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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박 Aug 27. 2023

천재들은 좀 내버려 두자

지나친 관심은 천재들에게도 해롭다

최근 백강현 군이 서울과학고를 자퇴했다고 해서 갑론을박이 있는 것 같다 [1]. 아직 사실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대중의 천재들에 대한 관심이 더 흥미로웠다.


한국에서 주목을 받은 천재들은 여럿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김웅용(Kim Ung-Yong)씨다 [2,3]. 물리학과 교수인 아버지와 의대 교수인 어머니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4살 때 측정한 IQ가 210으로 최고 지능 지수 보유자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4살에 한양대학교 청강생으로 들어간 덕분에 유명해졌고, 10세(만 8살)에 NASA에 입사했지만, 동료들과 너무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혼자서 지냈다고 한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서 검정고시를 거쳐서 충북대학교에 진학해서 토목공학을 공부했고, 충북개발공사에서 일했다. 2014년부터 신한대학교로 이직하였다.


송유근은 보다 최근에 등장한 천재다 [4]. 1997년생인 그는 2006년 3월 만 8세의 나이로 인하대에 입학했지만 중퇴했고, 학점은행제로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2009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에 진학하였다. 학사 규정상 8년 안에 SCI급 학술지에 논문을 실러야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결국 졸업하지 못하고 수료할 수밖에 없었는데, 2015년에 제출한 논문은 표절로 밝혀져서 철회되었고, 2017년에 쓴 논문은 출판되어 졸업 여건은 갖췄으나 학위 최종 심사에서 제대로 답변을 못해서 불합격되었다. 이후 군대를 다녀왔고 지금은 별다른 소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 기사를 보면 한국 사회가 천재들을 품기에 부족한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이야기들도 보인다. 그런데 필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오히려 그 많은 관심이 독이 되는 것은 아닐까? 성인들도 갑작스럽게 많은 관심을 보이면 중심을 잡기 어려운데, 어린 나이에 받으면 얼마나 더 심하겠는가. 천재라고 하면 월반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학생들도 인간인데, 주변에 또래 친구들이 하나도 없으면 너무 외로워진다. 그리고 같은 나이 친구들보다 조금 똑똑하다고 해서 몇 년 월반해서 잘 적응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월반해서 들어간 학교가 좋은 학교라면, 그 학교 학생들도 매우 선별된 친구들이기 때문에 적응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어릴 때는 묵묵히 공부하게 놔두고, 성인이 된 다음에 세상에 나와도 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우리의 생각도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IQ가 좋으면 반드시 나라를 위해서 좋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일까? 김웅용 씨가 이야기하듯이, 개인의 삶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그래서 필자는 우리 사회가 뚝심 있게 일을 진행시켜서 업적을 남긴 사람을 더 칭찬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면 한다. 오히려 막노동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한 장승수 같은 사람들이 더 회자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수학 공부를 시작해 필즈 메달까지 받은 허준이 교수 같은 사람들이 더 조명받아야 하기도 하다.


[1] https://v.daum.net/v/20230820102941430?f=m​

[2] https://youtu.be/is7ZNTFU8Wc?si=ggdeXqFMWpfD72nK​

[3] https://youtu.be/lMPAsCi1AWM?si=32wtjUO5YQvrhOzA

[4] https://v.daum.net/v/20230824094804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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