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희는
엄마의 딸이었다
무열이의 엄마였다
그녀는 서울역 앞에서
밤을 보냈다
잃어버린 목소리로 말한다
차도와 인도를 긋는 울타리에 기대어
까마귀 새처럼 울고 있다
역으로 뛰어가던 지원은 그 소리를 듣는다
뭐라고 말하는 걸까
호주머니를 더듬거린다
평소처럼 현금이 없다
순희의 시선에 미안함을 느끼며
더듬거리는 몸짓이 커진다
역 앞 전광판에 광고가 나온다
얼마나 큰지 예를 들기 어려울
커다란 전광판에
어떤 연예인의 1억 기부 소식이 뿌려진다
지원은 멈칫하고
순희는 멀리서 지원을 바라본다
지원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