인생관이 바뀐 꼬꼬마 학생입니다. 보다 더 나은 삶이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