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9.
잠깐 스쳐가더라도 잠깐 눈빛만 주고받더라도, 서로의 마음이 위안이 되고, 미소 짓게 하는.
단지 같이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되는, 그런 걸 느낄 수 있는 이곳.
예전에 '잠깐 마주치는 그 순간 시간이 멈춰버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라는 내용의 연애편지를 써본 적이 있다.
그런데 왜 남자들끼리 있는 이곳 군대에서 예전 연애편지에 쓴 내용과 같은 느낌을 받은 걸까?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전혀 부끄럽지 않다.
정체성은 문제가 없거니와 나와 같이 생활을 하다 흩어진 145명의 전우들은 분명 모두 다 저런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등병이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랄까.
"사막이 아름다운 이유는 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생택쥐페리의 말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분명 수많은 곳에 물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파이팅 하며 물을 찾아 헤매어보자.
내가 발견해야 그 물에도 가치가 생긴다.
내 전우들 모두 잘 생활하고 있기를 바라며!
p.s. 추억이 있기에 그 추억에 취할 수 있다. 그 추억을 만들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자. 단, 너무 취해있지 않도록 주의하자.
옆 건물에 동기 한 명이 행정병으로 근무 중이었다. 모든 게 경직되어 있는 이등병에게, 근무를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 마주치는 동기의 얼굴에서 따스함을 느꼈다. 위 글은 그날 적은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