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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예찬

아침에 눈뜨는 이유가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다

 


#아침 예찬


나는 살면서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봤다. 강사님, 강연자인 연사님, 선생님 등등. 그 중에서 내가 스승님으로 모시는 분이 몇 분 계시다. 그리고 인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스승님께 질문했다.

 나 : "샘은 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가 있으세요? 사실 저는 아침에 눈을 뜨는게 힘들어요. 오늘 하루도 쌓여있을 일들을 생각하면 참 힘들어요. 그래서 아침에 눈을 뜨기 싫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늦잠도 자곤 해요. 일이 너무 많은데, 눈뜨면 제 삶에 일밖에 없으니까요. 선생님은 아침에 뭐하세요? 아침에 눈을 뜨면 보람과 의미있는 일들이 있나요?"

 스승님 : "저는 프리랜서 강사잖아요. 그래서 일단 출근을 안 해도 되는게 좋고요. (사실 이 부분은 나도 같은데 나는 왜 힘든 면만 생각했을까?) 항상 8시 정도에 일어나요. 정말 아픈 날에는 9시에도 일어날 수 있겠지만 대부분 8시에 일어나죠. 사실 저는 아침 예찬론자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차나 따뜻한 물을 마시려고 주전자에 물을 끓여요. 달그락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참 좋습니다."

 나는 충격을 받았다. 미라클 모닝을 하는 사람은 많이 봤어도, 아침 예찬론자는 많이 못 봤기 때문이다. 아침을 예찬할 수 있다니. 달그락 거리는 주전자 소리에 행복할 수 있다니. 역시 스승님 크으... 오늘도 깨달음 주시네. 이러고 있었는데 샘이 말씀을 이어가셨다.

 스승님 : "그리고 저는 아침 사과의 상큼함을 좋아해요. 가끔 야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다음 날 아침사과의 상큼함을 위해서 참습니다 허허."

 아침 사과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고 행복을 찾으시는 선생님의 노력에 감탄했다. 어쩌면 선생님은 행복을 찾으려고노력하신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일테지만.

 영어에도 look at the bright side! 밝은 면을 봐요~! 이런 말처럼 아침의 밝은 면을 보고 계셨던 것이다. 나는 인사이드아웃이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면서, 슬픔이가 제일 나같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래도 요즘엔 좀 더 기쁘게 지내보자하는 것이 스승님이 알려주신 변증법적 통합이라고 생각한다.

 나 : "성공하는 사람들이 아침에 일어나 그 딱 1시간을 Power hour라 일컫으며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선생님은 아침 1시간은 어떤 일을 하셔요?"

 스승님 : "저도 creative task 창조적 일과들을 합니다. 책을 쓰거나 책을 읽어요. responsibility task 책임감이 필요한 일적인 일보다 창조적 일과를 먼저 해요."

 예전에 윤선현 작가님도 내 시간가계부를 보시면서, 글쓰는 일을 가장 빨리 하시면 어떻냐는 조언을 해주신 적이 있었다. 나는 항상 하루 끝에 글을 썼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점차 글쓰는 시간을 앞당겨 저녁시간에도 하다가, 오후시간에도 하고 있다. 요즘은 일어나서 눈뜨자마자 가벼운 청소와 정리정돈을 하고 나서 쓴다.

 이 돈도 안 되는 일에 나는 왜 이리도 열심인지 모르겠다. 보통 다른 사람들의 글을 봐주고 첨삭해주고 콘셉트를 잡아주고 기획해주는 일들을 했었다. 그게 자기소개서이든, 면접답변노트이든, 책이든, 책의 메인카피든, 저자소개, 사업기획서이든 그랬었다. 3줄 일기를 쓰던 나는 이제 출간계약을 한 작가가 되었다.

 낙수도 바위를 뚫는구나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떠서 나도 차 한잔, 주전자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 아침 사과, 창조적 일과의 즐거움을 느껴봐야겠다. 더 향유하고 더 누려봐야겠다. 충분히 그래도 된다. 그래도 되는 권리가 있다. (자기 확언 ing 중) 나는 가치있는 존재다. 그렇게 지내도 되는 존재다. 나는 이미 충분하다. 여유를 가져도 된다.  자기 확언을 해보니 참 좋다. 커리어컨설팅을 받는 수강생분들께도 권해야겠다. 자기확언이 좋은 이유는 조급함이 사라지고, 온전히 나다워지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한 때 나도 좀비처럼 이 세상이 추구하는 가치들에 휩쓸리는 팔랑귀였다. 물론 아직도 그럴지 모른다. 하지만 좀 더 being myself 온전한 나 자신이 되는 것의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가 아닌, 아침 예찬론자인 스승님의 이야기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창조의 고통이 아닌, 창조의 즐거움을 좇아봐야겠다. 나도 아침을 좀 누리고, 그 다음에 일과들을 하나하나씩 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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