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하 Sep 12. 2022

영국 왕실의 두 여인

엘리자베스와 스펜서


여왕의 시대는 떠나가는가


연합왕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향년 96세의 나이로 서거하였습니다. 그녀는 연합왕국은 물론 56 영연방 회원국들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상징적인 인물이었어요. 그렇게 역사상 최장기 집권 군주로서 세상을 떠난 며칠, 슬픔에 빠져 어수선한 영국의 왕실은 이내 찰스 왕자의 대관식을 치르며 그를 영국의 왕으로 공식 선포하였습니다.


이제 여왕의 시대는 지난 것일까요. 이제 영국인들은 찰스 왕의 시대를 맞이해야 합니다. 그의 정식 성명은 [Charles Philip Arthur George Mountbatten-Windsor]이며, 대표 작위는 웨일스 공(Prince of Wales)입니다. 그 이름의 길이처럼, 그는 수많은 구설수와 스캔들을 몰고 다니는 트러블메이커였기에 그의 대관식을 탐탁지 않아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답니다(안 그런 분들도 있겠지만). 이렇듯 많은 우려와 기대 속에서 찰스 왕의 시대를 맞이하는 영국민들은 영국 왕실 및 로열들에게 몇 가지 비판들을 드러내고 있었어요.



세금 낭비를 하지 말아 주세요.

전례 없는 규모의 팬데믹을 겪으며 전 세계의 경제는 치명적이며 지속적인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Royal로 태어났다는 명목으로 지나치게 세금을 낭비하는 행위를 과연 연합왕국의 평민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과반수가 넘는 연합왕국의 국민들은 그렇게 쉽게 받아들이진 못하는 모양이네요.

영국 입헌군주제 선호도
18~24세 : 31% 찬성
25~49세 : 53% 찬성
(2021, 유고브)

찰스와 왕족, 귀족들은 이 여론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어떻게 대응을 할지 기대가 되네요. 비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스캔들을 만들지 말아 주세요.


예로부터 영국인들에게는 스캔들 하면 찰스, 찰스 하면 스캔들이었죠. 그 많은 스캔들을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그것을 즐기기라도 하는 것처럼 해괴망측한 스캔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중 최악은 바로, 왕비 다이애나를 중심으로 한 비극입니다. 영국인들은 다이애나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왜일까요. 자선사업을 그 어느 귀족보다 적극적으로 해서? 왕실에게 괴롭힘을 당해서? 왕실의 숨겨진 진실들을 공개해서? 글쎄요, 진실은 영국인들만이 알고 있겠죠. 다이애나를 잊지 못하는 것은 왕실에 대한 영국인들의 애증 어린 관심이 여전하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여전히 잊히지 않는 이름, 다이애나
Spencer, 2021


다이애나 스펜서 [Diana Spencer], 그녀의 본명입니다. 올해 초 한국에서 스펜서(2021)라는 제목의 영화를 감상했었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다이애나에 대해 관심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저의 관심을 한동안 독차지하곤 했답니다. 극 중 내내 다이애나의 불안한 심리가 계속 이어지다가 마지막에 완전한 개방감을 선사하던 연출은 아직도 힘들 때마다 떠올리곤 합니다.


다이애나의 본명인 스펜서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이더군요. 구태여 지구 건너편에 한국인뿐 아니라 영국에서도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제목을 스펜서라고 지은 것은 [이 작품은 상업영화가 아닙니다.]라고 아주 우아하 표현하는 것 같아 감독의 의도가 애틋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늘에서는 두 분이 만나 못다 한 회포를 푸시길 기도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제인 구달의 이야기 리뷰_ep. 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