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4.
부목이란 우리가 깁스할 때 쓰는 석고 같이, 부러진 곳을 고정하는 것이다.
각개전투를 하며 수도 없이 엎드리며 경계 자세를 취한다.
눈 깔린 땅이 내 몸과 한 몸이 된다.
그대로 일어나니 양쪽 다리가 축축하다.
겨울바람은 끊임없이 불어대고 있었다.
내 다리도 겨울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어?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게 내 다리는 얼어붙었다.
아폴론이 따라다니던, 나무로 변한 요정의 기분을 느낀다.
[1]
과거 조각이가 각개전투를 하고 느낀 점을 정리한 것이다. 정말 추운 강원도였다. 영하 10도 20도 쭉쭉 내려갔다. 한국에 그렇게 추운 곳이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살아보지 않았더라면 지금도 한국에 그런 곳이 있다는 걸 믿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사람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
군생활을 즐기자는 마음으로 입대를 했기에, 좋은 면을 보거나 좋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당시 상황도 그냥 추워 죽겠다 보다는 조금 더 정성을 담아서 적어 둔 것 같다.
요즘 마주하는 귀찮은 일, 짜증 나는 일에는 얼마나 정성을 더해 해석을 하고 있을까? 문득 다시 한번 이렇게 적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
이 글을 적으며 나무로 변한 요정을 검색해 보았다. 요정의 이름은 "다프네"이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폴론과 다프네의 이야기는 명사수 아폴론이 큐피드 화살로 알려진 에로스에게 까불다가 혼이 나는 내용이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해 보자.
명사수 아폴론이 에로스에게, 네가 들고 다니는 작은 활로 무엇을 할 수 있냐며 무시를 했다.
에로스는 황금화살로 아폴론을 쏘고, 납화살로 다프네를 쐈다.
황금 화살은 사랑에 빠지게 하는 화살이고, 납 화살은 거절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하는 화살이다.
그렇게 아폴론은 다프네를 보고 사랑에 빠졌고, 다프네는 아폴론을 거절한다.
아폴론은 다프네를 꾸준히 따라다녔고, 다프네는 이를 두려워하며 기도를 해서 나무로 변한다.
아폴론은 이 사랑을 잊지 못하고 다프네가 변한 나무인 월계수로 월계관을 만들었다.
검색해서 비교해 보니, 대략 사실관계는 비슷하다.
[3]
용어정리:
부목: 팔다리에 골절, 염좌, 염증 따위가 있을 때에 아픈 팔다리를 고정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대는 나무.
각개전투: 개인 전투를 의미하는데, 약진(빠르게 달려 나가기), 포복, 경계자세(엎드려 쏴 자세_흔히 엎드려서 총을 들고 있는 우리가 아는 자세) 등을 하는 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