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져보이는 나를 찾는 게 아니라, 진짜 나를 찾아가는 과정
#그냥 조규림입니다 2편
사진은 래미안 리더스원 서초의 조경, 아파트 내의 더원카페
취업컨설턴트로서 조언해주는 언니가 되고 싶어
<조언니>라는 유튜브 채널명을 써왔다
재미와 의미가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나는 의미만이 압도적으로 높은 있는 일을 하고 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나는 잘 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잘 하고 싶어서 잘 해진 일이 아니라,
생존하려고 하다보니 잘하게 된 일.
엄밀히 말하면 잘 하는 일이라기 보다,
어쩌다보니, 취업하려고, 이직하려고, 전직하려고
많은 자소서와 면접을 쓰다가
그 노하우를 알게 되어 잘해지게 된 일.
나는 좋아하는 일도 아닌, 잘 하고 싶어서 잘 하는 일도 아닌
생존하고자 '잘 해지게 된 일'을 하고 있었다.
Want와 Can이 있다면
나는 원하지도 않는데,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원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은데 말이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명을 <리뷰언니>로 바꿨다.
MCN, 즉 Multi Channel Network의 줄임말인
K-인플루언서 회사를 운영했다.
교육컨설팅회사로서 강연에이전시를 운영하던 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에이전시도 운영하게 되었다.
쉽게 말하면 1인광고대행사 같은 느낌이다.
유튜브 관련 강연을 매칭해주기도 했지만,
강연 뿐만 아니라 광고도 매칭해주는 일을 했다.
당시 나는 본죽의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고 있었다.
본죽에서 신제품이 나왔고, 광고모델이 바뀌었다.
이런 점을 유튜브에서 자연스럽게 리뷰로 녹이는
일명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였다.
이렇게 MCN을 작게 운영하면서,
내가 리뷰어로서 유튜버들을 찾아야했다.
그래서 리뷰라는 이름으로 많이 검색을 했다.
그러다 든 생각이
'아 그럼 채널명에 리뷰를 붙이면 브랜디드 콘텐츠가 많이 들어오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바꾼 이름이었다. <리뷰언니>
생각대로 이 이름으로 바꾸고 나서 참 많은 광고들이 들어왔다.
의류, 녹용, 화장품, 향수 등등
그런데 내 구독자분들이 많지 않고,
인플루언서로서 내 영향력이 크지 않아서,
단순 상품협찬이나 적은 영상제작지원금만 가능한 상황이었다.
다양한 걸 리뷰해보고 싶었고,
마침 이런거 저런거 필요했으니까
여러가지 상품협찬을 받아봤다.
커텐, 젤네일, 보드게임 페스타 등
그리고 그러다보니 대학리뷰, 회사리뷰 등이 들어왔다.
이름이 주는 강력한 힘이기도 했지만,
리뷰를 하는 동안 의외로 즐겁지 않았다.
내가 좋아하는 활동은 엄밀히 말하면
리뷰가 들어오는 제품에 대해서 리뷰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그제서야 알게된 것이다.
사실 나는 여러가지 상품들 중에서
내 취향과 기호에 맞게 고르는 것을 좋아한다.
선택을 잘 한다.
리뷰를 잘 하는게 아니었다.
쇼핑을 하거나, 맛집을 고르거나, 숙소를 정하거나, 여행코스 등을 정할 때
나는 정말 잘 선택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친구들도 좋아했고,
남자친구도 나의 그런 면을 참 좋아했다.
미국 친구들도 나에게
Miss independent라고 부르기도 했다.
독립적인 녀성이라는 뜻인가보다 ㅋ
사실 그래서 첫 직장인 쿠팡에서도
큐레이터를 한 거다
나는 추천도 좋아하고, 고르는 것도 잘 하니까.
나는 옷에 관해서는 퍼스널 쇼핑, 스타일링을 받는다
나의 퍼스널 스타일리스트 선생님이자 이미지 코치선생님은
외모는 자존감이다의 저자 김주미선생님이다.
