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랄라 백화점' 현태준 대표님 인터뷰
몰래 휴지 버리고 코딱지 파도 부담없이 와서
기쁘게 나가실 때 가장 보람 있어요
홍대입구역 7번 출구를 따라 가다보면 파란색 복고풍 간판이 보인다. 문 앞에 가득 붙어있는 스티커와 철옹성 같이 굳게 잠겨져 있는 자물쇠. 하지만 조금 엉성해 보이고 귀여운 이곳만의 매력이 느껴진다. 10년전 손님으로 방문했을 때나 지금이나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따스함이 느껴진다. 20대 초반이였던 그 시절 어느덧 30대가 되버린 내 모습을 보면서 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이곳은 나에게 추억이 되었다. 분명히 변했다. 나도 변하고 뽈랄라도 변하고. 정말 희안한 건 ‘뽈라라 백화점’에 들어서는 순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이게 뭘까?” 그 시절 나와같은 젊은 친구들은 왜 여전히 뽈랄라 백화점을 찾는것일까?
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옛 물건을 모아 전시ㆍ판매하는 '뽈랄라 백화점'의 대표 현태준이라고 합니다. 그 이외에도 일러스트레이터, 만화가,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2008년에 홍대 인근 작업실을 찾던 중 문득 수집했던 물건들을 전시해 두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장료를 받아 전시를 하면 작업실 공간의 월세정도는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된거죠. 당시, 뽈랄라 수집관이라고 해서 1,000원정도의 입장료를 받고 물건은 거의 팔지 않았습니다. 운영을 하다 보니 구경하시는 분들을 위해 새로운 물건들도 가져오게 되고 욕심껏 채우다 보니 인테리어 공사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입장료를 받아 월세정도 내려고 했던게 오히려 혹이 붙어 적자를 면치 못했었죠.
본업이던 디자인 작업도 못하게 되고 고난의 연속이였습니다. 2017년 적자를 견디지 못해 ‘뽈랄라 백화점’으로 상호를 바꾸어 전시에서 판매로 수익구조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우려했던 부분도 많았지만 생각보다 판매율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다만,1,000원의 입장료는 여전히 매장으로의 진입을 어렵게 하는 장애물이였습니다. 고심끝에 입장료 0원이라는 정책을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돈이 있고 없고를 떠나 모두에게 평등하게 된거죠. 무료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월세내고 부대비용을 매꾸며 뽈랄라를 운영할 수있는걸 보면 참 잘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구경하는 손님들도 편하고 저도 좀 더 오랫동안 뽈라라를 유지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역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느낀게 나라의 역사는 사람들이 많이 연구를 하는데 개인들에 대한 역사는 많이 다뤄지지 않고 있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반이나 높은 관직의 사람들에 대한 물건들은 많이 보존되어 있는 반면 서민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들은 하찮게 버려지고 남아있지 않다는 생각에 한명의 서민으로서 시대의 물건들을 모아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가 98년이였습니다. IMF의 여파로 일도 서서히 끊기기 시작했죠. 시간이 많이 남았던 터라 수집하고자 마음을 실행으로 옮기게 되었죠. 수집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어린시절을 생각하게 되고 60년대부터 현재까지 현태준의 일대기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며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특히나 70년대는 제 유년시절이였고 당시의 물건을 수집하면서 그 때의 행복을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시대를 회상하며 다음 세대인 80년대, 90년대 물건도 수집하게 되었고 현재의 ‘뽈랄라 백화점'이 되었습니다.
오래된 문방구, 서점, 시장, 완구 도매점, 헌 책방, 비디오가게 등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을 다녔습니다. 2년 정도를 쉬지않고 달려와 현재의 근간을 이루게 된거죠.
10년정도 뽈랄라 백화점을 운영하면서 딱히, 유행이라고는 느끼지 못했습니다. 10년 전부터 꾸준히 젊은 친구들은 많이 방문했습니다. 오히려 10대들에게는 장르로서 새로운 개성의 표출이자 자신을 알리는 브랜딩의 수단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 들면서 정보는 누구에게나 어디서든 언제든 SNS를 통해 전달되고 있습니다. 원하는 물건 역시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게 된거죠.
