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인이 가격은 저렴한데 맛이 좋아요"
"오 와인을 잘 아는군요"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와인 취향이 있긴 한 것 같아요"
"둘은 초면도 아닌데 언제까지 존댓말 할 거야?"
"그땐 잠깐 인사만 한 정도니깐 거의 처음 보는 거지, 저희 그럼 말 편하게 할까요?"
"그렇게 해요"
지난주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저녁 시간을 보냈다. 새로운 친구를 소개받고 알던 친구와는 친분을 더하는 시간이었다.
'와인 린스(와인 잔을 와인으로 세척하는 것, 다음 와인으로 넘어가기 전에 하는 것)'를 두 번 정도 할 정도의 시간이 지났다. 존댓말을 하고 있었던 기억이 사라졌고, 반말이 편한 상황이었다. 물론 다음날이면 공손하게 카카오톡을 보내겠지만.
이 자리를 마련한 친구가 카드를 꺼냈다. 자신에 대해 탐구를 할 수 있는 질문지가 적혀 있는 카드였다.
서로 마음에 드는 카드를 두 장씩 선택해서 모으고, 임의로 한 장을 뽑아서 그 질문지를 돌려가며 모두가 대답을 했다.
"이 세상에 무엇을 경험하라고 태어난 것 같나?"
첫 번째 질문지가 나에게 물어왔다.
"용기를 내서 더욱 자신감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한 두려움을 경험하라고 태어난 것 같다"는 대답을 했다.
난 두려운 게 많은 사람이라서, 그 두려움을 이겨낼 용기가 필요하고, 그러면서도 한 번만 용기를 내서 한 발을 내딛고 난 후에 느껴지는 자신감이 좋다.
곰곰이 생각하면 이런 생각이 나지만, 정작 두려움 앞에선 거북이가 달팽이가 목을 감추고 보듯 움츠리기 일쑤다.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건 자신 뿐이라고 했으니, 나의 대답을 스스로 기억하고 움츠린 후 다시 미어캣처럼 고갤 들어보기로 하자.
p.s.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질문을 잊기 전에 적어두려고 한다.
"날 주인공으로 한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사람이 부러운가요?"
"남이 생각하는 나와 내가 생각하는 나의 차이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