나는 선생님의 안목에 대해서 정말 높게 생각한다.
마치 신데렐라의 호박마차를 멋진 마차로 바꿔주는 마술사처럼,
신데렐라의 누더기를 예쁜 드레스로 바꿔주는 것처럼.
선생님은 패션테러리스트인 나를
옷 잘 입는 사람으로 바꿔주곤 하신다
라이프스타일의 푸드, 여행, 맛집, 뷰티 등 다양한 것들을 잘 고르는 내가
한 가지 정말 못 고르는 게 있다면 그건 옷이다. 패션이다.
내가 쿠팡에서 허니듀멜론을 샀을 때,
괜찮은 밀키트를 샀을 때,
맛집을 발견했을 때
나는 맛주미야! 라고 말하곤 한다 ㅎㅎ (주미샘의 패션에 대한 참각막처럼, 나는 맛과 리빙템에 대한 눈이 있다 ㅋ)
여튼 그래서 나는 유튜브에서도
나의 그런 취향과
무언가 고르는 것에 대해서 설명하고 싶었을 뿐인데
<리뷰언니>는 어찌 보면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 자낳괴... ;
그래도 내가 만든 이름이니까... 자본주의가 낳은 언니였다;;
리뷰를 한 건 할 때마다,
처음에는 단순 상품협찬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사이트 리뷰나, 공모전 소개, 앱 리뷰 등으로 커져갔다.
0원 + 상품협찬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1 영상 당 100만원도 받고 했으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었다
그런데도 나는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었다.
이상하다?
내가 원한 건 이건 아닌데?
오잉? 또잉?
오히려 조언니 때보다 더 의미가 없었다;;
조언니 때는 그래도 학생들과의 끈끈한 무언가가 있었다.
내 채널은 점차 광고 채널로 변질되어갔다.
나도 기계적으로 리액션을 하고, 기계적으로 유튜브를 하고 있었다.
기계적인 일들을 하고 있었다.
기계적으로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고
나는 좋아하는 일을 그냥 취미 삼아 하고 싶었을 뿐인데...
유튜브는 내가 좋아서 하려고 시작한건데
다른 사람들이 시키는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돈을 받는 것도 있지만,
때로는 아무리 100만원을 받는다하더라도
그 시간에 오히려 내 본업을 했다면
더 벌 수 있었기도 한;;
30만원짜리 일을 받고, 200만원어치 일을 하기도 하고;;
여튼 뭔가 좀 이상했다.
<리뷰언니>라는 닉값에 맞추기 위해
리뷰를 잘 하고 싶으니,
리뷰 쓰는 법 이런 책도 샀지만
제목만 소비했을 뿐
한 장 읽어보지도 않았다.
리뷰라는 활동을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잘 하지도 않으면서
뭔가 경험 맥시멀리스트
살림살이 맥시멀리스트가 되어가는 것 같았다.
한 번은 붙임머리를 한 적도 있었는데
나에게 잘 맞으면 참 좋았으련만...
풍성하게 긴 머리는 고데기를 말지 않으면 사자 같거나
내 머리가 커보이기도 했지만
고데기를 말면 걸그룹 느낌이 들었다 (머리만)
머리만 아이린이었다 ㅋ
여튼 붙임머리는 잘 맞는 사람에겐 상관없을 수 있으나
나에게는 안 맞았던지 오히려 머리가 많이 빠지기도 했다.
대머리 독수리가 되는 느낌;; ㅠ
깨달은 것이 리뷰라는 건
정말 내가 잘 고르고 좋아서 하는 건 OK지만
그걸 일로서 하게 되면, 정말 일이 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구독자와 소통하고 싶었던 내 마음과는 달리
진짜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나의 목소리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닌 내 채널은
구독취소를 불러일으키도 했다.
그래서 나는 울면서
<리뷰언니>라는 이름도
나한테서 탈탈 털어버렸었다.
#그냥 조규림입니다 3편은
내일 화요일에 또 연재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