하지만 ‘레트로' 물건만은 원할때 어디서든 살 수가 없습니다. 물건은 한정되어 있고 이제는 안나오기 때문이죠. 새로운것과 선망의 대상을 찾는 10대들에게 있어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무언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뉴트로’가 가진 매력이자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물건 자체가 주는 색깔이나 제질, 아날로그한 감성들도 현재와 비교해도 퀄리티가 나쁘지 않습니다. 서양이나 일본에서는 9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쭉 ‘뉴트로' 문화가 성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뉴트로' 문화는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져 나갈 하나의 장르로서 사랑받을 것 같습니다.
요즘 공산품들은 거대 기업이 같은 제품을 최대한 많이 찍어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스트리트 패션이 수입되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찾는 친구들을 위한 힙한 제품들도 많아졌습니다. 반면에, 이럴때야 말로 남들이 구하기 어려운 레어템 같은게 있으면 SNS에서도 자신만의 경쟁력이 생기겠죠. 옛것을 활용할때 이러한 자신만의 개성이 좀 더 발휘되게 되고 이 부분이 ‘뉴트로'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힙한 느낌을 주는데에 있어서는 국외 트렌드를 이끄는 다양한 채널에서의 옛것에 대한 조명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해외 유명 잡지에서 스트릿 패션을 소개할 때 셀럽들의 방 사진이 콘텐츠로 자주 나오곤 합니다. 신기한 점은 소품 중 무인양품은 없고 ‘레트로’ 한 물건들로 멋있게 장식 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옛것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힙하다는 인상을 주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요.
현재의 공산품이 따라할 수 없는 정성이 들어있다는 점이 가장 큰 경쟁력이라 자부합니다. 당시의 제품들은 값싼 재료로 싸게 만든것이 아닌 쓰잘데기 없는 기능까지 넣어서 오히려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생산자의 혼이 들어간 셈이죠.
뒤죽박죽 마구 놓여진 물건 사이로 나름의 하모니가 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 매력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놀러 올 수 있다는 점도 사랑받는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부담없이 방문하고 서로 떠들고 특히나 제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입니다.
딱히 없습니다. 유년시절에 가지고 놀거나 봤던 만화책, 장난감 모두 좋아합니다.
핸드폰 안하고 재미있게 구경하는 사람들을 볼 때 가장 보람있습니다. 딱히 힘든건 없지만 가격을 깍아달라는 손님을 대할 때는 난감합니다.
행사보다는 두분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을 해 나가시면서 짜증나고 지칠떄가 있고 안풀릴떄가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좋지 않은 사람들도 만나 속상하고 피하고 싶을때도 있을것입니다. 너무 신경쓰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담대하게 그러려니 하시면서 현재 하시는 일을 멈추지 말고 꾸준히 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크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설레발 치면서 여기저기 기웃 거렸었죠. 말도 함부러 하고 다니고 자기 잘난 맛에 살면서 잘난척까지 많이 했었습니다. 나이가 먹어가면서 차분해 지고 생각도 많이 바뀐 후 제 모습을 돌아 보니 그 시절 저를 만났던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소주는 안주에 따라 달라서 보통 맥주를 선호합니다.
1월 31일 강남 컬쳐랩라운지 2층에서 함께 이야기해요
- 행사 자세히보기 : http://bit.ly/2SZhvAY
지금은 뉴트로 시대!
1020 세대가 즐기는 레트로, “뉴트로” 현상이 주는 의미와 시선을 신개념 취중 토크쇼 <뉴투로 탐구생활>에서 만나보세요.
<뉴트로 탐구생활>에서는
트랜드 전문가, 마케터, 방송작가, 수집가가 한 자리에 모여 촌스럽지만 힙(Hip)한 “뉴트로(New Retro)”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일방적인 강연은 No!
연사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이야기를 통해 풀어나가는
신개념 취중 토크쇼 <뉴투로 탐구생활>을 놓치지 마세요!
[함께하면 좋은 분]
뉴트로 트렌드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싶거나,
8090년대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영감을 얻고자 하시는 분,
문화현상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자유롭게 나누고 싶으신 분,
레트로, 빈티지 감성과 8090년대 음악을 좋아하는 분 누구나
[참가비용]
18,000원
(1Free Drink + 간단한 다과)
[참가혜택]
01. 참가자 소정의 기념품 제공
02. <트렌드코리아2019>도서 외 풍성한 경품 증정 현장이벤트
03. 8090년대를 느낄 수 있는 소품 전시/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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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 컬쳐랩(@culturelaborato)
글쓴이 | 존버드(@john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