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해보기
"브런치"라는 걸 들어본 적이 있다.
글을 쓰는 곳이라고 했다. 블로그 같은 무언가라고. 보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곳이라고.
취미가 카페에서 책 읽고 노트에 토막글을 끄적이는 나지만, 정작 작은 휴대폰 화면으로 글을 읽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블로그는 하물며 그 흔한 인터넷 찌라시도 잘 보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 글을 "전문"으로 쓰는 공간인 브런치는 크게 흥미를 끌지 못했다. '내가 쓴 글을 누가 읽겠어?'
게다가 '누군가 나의 글을 보고 수군거리면 어떻게 하지'와 같은 노파심까지. 노파심을 가지고 살았던 예전의 나와 화해 없이 살아왔기에, 내 글을 업로드해 볼 생각만으로 묘한 긴장감에 편치 않았다.
그런데 며칠 전 브런치스토리에 가입을 하고, 지금은 "브런치 스토리 첫 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고 있다.
습작을 말이다. 의식의 흐름으로. 한자 한자 써내려 가는 중이다. 가장 날것으로. 업로드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의식의 흐름에 신중함을 더해주지만, 그럴수록 부족한 필력을 실감한다. 그래도 꾸역꾸역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누른 키보드는 '백스페이스'다.
그럼에도 왜 멈추지 않고 쓰려는 걸까?
우선 생각나는 이유는 노트에 끄적여 두었던 글들을 다시 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싶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와 조금 더 폼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싶은 것처럼, 다시 만나는 글과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마주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 대화'를 듣는 주변 사람들의 다양한 수군거림이 궁금해졌다.
또, 책을 읽고, 일상을 살아가며 떠올리는 생각과 감상을 함께 나눠보고 싶어졌다. 말하는 걸 좋아하는 나는, 말을 하면 할수록 더 열심히 말을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표현도 생각하게 되고, 이따금 신선한 해석도 한다. 난 그런 내가 좋다. 결국 글도 수다 떨듯 쓰고 싶은 것이다.
두서없고 투박한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부제로 '일단 해보기'를 달았는데, 말 그대로다. 일단 해보기 위해 이 글을 썼다.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까. 용기를 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 시간만큼의 수다를 떨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