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스로를 종종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쓸데없이 심각하고, 쓸데없이 진중하다.
감정 기복은 있지만 회복 탄력성도 괜찮은 편이고,
자아 성찰을 좋아하며 누구에게서든 배울 점을 찾으려 한다.
물론 기분이 나쁠 때는 아주 나쁘지만
그 감정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다.
유머러스하다는 말보다는
어설프고 솔직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고,
인기와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일까, 나는 늘 오래 봐야 좋은 사람,
서서히 스며드는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느린 리듬을 함께 지켜봐주는 사람들이 있다.
재미는 없지만 유익하고,
슴슴하지만 진중한 나를 계속 바라봐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삶에 대한 태도일까,
사람을 대하는 생각일까,
악의 없는 마음과 과한 호기심 때문일까.
혹은 내가 스스로를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보이는 것은 아닐까.
생각은 거울처럼 글 속에 비치고,
그 글을 따라 나의 다음 발걸음도 조금씩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내가 좋다.
조용하고,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깊어지는 사람.
재미없는 듯 보이지만
의외로 오래 남는 사람