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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니 Dec 06. 2021

눈물없이 볼 수 없는 덴마크 교환학생기 Pt3

집 나가면 개고생

코펜하겐은 세계에서 손 꼽히는 자전거 도시여서 (자전거 수가 사람 수, 자동차 수 보다 많다고 한다.) 자전거 도시답게, 도로 어딜 가든 자전거 도로가 깔끔하게 마련되어 있어 어디든 자전거로 편하게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초등학교 때 (반강제적으로) 아빠가 자전거 타는 법을 한번 가르쳐주신 것 말고는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주저했지만, 같은 기숙사에 사는 한국학생의 도움으로 한번 연습해 보고, 감을 익힌 후, 일단 중고 자전거를 샀다. 자전거나 수영은 한번 배우면 근육이 기억 한다고, 태어나서 딱 한번 밟아본 페달을 15여년이 지난 뒤에도 밟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탈 줄만 알지 잘 타는 건 아니어서 도로에서 애를 많이 먹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면역학 첫 수업을 들으러 간 날이었다. 문 앞에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길래 무슨 일인고 하니 문이 닫혀서 애들이 못 들어가고 있었다. 무리 중 한 애가 내게 말을 걸었고 우린 자연스레 얘기를 하게 됐는데 (이 친구가 내가 전에 쓴 “외국에서 내 자존감을 높여준 사람들” 편에 나온 카탈리나라는 친구다) 이것저것 얘기를 나눈 뒤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자기가 자전거를 타고 오고 있는데 왠 여자애가 자기를 쌩-하고 앞질러 가더라 너무 갑작스러워서 욕이 절로 나왔는데 이제 보니 그게 나였다라는 거였다. 나는 이런 우연이 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내가 그렇게까지 빨리 질주했으며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해를 끼쳤다는 사실이 당황스럽기도 했다. (이래서 의도치 않아도 누구나 무례한 사람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또 한번은 교회 사람들과 하는 주중 모임에 가는데 그 날은 특별하게 리더가 아닌 한 멤버의 집에서 모임이 있었다. 구글지도로 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엔 복잡하고 자전거로 가면 한 30분쯤 걸린다 길래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갔다. 아니나 다를까 자전거를 아주 잘 타지도 않는 내가 익숙하지 않은 길을 저녁 즈음에 (12월의 덴마크는 초저녁에도 깜깜했다) 가니 엄청 헤맸다. 더군다나 한 손으로 자전거를 못 타서 가다 멈췄다 가다 멈췄다 하며 지도를 확인하니 시간은 배로 걸렸다. 가는 도중에 덴마크에서 스웨덴으로 국경을 넘어가는 줄 알았다. (바다를 건너야 되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다 국제미아가 되는 건 아닌가 불안이 몰려올 즈음 빨리 가라며 뒤에서 자전거 경적을 울려대는 바람에 전봇대에 자전거를 부딪히기까지 했다. 30분 거리를 1시간이 넘게 걸려 겨우겨우 도착했다. 1시간이 넘는 대장정을 거쳐 멤버의 집에 도착하니 다들 날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고생해서 간 여정이 아깝지 않을 만큼 좋은 시간을 가지고 나서 몇 멤버들과 같이 집으로 돌아오는데 나만 혼자 저만치 떨어져서 왔다. 결국 멤버들의 사려 깊은 배려로 빠르면 30분이면 후딱 올 거리를 다들 1시간이 넘게 내 속도에 맞춰왔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날 위해준 멤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먼 타지에서 외국인으로 살 때는 호의를 베풀어 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Copenhagen is one of the cities that are best known for biking and the number of bikes outnumbers that of people and cars each. There are bike-roads pretty much everywhere in Copenhagen, which makes transportation more convenient for bikers. I was hesitant to get a bike at first since I literally biked once in my life-time when I was a kid and my dad almost forced me to pedal. I ended up buying a used bike anyway after practicing with a Korean friend who lived in my dorm. Even though I only biked once as a child, I was still able to bike 15 years later due to my muscle memory. (Muscle memory is a form of a memory that consolidates a specific motor task.) I was able to ride a bike technically, but not that good on the road. The struggles were real. On the first day of immunology class, there were people gathered around a class door. I found out that the door was locked and people couldn’t get in. one of the group of people started talking to me (and she is my friend Catalina that I mentioned from what I wrote previously). After introducing each other, she told me that while biking her way to class, there was a rude girl who went ahead of her without a proper sign. It made her very upset and she found out that girl happened to be me. I never saw that coming and was astonished by the fact that I biked that fast to the point I upset someone. I realized that anyone can be rude depending on given circumstances. In another day, there was a church connect group meeting. This time, it took place in one of the group members’ place, not the leader’s place as usual. According to the google map, taking a bike would take around 30 minutes, which is significantly less time-consuming than public transportations so I decided to bike to the designated place. It took me a long time to get there since I was not that good at riding a bike and it was pretty dark outside (It got dark relatively quick even in the evening). Also, it took double amount of time since I had to check the google map with both of my hands from time to time. It took so long that I even though I was crossing the Swedish boarder (which is impossible since I have to bike over the water). While I was being apprehensive over possibilities of being lost internationally, someone in the back honked his bike horn. I got jump-scared and even hit an electrical fence. It took me more than an hour to get to the 30 minute distance place. After a more than an hour adventure, I finally made it to the place and my group members were waiting for me. I had such a good quality time with the people that all my struggles to get there were so worth it. On the way home, I was the one who couldn’t keep up with the others’ speed. It took us over an hour since the members were so considerate that they kept up with my speed. Looking back, I am so grateful to meet the kind people in a foreign country. I couldn’t be more thankful for people’s kindness especially when I am an alien in a different country. 


편한 집 밖을 나와 타지에서 고생을 하고, 익숙하지 않은 것에 점차 익숙해 지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도 더 잘 알게 되었다. 다른 세계에 들어가 보고 예상치 못한 일을 겪으면서, 인생을 산다는 건 내가 나로 살아가는걸 적응해 나가는 여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Through all these experiences, I got to know who I am as well as how I adapt to new surroundings and different cultures. I could learn these as I got out of my comfort zone and get used to it. I learned an important lesson that living my life is a journey to get to know who I am by going through the unexpected.  




Christiansborg Pa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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