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과 저곳을 잘 기웃거리기

by 조각 모음

어떤 것에 적응하면 다른 곳에서는 새롭게 적응을 해야 한다.

그렇다고, 강물에 도착하기도 전에 바닷물을 마시지 않고, 파도의 흐름과 산호초의 아름다움에 취하지 않는다면, 강에 도착하여 파도의 흐름을 즐겨보지 못한 것이, 산호초의 아름다움을 보지 않은 것이 후회될 수 있으며, 나 자신에 바다에 취해 있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해, 강물에서 느끼는 어색함에 낯섦에, 강물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신을 질타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자리에서는 이곳의 분위기와 노래에 취하는 것이고, 다른 곳에 가서는 그곳의 분위기체 하루빨리 취하는 것이다.


탈무드에서 이런 이야길 읽었다.

배가 떠나는 것이 무서워 내려서 즐기지 못하는 자는 조금 어리석은 자이고,

배가 떠나가는 것을 보고 허겁지겁 오다가 다치고서야 배를 타는 자 역시 어리석은 자이며,

배가 떠나가도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은 가장 어리석은 자이다.

내려서 즐기다가 배가 떠날 때에 맞춰 돌아오는 자가 현명한 자이다.


난 주로 배가 떠나가는 것이 무서워 내려서 즐기지 않던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강제로 배에서 내려졌다.

때맞춰 잘 올라타는 것을 배우라는 하늘의 가르침이 아닐까.

참으로 배울 게 많은 요즘이다.

"내가 배울 준비가 되어서 그런 걸까?"




과거 조각이가 적어둔 글이다. 당시에 쓴 탈무드에 관한 이야기는 기억에 따른 것이라 디테일을 살리지 못했다.

노는 것에 적응을 하면, 다시 스스로에게 엄격해져야 하는 상황에 불편함을 느낄까 봐 놀지 않는 것을 택하던 조각이였다. 이런 조각이가 군대를 갔으니 얼마나 엄격하게 지냈을까. 그런데 외박을 가게 되었고, 외박기간 동안은 당연히 노는 것만이 할 일이었다.

당시 부모님과의 시간을 보내면서, 가족의 따스함과 노는 것에 적응하면 군대에 돌아가서 힘들진 않을까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위와 같은 글을 적었다.


"하늘"이라는 단어가 이따금 나온다.

종교가 없기에, "신"이라는 단어를 쓰기가 어색한데, 어떤 나보다 고차원의 무언가를 적기 위해서 하늘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편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달콤함과 쌈싸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