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조규림입니다 5편

나를 찾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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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오늘 다녀온 춘천출장.

산업자원부의 K-걸스데이 여성멘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되어 춘천으로 출장다녀왔습니다

자판기율무차와 천원짜리 컵볶이는 맛나네요 츄릅ㅋ


그리고 프레임, 굿라이프를 쓰신 서울대 최인철교수님 강의 크으 따봉)



유튜브 채널명 변천사!

그렇게 규글이라는 유튜브 채널명은

검색하면 자꾸만 구글을 잘못 검색하셨습니다 자동변환됩니다


이런식으로 되고,

규글이라는 채널명도 뱌이뱌이를 하고 나서...


다시 한 번 고뇌에 빠졌다


예전에 쿠팡에서 MD를 할 때,

우리 회사 CF모델 전지현님이 "내가 잘 사는 이유, 쿠팡"

이라고 하는 대사가 있었다


내가 잘 사는~ (Live well) 느낌도 있었고

내가 잘 사는! (Buy well)의 느낌도 있었다


어떤 광고 대행사에서 만든 카피인지 모르겠지만

참 잘 만든 카피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이런 카피를 활용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때 문득 섬광처럼 지나간 이름이

<잘사는언니>


사실 유튜브에서는 인플루언서 플랫폼 대표분들도 인정할 정도로

언니라는 키워드가 핫하다


언니처럼 공감해주면서도, 뭔가 제안해주고, 추천해줄만한 믿을만한 단어가

많이 없기 때문에


인플루언서 업계 대표들 사이에서는

언니가 권력이다라는 말까지 할 정도다


나는 그런 업계 현황은 몰랐고

예전에 조언해주는 언니, 조언니를 했어서 익숙했다


그래서 이름을 잘사는언니로 바꾸었다

그럼 정말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마침 그 때 크리에이터 페스티벌이 열렸었다

코엑스에서 열렸다


나는 2017년에 CJ DIA페스티벌이 열린 고척돔에서

많은 크리에이터 관련 부스들을 보고 놀라워했었다


그리고 나도 언젠가 꼭 저런 부스를 하나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런 기회가 온 것이다


코엑스 정중앙에서 마련된 강의장에서

유튜브 멘토링을 진행하는 기회가 왔다


그리고 전파진흥협회에서는 공모전 수상자였던 나에게

부스를 3일간 운영해보라며 약 200~300만원짜리 부스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2~3년 전에 꾸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와장창?!


도난사고가 발생했다

내 부스의 물건만 누가 가져간 것이다 ㅠ


잘사는언니라고 현수막과 배너가 붙어있던

내 부스에서 내 가방이 도난되었던 것...


잠시 멘토링강의를 하러 나갈 때

다른 가방들은 챙겨갔다가

1개는 무거워서 뒀는데 그게 없어진 것이다 ㅠ


카메라, 마이크, 고프로 다 들어있을텐데 어쩔...? ㅠㅠ

속상했다


잘사는언니라는 이름 때문에

내 부스에만 도둑이 든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면서

닉값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다행히도 내가 카메라 몇 개는 강의장에 가져갔었고

고프로와 마이크는 집에 있음을 확인했다


여튼 그런 일이 있었다


내가 잘사는언니라는 유튜브 채널명을

하기로 했을 때는


플렉스가 유행이었다

영앤리치앤프리티 이런 것도 유행이고 말이다


나는 프리티까진 아니더라도

영앤리치 정도는 하고 싶었다 ㅋㅋ


잘사는언니 느낌이 그랬다

팔자 좋은 언니 같기도 하고

흔히 우리 주변의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 아닌가?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진짜 잘 사는 언니가 있는데...!"

이런 식으로 종종 바이럴도 되고 말이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나보다

정말 잘 사는 언니가 되고 싶었나보다


어떤 유튜브 채널명이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 되는데

나는 지독한 컨셉충이었다


그래서 만든 컨셉에 충실하려고 했다

잘사는언니 이름에 맞춰서 잘 살아야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내가 잘 살지 못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일 때

나를 만나는 사람들은 나를 꾸짖었다


처음 보는 미용실 원장님도

"유튜브 채널 잘 사는 언니라면서 머릿결이 이게 뭐예요? ㅎ;;"


나 : "아... 네 제가 요즘 너무 바빠서요... (머쓱;;)"

원장님 : "?? 잘 사는 언니라면서요?? 머릿결 관리할 시간도 없으셨나보네 ㅠ (딱한 눈치)"


