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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박 Aug 24. 2024

여행만큼 기억에 남는 것이 별로 없다

첫 경험은 항상 강렬하다

요새 아내와 종종 이런 이야기를 한다. 먹는 것으로 감동을 느끼기 어렵다고. 나이를 먹을수록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어보고, 특이한 음식도 많이 먹어봤기 때문에, 처음 먹어봤을 때의 그 느낌을 느끼기 어렵다. 어렸을 때는 고기 무한뷔페를 가도 맛있게 먹었는데, 이제는 비싼 음식점을 가도 맛있다는 생각이 잘 안 든다. 새로움이 없는 것이다.


논문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논문 나왔을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아서 주변 사람들 밥도 많이 사주고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아직도 첫 논문의 출판 정보(권, 쪽, 출판 연도)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논문을 많이 써본 지금은 어지간히 좋은 논문을 써도 감흥이 길지 않다.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이 나왔다 정도일까?


인생에서 남은 쉽게 감동할 수 있는 것이 얼마 안 남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닐까? 10년 전에 먹은 음식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지만, 10년 전에 다녀온 여행지는 그래도 기억이 나지 않던가. 그래서 힘들더라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족들과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 생각이 든다. 그것이 인생을 즐겁고 다채롭고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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