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생각이 맞을까?
대학원생 시절 학부생, 대학원생, 포스닥, 교수, 테크니션이 각자 서로를 어떻게 보는지를 정리한 그림을 본 적 있다.
그때는 잠깐 웃어넘겼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너무 잘 만든 작품인 것 같아, 짤막하게 해설을 해보고자 한다.
학부생 입장에서 보면 서로는 미래의 아인슈타인이고 (나쁜 의미가 아니라, 원래 아는 것이 없을수록 큰 꿈을 꾼다),대학원생들은 공부는 안 하고 술 마시며 노는 사람들, 포닥은 급여를 받아 돈이 많은 사람들, 교수는 과장하면 모든 것을 아는 신, 테크니션은 꼭 필요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대학원생 입장에서 보면 학부생은 뭘 모르는 애들이고, 대학원생들은 고생하는 사람들, 포닥은 졸업에 성공한 멋진 선배, 교수는 화내는 사람, 테크니션은 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길잡이다.
포닥 입장에서 대학생은 꼬드겨야 할 존재, 대학원생은 문제 일으키는 꼬마, 포닥은 실제로 일하는 사람, 교수는 자신을 감시하는 존재, 테크니션은 온갖 가십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잘 보면 대학원생과 포닥만 자기 신세를 비관한다.
교수 입장에서는 대학생은 매력적인 미래의 인재, 대학원생은 노예, 포닥은 유급 노동자, 교수들은 동료이자 명예를 누리는 자들, 테크니션은 지니처럼 문제를 해결해 주는 사람. 실제로 교수가 돼 보니까 학생들이 이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테크니션 입장에서 학생, 대학원생, 포닥은 모두 어린애들, 교수는 돈 아끼는 사람, 테크니션은 맥가이버 정도일 것 같다. 한국에는 테크니션이라는 직업이 잘 없지만, 서구권에서는 꽤나 잘 정착된 직업이다. 이 직업에 대해 학생에서 테크니션으로 갈수록 좋아지는 것이 흥미롭다. 그만큼 필요한 위치라는 것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