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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미싱

(missing cherry blossom)

#벚꽃미싱 (missing cherry blossom) #벚꽃을놓치다



벚꽃을 놓친 내가 좋다. 인생을 살면서 종종 벚꽃을 놓쳐왔다. 사실 예전에는 벚꽃을 놓친 내가 슬펐다. 쿠팡을 다닐 때는, MD일을 하면서 벚꽃을 놓쳤다. 헤드헌터를 하면서도, 마케터를 하면서도, 진로교사를 하면서도, 방과후교사를 하면서도, 취업컨설턴트를 하면서도 벚꽃을 놓쳐왔다.




벚꽃을 놓치고 일만 하는 내 신세에 자기연민이 느껴지기도 했다.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다 벚꽃을 보러 가는 것 같고, 나는 당시 남자친구도 없고 하니까 뭔가 항상 부족한 사람 같았다. 때 되면 벚꽃을 보러 가는 사람들이 정답 같았고, 연인이 있는 사람들이 정답 같았다.




벚꽃이 피는 이 시기는 4계절 중 가장 날씨가 좋은 시즌 중 하나다. 너무 춥지도, 너무 덥지도 않은 나날들. 그런 나날들은 몇 주 가지 않기 때문에, 진짜 잘 노는 사람들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고 야외활동을 한다.




작년 벚꽃은 클래스 101을 하면서 놓쳤었다. 복작가의 클래스 101 일잘러를 위한 생각정리스킬 이것을 함께 만드는데 함께 매진했었다. 이 때 클래스 101에서의 어떤 틀을 깨는 느낌이었다. 보통 클래스 101은 크리에이터로서, 강사로서 클래스를 만든다. 그런데 나는 PD로서, 기획자로서, 인플루언서 매니지먼트 대표로서, 영상편집자로서 함께 했었다.




여튼 그로 인해 벚꽃을 놓치고, 벚꽃시즌동안 매일 밤을 샜다. 집 앞에 벚꽃나무 한 그루나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사실 올해도 벚꽃을 놓칠 뻔했다. 올해는 남자친구이자, 우리 회사 대표 인플루언서 복작가 서포트가 아닌 내 일로 둘 다 벚꽃을 보러가지 못 했다. 내 일은 MKYU에서 부업으로 월 100만원 벌기 수업을 촬영하는 것이었다. 매주 촬영에 매주 더 꼼꼼히 체크하고, 공부하고, 커뮤니티에 글쓰고, 과제 피드백 하고 등등 몸이 10개라도 모잘랐다.




네이버 카페 생각정리클래스에서도 커뮤니티 기획자 및 운영자로 일하고 있고, 내가 만든 카페인 N잡러 놀이터에도 콘텐츠를 생산하고, 댓글을 다느라고 영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벚꽃엔딩이라는 노래를 듣다가, 난 항상 벚꽃을 놓치는 벚꽃미싱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 출장으로 인해, 잠시 강원도를 내려왔는데 속초에는 벚꽃이 만개했다. 설악산 앞에는 그 어디보다도 벚꽃이 많았다. 여의도보다도, 석촌호수보다도, 심지어 진해보다도.




갑자기 벚꽃을 보는데 나도 복작가도 마음이 찡해짐을 느꼈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서로 알기 때문이다. 이 나이 또래에 그 누구보다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주말에도 쉬지 않고 했는지. 둘다 그램 노트북에 키보드가 빠져가매. 얼마나 앞만 보고 달려왔는지.




그래서 벚꽃도 못 보고, 다른 사람들이 여행가는 동안 여행도 안 다니고 진짜 둘다 죽어라 일한 것을 둘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진짜 그 순간, 둘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전국에 봄비가 왔고 생각보다 벚꽃시즌이 빠르게 끝났다. 그런데 여기 있는 벚꽃들이 마치 우리처럼 느껴졌다. 그 비들을 버티고, 우리를 기다려준 것 같았다.


궂은 날씨를 버티고 있었던 벚꽃, 그리고 매번 봄마다 치열하게 버텨왔던 나. 뭔가 그 벚꽃에게 고마워서, 그리고 버티고 있었던 나에게 고마워서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이제 어느 정도 많은 것들을 안정권에 만들어놓고, 이제야 디지털 노마드로서도 살아갈 수가 있게 되었지만. 진정한 자유를 만들기 위해서, 소소한 자유들을 많이 포기해왔다.




놓은 적이 없어서, 놀 줄을 몰랐다.


놀 줄을 몰라서, 놓은 적이 없었다.




이제는 조금 더 놓기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삶의 균형을 조금씩 재조정해보고 싶다. 그리고 벚꽃 시즌에는 가급적 하루라도 밖에 나가서 찐하게 꽃구경을 할테다.




몇 년간 일하는 것에 익숙하여, 놀거나 여행을 가라고 하면 당최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는 사람이지만. 노는 것에도 시간을 쓰다보면, 더 즐겁게 노는 방법들을 배워갈 수 있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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