나는 HSP이다

Highly Sensitive Person의 줄임말이다


나는 안 그런 것 같이 보여도

정말 섬세하고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이다


그래서 사람들의 표정, 눈빛, 제스처, 목소리톤, 말투 하나하나가

정말 많이 느껴지고, 민감하게 느껴졌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런 면들로 인해서

학생들을 자소서든 면접 컨설팅이든

말투 하나, 단어 하나, 맥락 하나 아주 섬세하게 짚어줬기도 했지만


주변 사람들의 눈치도 잘 보고

그냥 그게 안 보려고 해도 다 보이고


그런 바람에 너무 예민하고 민감해서

자주 놀래기도 하고


너무 자주 놀래서

운전도 잘 못 하고


예민한 성격 탓에

위가 많이 상하기도 해서

위염, 역류성 식도염을 달고 다니기도 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많이 회의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정말 나는 <잘사는언니>가 맞을까?


닉값을 하려면

옷도 더 잘 입어야될 것 같고

화장도 더 잘 하고 다녀야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극히도 수더분한 성격인 내가

꾸미고 다니는 것은


정말이지 지겹고

귀찮고 힘든 일이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오기 전에는

치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


미국유학을 위해

반포동에서 토플 공부를 했었다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틀어박혀

핸드폰도 반납한 채

스파르타식으로 공부를 했었다


하루에 깜지를 계속 쓰다가

밥먹을 때는 수전증이 오기도 했을 정도로 열공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스타킹을 신고,

치마를 입었고,

화장을 했었다


눈에는 항상 샵에서 붙이는

연장한 속눈썹이 붙어있었다


그렇게 풀메이크업이었기 때문에

"규림이는, 규림누나는 정말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어"

라는 이야기도 들었었다


하지만 유학생활을 하러 미국 대학에 갔을 때

기숙사생활을 하던 나는 충격에 빠진다


그 누구도 나처럼 입고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여학생들은 머리를 질끈 묶고, 심지어 헤어밴드를 하고

백팩을 매고, 레깅스를 입고 학교에 다녔다


그들은 나에게

"제니, 너 오늘 왜 이렇게 드레스업을 했니? 어디 파티에 가니?"

라고 물었었다


드레스업을 했다 생각하지 않았고;;

그냥 한국 대학 다닐 때랑 똑같이 입었었고;;

파티도 없었다;;


나는 한국에서 구두를 또각거리며

치마를 입고 캠퍼스를 다녔었다


그런데 미국의 여학우들은(?)

레깅스를 입고, 학교 내의 웰니스 센터에 충실히 다니고,

수영장을 다니고, 낚시를 하러 다니기도 했다


한국친구들은 핸드폰으로 낚시게임을 했고,

미국 애들은 진짜 하러 갔었다


한국 친구들은 가현실 속에 많이 살았고,

미국 친구들은 바로 지금 현실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여튼 그래서 그 때의 영향을 많이 받았었다


그렇게 꾸미고 다니던 내가

한국에 돌아와서

정말 안 꾸미고 다니게 되었으니까


나는 안 꾸미고 다니는 나도

그닥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예전보다 삶이 많이 편해졌었다


근데 그냥 편하게 다니던 것일 뿐인데

화려하지 않은 모습, 수더분한 모습, 평범한 모습으로 살고 있던 것뿐이었는데


내가 아무리 나답게 잘사는언니라든가

Live well, Buy well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도


<잘사는언니> 맞아요?

정말 잘 살아요? 부자예요? 라는 물음에 답하기도 애매했고;


잘사는언니라는 닉값이었는지 몰라도

내 부스만 도난 사건이 있었고


나를 처음 보는 사람도

잘사는언니가 머릿결이 왜 그러냐라는 이야기를 말을 하는 상황이니


지독한 컨셉충인 나는 괴로웠다

잘사는언니가 되고 싶었는데


현실은....;


닉값에 맞게 돈을 많이 벌려고 해서

돈은 어느 정도 벌었을지라도;;


그 어떤 회사원보다도 일을 많이 하고 있었다;


돈을 많이 벌었던 것도

하루의 내 시간을 돈을 버는 행동으로 채웠으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엄밀히 말하면 나는 돈을 많이 번 것이라기보다는

내 시간을 많이 써버린 것이라고도 볼 수 있었다


물건을 살 때

나는 돈으로 샀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 시간으로 산 것이기 때문이다


여튼 나는 <잘사는언니>라는 이름에 또다시 매여

잘 살아보이는 언니로 살고 싶진 않았다


못 살고 있는 모습들도 많았다

몸관리 하나 제대로 못 하고 있는 모습이

잘사는언니답진 않았다


그래서 나는 다시 나로 돌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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